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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maZ Apr 19. 2025

하나님은 카지노 게임 밖에도 계신다

예상보다훨씬크고강렬하며아름답다

작년 이맘때즘 우린 카지노 게임를 떠나기로 결정을 했다. 그때도 지금도 그 결정은 너무나 맞는 것이었고 옳은 것이었다. 그곳을 떠나자 우리 안에는 평안이 왔고 카지노 게임 밖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깊이 경험하고 있다.우린 카지노 게임 밖에서 경험하는 하나님 그리고 사역은 카지노 게임라는 기관보다 훨씬 더 크다는 걸 배우고 있다. 그렇다. 하나님은 카지노 게임보다 거대하시다.


오히려 나는 카지노 게임를 떠나고 나서 혼자만의 말씀 묵상시간이 더욱 깊어졌다. 오롯이 나 혼자 하나님과 교제하는 시간을 갖고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에 집중하게 되자 내 안에 평안이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내 안에 깊이 뿌리를 내린 인생의 쓴 맛들을 되짚어 보게 된다.지금 나를 나로 만든 모든 계기와 인연들과 사건들이 작은 신경 세포들로 연결이 되어 "반응"을 만들고 "사고"를 만든다. 그것들을 깊이 묵상을 하면서 "나"라는 사람이 지닌 깊은 상처와 슬픔 그리고 분노도 들여다보게 된다. 내가 싫다고 생각하는 나의 모습들을 자세히 바라보니 그 안에 찔리고 엉클어지고 긁힌 상처들이 아물지 않고 있다. 그렇게 나를 탐구하는 시간이 나에겐 너무 필요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탐구는 성경과 기도의 렌즈로 이뤄지고 있기에 이 모든 시간이 나에겐 힐링이다.


이렇게 내 인생의 역사를 훑어보니 내가 몸 담았던 카지노 게임라는 기관은 내게 선한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카지노 게임라는 곳에서, 목회자에게서 또 직분자들에게서 받았던 날카로운 송곳 같은 상처들을 이제야 치유받고 있는 중이다.


카지노 게임는 내게 선한 곳이었는가?

아니었다가 요즘의 내 결론이다.

날 이끌고 다독이고 이 자리까지 오게 한 건 하나님이지 카지노 게임가 아니다.


하나님은 내게 선하신 분이다.

그럼 나는 하나님이 세우신 카지노 게임를 부정하는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카지노 게임는 한 건물에 모여 함께 예배를 드리고 교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장소에서든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는 이들이 모여 인생의 여러 순간들을 나누고 함께 웃고 울고 또 응원해 주고 기도해 주는 것이 카지노 게임라고 생각한다. 그건 내 거실에서도 카페에서도 사무실에서도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솔직히 난 이런 뜨거운 교제의 시간을 카지노 게임 밖에서 더 많이 경험한다.


인생의 고비를 넘기고 있는 누군가의 손을 잡고 함께 울어주고 기도해 주고 분노를 터트릴만한 일이면 함께 욕을 해주고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응원한다.의심과 불안에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이에게 말씀을 통해 얻은 확신을 전하고 우울함에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이 옆에서 그냥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도 충분한 교제가 되고 사역이 된다는 걸 안다.


난 카지노 게임라는 기관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그것에서 자유를 느낀다.


잘 차려입고 명품 가방에 구두를 신고 우리 애가 어느 학원을 다니고 어느 대학을 들어가서 누구를 만나서 연애를 하고 내 남편이 연봉이 얼마고 승진을 했고 해외여행 어딜 가고 차는 뭘 구입했고 건물은 얼마자리 아파트는 얼마짜리에 사는지를자랑하기 위해 카지노 게임를 다니는 이들을 나는 너무나 많이 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내는 헌금에 의존해서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너무 고되고 힘들어도 꾸역꾸역 참고 은퇴만 눈 빠지게 기다리는 사역자들도 보았다.


목표가 하나님이 아닌 카지노 게임 뚜렷한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그냥 모여서 예배드리고 교제하고 다음 주에 또 그것이 반복되면 그건 카지노 게임가 아니라 오프라인 소셜 그룹이다.


부활절이다.

성가대는 온갖 악기를 동원해 칸타타 준비를 하고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한다며 그들만의 한 상을 차린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난 거기서 예수 부활의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연례행사처럼 치러지는 이벤트성 모임에서 예수의 부활을 어떻게 기뻐할 수 있을까?


내가 느끼는 예수의 부활 그리고 그 깊은 사랑과 희생은 동네 한 바퀴 돌면서 들리는 새소리에서 봄이 되어푸르게 변한 잔디에서 막 꽃이 피려는 나무에서 본다.세상이 아무리 험난하고 고통스러워도 내가 희망을 가질 있다고 인생의 마지막이 죽음이 아니라 영생임을 보여주는 싸인이니까... 그래서 희망을 가져도 충분하다고 하나님의 창조물들이 내게 말해준다.


내가 말씀과 기도의 렌즈로 이 세상을 살아갈 때 카지노 게임 밖에서도 충분히 하나님을 느낄 수 있다. 아니 때로 세상에서 더욱 강렬하게 느낀다.

하나님은 우리의 상상보다 예상보다 훨씬 크고 강렬하며 아름답다.


Happy E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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