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쿠폰에 대한 이질감과 그 결말
유튜브 쇼츠를 표류하다 빨간 숏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노래를 하는 영상에 탁 걸렸다. 아이유였다. 그녀가 작년 월드투어 콘서트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었다. 노래 제목은 <Love wins all.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에 대한 내 관심은 이 노래가 발매되던 시기부터 사그라들고 있었다.
내 또래의 많은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좋은 날로 아이유를 알게 되었다. 2010년 겨울, 아이유가 출연한 음악프로그램들을 챙겨보고, 녹화도 했다. 2014년 2월, 훈련병 시절 병원 가는 버스에서 <금요일에 만나요를 듣고 오랜만에 가슴이 뛰었다. 2017년,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보고 아이유, 이지은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 후로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연예인에게 돈을 썼다. 앨범이 나오면 앨범을 샀고, 콘서트에 가보고 싶어 팬클럽도 가입했다. 처음 알았다. 정식 팬클럽에 가입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콘서트에 가보지 못한 설움을 콘서트 녹화 CD로 달랬다.
아이유에 대한 애정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작년 이맘때쯤부터였다. 미니 6집 <THE WINNIG을 발매하기 전후였다. 내 관심과는 달리 아이유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폭발했고, 심지어 2024년에 아이유는 몇 달에 걸친 월드투어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치기도 했다. 월트투어 콘서트는 전석 매진 행렬을 이어갔고, 국내에서 열린 앙코르 공연은 10만여 석의 규모였음에도 티켓팅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며칠 전, 아이유 100회 콘서트이자 2024년 월드투어의 마지막 앙코르 공연인 <THE WINNING이 영화로 개봉하기도 했다.
나의 그 열렬했던 마음이 사그라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가 나를 서운하게 한 것도 아닌데, 어쩜 그렇게 한 순간에 마음이 식어버릴 수 있었을까. 다른 분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어떤 것에 쏟는 열정과 에너지와 시간과 돈에 비교하자면 내가 아이유에게 보였던 정성은 미미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현실성 없는 일에 에너지를 쓰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그런 나를 동하게 만들었던 것은 무엇이었고, 또 동했던 마음이 사라져 버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사람에 대한 관심이다. 아이유가 <나의 아저씨에서 연기했던 이지안이란 인물이 나를 동하게 했다. 나도 모르게 아이유와 드라마 속 주연인 이지안을 동일시했었다. 드라마 속에서 연기하는 이지안과 아이유가 왠지 비슷한 사람일 것 같았다. 그다음부터는 정말 비슷한지 하나씩 찾아보았다. 유튜브에서 아이유 채널을 검색했고, 업로드된 영상들을 하나씩 눌러봤다. 노래만으로 접할 때는 알 수 없었던 모습들이 영상에는 많이 담겨 있었다. 그러자 아이유 그 자체가 궁금해졌다. 무대 뒤의 아이유, 음반 활동을 하지 않는 시기의 아이유, 드라마 촬영을 하는 아이유, 리더로서의 아이유를 모두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겨버렸다. 그 마음들이 모이고 모여 내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2017년부터 2024년 1월까지, 긴 시간이었다. 선 발매 된 <카지노 쿠폰 wins all을 듣자마자 느낌이 이상했다. 내가 좋아했던 아이유의 음악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며칠 뒤 공개 된 미니 앨범 6집 <THE WINNIG을 듣고 확신했다. '별로다.', '내 스타일이 아니다.'. 아직도 미니 앨범 6집에 수록된 곡을 모두 듣지 않았다. 앨범을 2장이나 샀는데도 말이다.
도대체 뭐가 별로였을까. 내 스타일이 도대체 뭐길래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판단을 내렸을까. 모두 변명이었다. 그녀의 음악이 별로인 것도 아니고, 내 스타일이 아닌 것도 아니다. 그저 내가 그녀에게 관심을 가졌던 그 시작, <나의 아저씨 속의 이지안과 아이유가 완전 다른 사람임을 나는 <Love wins all을 들으면서 알았다. 그녀가 어떤 의도와 생각을 담아 그 앨범을 준비했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Love wins all을 통해 다시 한번 아이유,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 담아내고 싶은 메시지를 분명하고 대담하게 드러내는 모습을 보고 나는 이질감을 느꼈다. 그렇게 하고 있지 못한 나와의 이질감 말이다.
누구든 자신을 세상에 드러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아이유는 그런 일을 십수 년을 해왔다. 내 기준에 있어서, <밤편지와 <카지노 쿠폰 wins all은 다르다. 커리어의 정점에 있음에도 변화를 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미니 앨범 6집 <THE WINNIG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했고, 성공했다. 월드 투어를 성공시키며, 그녀가 세계적 스타임을 내게 각인시켰다.
2024년 1월부터 일 년 가까운 시간 동안 나는 아이유를 거의 끊었었다. 오늘 빨간 드레스를 입은 아이유를 보기 전까지 말이다. 나는 앞으로 그녀가 어떤 이야길 들려줄지 다시 궁금해졌다. 생각해보니 결국 그녀의 말대로 되었다. <Love wins all
2025.1.26 365개의 글 중 10번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