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메리 Aug 03. 2023

26. 컨테이너선 타고 수에즈 카지노 가입 쿠폰 지나기

여자 항해사부터 선박교통관제사까지

나의 마지막 배는 6,800TEU에 길이 300미터 정도 되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었다.
2007년 첫 배가 2,200TEU,
2008년 세번째 배가 4,700TEU,
2009년 네번째 배가 6,800TEU.
카지노 가입 쿠폰의 대형화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2023년 지금은 24,116TEU가 제일 큰 카지노 가입 쿠폰이다.
우리나라에는 2020년에 취항한 HMM ALGECIRAS호가 23,964TEU로 가장 크다.
진짜 엄청나게 크다.
거대한 요새 하나가 바다에 떠다니는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배가 엄청나게 커져도 선원 숫자는 더 늘어나지 않았다.
20명에서 많아야 24명.
점검해야 할 구역도 넓어지고 관리해야 할 화물도 늘어나고 엔진 규모도 커졌는데 선원 숫자는 변하지 않았다.
그만큼 자동화도 많이 되고 있고 문제가 발생하면 육상에서 서비스팀을 파견하는 등 선원들이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는 일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추세인 것 같다.
규모의 경제를 추구해 세계 경쟁력을 확보한다고 하던가.
더 효율적으로 더 저비용으로 더 많이.

마지막 배는 2항사 진급을 하고 타서 3항사 때와는 업무가 달랐다.
항해장비와 항로계획 등을 담당했다.
당직근무 시간이 00~04시 (낮에는 12~16시) 사이라 2항사는 좀 치외법권 느낌이었다.
새벽 당직을 서려면 피곤하니까 그냥 두라는 느낌?
확실히 낮밤이 바뀐다는 것만 빼면 업무 자체는 좋았다.
나만의 고유 업무가 있으니 인정받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 정도면 배를 좀 더 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유럽 항로를 다니는 배였다.
동남아에서 웬만한 항구는 다 돌고 인도양을 지나 수에즈 카지노 가입 쿠폰를 통과하면 지중해가 나왔다.
그렇게 유럽에서 또 바쁘게 항구를 돌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면 2달 정도 걸리는 일정이었다.

배 타고 유럽도 처음 가보지만 수에즈 카지노 가입 쿠폰를 지난다는 거에 가슴이 뛰었다.
뱃사람이라면 카지노 가입 쿠폰 한 번쯤은 건너봐야 하지 않겠는가.
인도양과 소말리아 해적이 득시글대는 아덴만, 그리고 홍해를 지나면 수에즈 카지노 가입 쿠폰가 나왔다.
수에즈 카지노 가입 쿠폰는 사막을 파서 물길을 만든 곳이었는데 확장 공사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방통행이다.
그게 뭐 생각처럼 그냥 막 땅 파면 되는 게 아니가 보더라.

그래서 카지노 가입 쿠폰 입구에 도착하면 관할 당국에 보고를 해야 하고 미리 서류도 제출해야 한다.
그렇게 앵카를 놓고 대기하면 우리 배의 순번이 나온다.
선두 그룹은 여객선, 자동차 운반선, 컨테이너선 등 빠른 선박으로 배치되고, 후미 그룹은 유조선, LNG선 등 느린 선박으로 배치된다.
대략 20척 정도가 한 그룹으로 순서대로 쪼로로 일렬로 통과한다.

하루에 한 번 출발을 하는데 북쪽에서 출발한 선박 그룹과 남쪽에서 출발한 선박 그룹이 마주치게 되면 안 되니까 중간에 선박들이 대기하는 장소가 만들어져 있었다.
그 중간 지점에서 바로 이집트 상인들이 올라왔다.
보따리를 짊어지고 올라와 선박에 좌판을 펼쳐놓았다.
각 배들마다 상인들이 지정되어 있는지 다른 배에도 올라간 모습이 보였다.
대부분이 이집트 관광용품들로 기념은 되겠지만 싸구려라 별 쓸모가 없는 것들이었다.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올라왔던 상인들이 파는 보석이 훨씬 나아 보일 정도였다.
그때는 혹해서 진짜 보석을 살 뻔했는데 1항사님이 말려주었다.
상인들이 나보고 아름답다며 호객행위를 열심히 했지만 이런 거에 흔들릴 내가 아니었기에 구경만 실컷 하고 아무것도 사진 않았다.

처음에나 이집트 사막에서 피라미드가 보일까 봐 열심히 망원경을 보고 신기해했지 두번째부터는 귀찮아졌다.
그저 빨리 수에즈 카지노 가입 쿠폰를 지나고 싶었다.
왜 수에즈 카지노 가입 쿠폰는 이런 방식인 건지 빨리빨리 공사해서 확장하면 돈도 더 벌 수 있을 거 같은데 한국인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갔다.
카지노 가입 쿠폰 통항에 크게 위험할 건 없기도 하고 이집트인 도선사도 승선해 있어서 직접 조종을 하는 건 아니었지만 긴장이 됐다.
12~16시간 동안 앞 배의 속도를 신경 쓰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따라오는 뒷 배는 실수 안 하고 잘 오고 있는지 보는 일이 은근히 스트레스였다.
혹시라도 우리 배나 다른 배가 고장 나거나 하면 큰일이니까 말이다.

그냥 쭈욱 가기만 하면 되는 수에즈 카지노 가입 쿠폰를 몇 번 통과해보고 나니 파나마 카지노 가입 쿠폰를 지나고 싶단 생각은 깡그리 사라졌다.
파나마는 수에즈보다 훨씬 항해하기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정말 정글의 악어를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다고 했다.
아무리 그렇게 흥미로워도 직장인인 선원에게는 그냥 피곤한 일인 것이다.
여객선이나 요트 타고 놀러 가면 재밌으려나?

수에즈 카지노 가입 쿠폰 통과 감상을 말하자면 드래곤 볼 만화에 나오는 '시간의 방'이 이곳과 비슷할 것 같았다.
다 똑같아 보이는 사막 배경이 무한 반복되어 시간이 엄청 느리게 가는 것 같았다.
이집트인 도선사가 하루에 5번 기도 시간에 맞추어 메카 방향을 향해 진지하게 기도하고 절하는 모습만이 시간의 흐름을 실감 나게 해 주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