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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이 May 04. 2025

무료 카지노 게임, Selfish

‘착하다’는 칭찬이 감옥처럼 느껴졌던,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기 전까지 나에게 해소되지 않는 화두가 있었다.


‘나는 위선 덩어리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은 내게 ‘착하다’고 했다. ‘기특하다’ 고도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내게 되물었다. 내가 정말 착한가? 내가 정말 기특한가? 난 그저 내가 살기 위해서 행동했던 것뿐인데. 하지만 나에 대한 착하다, 기특하다는 타인들의 평가가 나는 좋았다. 어떻게 하면 착하다는 칭찬을 들을 수 있을까, 어떻게 행동하면 기특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생각하고 계산하며 행동했다.


내가 계산한 대로 행동해 칭찬을 들으면, 사람들을 성공적으로 속였다는 생각에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고자 의도했던 모습대로 잘 연출되었다는 생각에 도취되기도 했다. 칭찬이 쌓이면서 나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도 높아졌다. 어린 시절 가정환경은 위태로웠지만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난 꿋꿋하고 의연한 모습을 보이려 애썼다.


두 가지 측면에서 고통스러웠다. 먼저 거짓말이 언제 들통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내가 진짜 착한 사람이 아니고, 그렇게 보이기 위해서 했던 모든 행동들이 탄로 날까 봐 두려웠다. 내 본질이 모두 탄로 나서 내 곁에 아무도 남지 않아 혼자가 될까 봐 무서웠다. 이 두려움은 내가 더 착해 보이는 거짓 가면을 감쪽같이 쓰도록 만들었다.


다른 고통은 무료 카지노 게임 나를 외면한 것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 ‘착하다’는 말에 중독되었을 무렵, 무료 카지노 게임 하는 모든 선택의 기준이 ‘나’가 아니라 착하다는 말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에게 맞춰져가고 있었다. 나는 무료 카지노 게임 좋아하는 것, 무료 카지노 게임 하고 싶은 것, 무료 카지노 게임 먹고 싶은 것을 하나씩 잊어갔다. 대신에 다른 사람은 무엇을 좋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먹고 싶은지 빠르게 알아맞추는 데 능통해졌다. 나는 나에게도, 남에게도 솔직하지 못했다. 나는 위선적인 인간이었다.


칸트는 위선에서 고통받고 있는 나를 비도덕적인 인간으로 만들었다. 칸트의 정언명령이다.


정언명령 제1원칙, 네 의지의 격률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될 수 있도록 행위하라.

정언명령 제2원칙, 너 자신과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을 결코 단순히 수단으로 취급하지 말고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 대우하도록 행위하라.


중학생 시절, 그 의미도 알지 못했던 두 문장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제2원칙이 나를 흔들었다. 내가 칭찬을 받았던 행위들은 모두 칭찬이라는 목적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은 나에게 칭찬을 해주는 수단이었다. 나는 어떤 행위를 할 때, 그것이 옳기 때문에 한 것이 아니라 칭찬을 받기 위해서 했던 것이다. 그것은 도덕적이지 않은 행동이다.


나는 위선적인 인간을 넘어서 도덕적이지 않은 인간이 되어버렸다. 칸트에 의해서. 그러나 위선적인 행위와 도덕적이지 않은 행위를 멈출 수 없었다. 꽤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왔고, 그래서 그런지 가면을 벗겨내는 일이 어려웠다. 가장 큰 문제는 가면을 스스로 벗을 자신이 없었다. 가면을 벗고, 사실 저는 이렇게 위선적인 사람입니다, 저는 사실 도덕적이지 않은 인간입니다,라고 말할 용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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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대 중반, 나는 <이기적 유전자를 읽었다. 최초의 유전자가 자신의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 생명체라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만들어낸 생명체의 끝에 인간이 있었고, 즉 인간도 다른 생명체와 같이 유전자를 전달하는 생존기계라는 설명. 유전자를 전달하는 생존기계의 과업은 하나다. 다음 세대에게 유전물질을 전달하는 것. 유전물질을 전달하기 위해 보통의 생명체들은 ‘이기적인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한다.


인간과 더불어 개미나 벌 같은 진사회성 동물은 이타적으로 보이는 행동도 한다. 그들이 이타적으로 보이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하나다. 그렇게 보이는 것이 유전물질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데 더 유효하기 때문이다. 이타적 행위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 또한 결국 나를 위해서 하는 이기적인 행동 양식 중 하나인 것이다.


당시의 내가 읽기에 <이기적 유전자는 버거운 책이었다. 그럼에도 더듬더듬 어렵게 읽어나가면서 생각했다. 내가 위선적이라고 생각했던 내 모습, 도덕적이지 않았던 내 생각들이 그렇게 나쁜 것이 아니구나라고. 나쁜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메타인지를 가능하게 해 주었다. 내 모습을 내가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여전히 나는 위선적인 인간인가, 진실한 인간인가, 또는 나는 도덕적으로 행위하는가, 비도덕적으로 행위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내게 던진다. 십 년이라는 세월 동안 무료 카지노 게임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다만 지금은 ‘착하다’라는 말이나 ‘기특하다’라는 말을 듣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착하게 보이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그냥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쓴다.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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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3 365개의 글 중 56번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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