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추천작은 얼마 전부터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기 시작한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대도시의 사랑법은 <미씽:사라진 여자와 <탐정:리턴즈, 그리고 드라마 <살인자의 쇼핑 목록의 이언희 감독의 연출작이며, 김고은과 노상현이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는 박상영 작가를 스타 반열에 올린 동명의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을 원작으로 하는데,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은 여러 개의 소설로 이루어진 단편집이자 연작 소설로 영화는 이 중에서 '재희'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오픈한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이 소설을 포함해 다른 소설들 전부를 폭넓게 원작으로 두고 있다. 드라마와 소설은 같은 주제와 이야기를 교집합으로 두고 있으나 그 결이 명확히 다른데,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드라마보다 조금 더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노선을 택해 제작되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원작 소설인 '재희'의 서사들을 아주 충실히 따라가는 드라마다. 남의 시선 따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으며 극도의 자유분방한 삶을 사는 재희(김고은)와 남의 시선과 비판은 신경 쓰지만 그와 별개로 밤이 되면 클럽을 전전하는 흥수(노상현)가 예기치 않게 겹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진정한 친구가 되는 이야기가 주된 줄거리다.
그동안 두루뭉술하게 표현되거나 현대적 배경이 아닌 과거 혹은 미래의 어딘가의 아주 먼 이야기로만 소비되었던 퀴어 주제의 영화들에 비해, 아주 구체화되고 확고한 지향성을 바탕으로 현시점 내에서 제작된 영화인만큼 아주 즐겁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다. 원작 소설이 표방하는 통통 튀는 매력, 이를테면 동성애자의 시선으로 이성애자들을 바라보는 대화라거나 이성애의 문제점을 짚는다든지 하는 에피소드나, 동성 이성을 가리지 않고 광역으로 모두가 공감할 만큼 웃기고 어이없는 해프닝의 장면들을 거의 대부분 그대로 가져왔다. 때문에 원작만큼 직설적이고 거리낌 없는 묘사들이 <대도시의 사랑법을 구성하는 가장 큰 장점이 될 것이다. 더불어 이 다루기 어려운 에피소드들을 물 흐르듯 유려하게 만들어주는 김고은과 노상현, 극중 재희와 흥수의 케미는 말할 것도 없이 좋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대도시의 사랑법을 본다면 재희와 흥수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원작 소설이 누린 인기가 퀴어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로맨스 영화로 이 영화를 선택하기란 아무래도 어렵지 않을까 싶다. <대도시의 사랑법이 관객에게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결국 '나 자신을 알아 가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극중 재희와 흥수는 스스로를 완전히 이해하거나 컨트롤하지 못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신뢰와 믿음은 확고히 하며, '너는 너 그 자체'라고 말해주는 유일한 대상이다. 말하자면 이들의 우정도 사랑의 범주로 녹여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대도시의 사랑법은 우정과 사랑의 다채로운 모양 그 어딘가를 짚어내는 유려하고 유쾌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