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눈이 내리긴 했지만 눈 덮인 카지노 게임 풍경 속을 다녀온 게 아니다. 색다른 환상 여행이었다. 경복궁 클래식에서 가을부터 매주 열리는 주경야악(晝耕夜樂)이라는 음악 축제가 있다. 금요일 어젯밤엔 예트리오가 <윈터 원더랜드를 선보였다.
이름 속에 ‘예’가 있으면 무조건 끌린다. 예술, 예의, 예리함, 예스, 의례, 예수님 중에서 한 가지 뜻을 담고 있을 것이다. ‘예’ 字와 함께 여러 가지 이유로 내가 왕팬이 된 두 아티스트가 한 친구를 더 얻어 트리오를 결성했다. 바이올린, 피아노, 플롯의 다소 특이한 편성으로.
어제의 원더랜드는 시작 전부터 특별 비밀작전 뉘앙스였다. 음악회 당일 갑자기 장소 변경 문자가 뜬 것이다. 경복궁 근처라 대규모 시위 예보 때문이었지만, 대타 연희동의 ‘더클래식’을 찾았을 때 마치 스릴 만점 레지스탕스 같았다. 겉으론 단독주택 가정집을 위장, 지하 1층까지 카페 인척하다가,지하 2층 깊숙한 곳에 열정의 공간이 숨겨있다. 소수 정예만이 조용조용 모여들며.
1. 카지노 게임졸라의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중 “카지노 게임”
2. 필립 고베르의 “플루트,바이올린, 카지노 게임 위한 고대의 메달”
1악장 : 분수의 요정 2악장 춤
3. 모차르트: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4. 니노 로타의 플롯, 바이올린, 카지노 게임 위한 트리오
팸플릿을 들고 오십여 석 객석의 두 번째 줄에 가만히 앉았다. 야마하 카지노 게임노가 놓인 아늑하고 소박한 공간이다. 하우스 콘서트 분위기가 난다. 비록 이름 없는 장소지만 이곳에서도 가난했던 제2의 슈베르트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판 쇼팽과 조르쥬 상드 커플이 처음 맞닥뜨리는 곳이 될 수도.
“오늘 몹시 여성스러운 분위기의 천재를 만났어.”
유럽 살롱 음악회의 상드를 떠올리다가, 어느덧 검은 드레스를 입은 세 뮤즈의 날개에 실려 멀리멀리 날아갔다. 첫 번째 카지노 게임는 남반구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카지노 게임졸라가 안내하는 ‘카지노 게임’이 펼쳐진다. 춥지만 뜨겁고 나른하지만 우울하지 않은, 무겁지만 경쾌한 남쪽의 카지노 게임나라. 탱고 추기에 딱 좋은 계절입니다. 사랑하기엔 더욱 좋지요. 아~ 그런가요?
우리는 프랑스 사람 필립 고베르의 안내로 머나먼 시간 여행도 했다. 고대 그리스로 건너가 수렵과 궁술의 여신 디아나와 그녀를 수호하는 님프들을 만났다. 그들이 춤추는 둘레에서 허다한 젊은이들이 애태우는 모습도. 고베르는 헤어질 때쯤 한 가지 섭섭한 마음을 토로했다. 브런치 벗님과 프랑스 인상주의 작곡가들 이야기할 때 자기 이름이 빠졌다고. (미야최 작가님이랑 라벨과 드뷔시 곡만 들었었다.)
돌아오는 1700년대 즈음 길목에서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의 모차르트를 만났다. 비올라 대신 등장한 알토 플롯을 처음 소개받으며. 2악장에서 뭐라 뭐라 이야기하는 그의 새 면모를 보았다.
누가 저를 경쾌하고 밝은 작곡가라 했습니까? 저도 베토벤만큼이나 비장하고 무거울 수 있다고요.
아무래도 그날 밤은 선입견에서 벗어나는 훈련이었나 보다. 현대에 도착해서 만난 니노 로타도 색다른 세계를 선보였다. <대부 ost <speak softly love의 로맨틱함과는 도통 거리가 먼.찬란한 도시에서신나게 마시고 까불고, 방방 뛰다가 애드벌룬을 타고 높게 높게 날아올랐다. 위태위태해져서어떻게 되려는 순간, 천사가 우리를 데리러 왔다.
노엘, 거룩한 밤 고요한 밤 등 캐럴 찬송가를 부르며 마음을 다독여 준다. 그러면서 집에 갈 시간이라고 다정히 속삭였지만…. 나는 그 카지노 게임서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네버랜드에서 돌아오기 싫은 피터팬처럼.
부라보!환호와 박수갈채가 이어지고, 객석의 불이 켜지고, 연주자님과 사진 찍으실 분 찍으세요 한다. 사진, 맞아 사진을 찍어야지. 원더랜드에서 돌아온 앨리스처럼 번쩍 정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