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22분 남짓의 인도(힌디) 단편 영화 <아누자. <아누자는 지난 1월 제97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의 단편영화 섹션에 노미네이트되어 화제성이 높아졌던 영화로, 2월 초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서비스되기 시작했다. 미국 감독인 애덤 J 그래이브스가 연출을 맡았고, 프리얀카 초프라 조나스, 민디 캘링, 구니트 몽가 등 아주 유명한 인도 배우와 프로듀서, 인도계 감독들이 공동으로 프로듀싱에 참여해 각계각층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탄생한 영화다.
<아누자는 현재의 인도 뉴델리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로,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언니 팔락(아나냐 샨바그)과 그녀의 동생인 아누자(사즈다 파탄)의 이야기다. 아누자의 담임선생은 아누자가 천부적인 수학적 재능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가족에게 알리지만, 높은 기숙학교 시험료와 좋지 못한 집안 사정으로 팔락과 아누자 자매는 갈등한다. 대충 만들어진 판잣집에서 숙식하고 하루 14시간씩 노동하는 팔락은 어떻게든 아누자를 이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어하지만, 아누자는 자신이 특별함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시험 이후 바뀌게 될 삶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너무도 커 고민한다.
30분도 되지 않는 짧은 단편영화지만, 주인공 '아누자'의 고민과 아누자의 언니 팔락이 처한 상황에 대한 열린 결말로 맺음함으로 인해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아누자는 델리의 길거리에서 강제로 노동에 투입되는 어린이들을 지원하는 인도 비영리 기구 '살람-발락-트러스트(Salaam Baalak Trust'와 각종 단체의 후원을 받아 촬영되었다. 실제로 이 영화의 주인공인 '아누자' 역의 사즈다 파탄은 이 길거리 노동에 노출된 당사자이며 비영리단체의 보호를 받는 어린이로 직접 '아누자'를 연기하고 이 영화의 최초의 상영을 같은 기구에서 보호받는 어린이들과 함께 나누기도 했다. 이에 대한 정보는 모두 <아누자의 엔딩롤에 함께 표기된다.
전 세계 아동의 10명 중 1명에 해당하는 약 1억 6천만 명의 아동이 노동에 연루되고 있다고 밝혀져 있는데, 이중 상당수가 인도와 아프리카 등에 분포되어 있다. <아누자는 필수 교육으로부터 배제되어 있는 인도 내 빈민층 어린이들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꼬집는 동시에 유려한 서사와 연출, 그리고 두 가지 길을 생각하게 하는 결말을 보여주며 안정적으로 맺음 되는 단편영화의 정석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