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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램즈이어 Feb 25. 2025

무료 카지노 게임

부사의 탄생, 댓글 동화

시대 미상 품사(品詞) 나라에 세상에서 가장 어여쁜 형용사 공주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외모는 말할 것도 없고 재치와 유머가 뛰어나 주변을 항상 즐겁고 밝게 무료 카지노 게임 것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세상이 점점 어둡고 팍팍해져 가므로, 공주와 결혼해서 그녀를 지키며 사는 것이 뭇 부사(副詞) 청년들의 꿈이 되었다.

그동안 허다한 귀족 젊은이들이 기웃거리고, 이웃 왕자들이 방문하여 자신의 뛰어남을 호소했다. 드디어 2월 25일 왕이 결정무료 카지노 게임 날이 왔다. 사람들이 유력하다고 점찍은 이웃나라 왕자로는 ‘훌륭히’ ‘수려하게’ ‘확고히’, 국내의 귀족 자제로는 ‘딱히’ ‘익살맞게’ ‘틀림없이’ 등이 있었다. 공주는 왕의 신임을 얻고 있어서 스스로 배우자감을 선택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오전 10시 중대한 결정이 나는 왕궁의 고풍스러운 난간 밑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생각했던 청년낙점될 거라고 큰소리쳤다.

“‘훌륭히’ 왕자님처럼 완벽한 부사(副詞)는 없죠. 세상 어디를 가도.”

“꽃미남이 대세니까 ‘수려하게 ‘ 왕자가~ ”

“가장(家長)이 되려면 우선 든든해야 해요. 프린스 ‘확고히’ 처럼.”

“‘딱히’군(君)의 알쏭달쏭함을 좋아하지 않을까요?”

“공주님의 단짝은 늘 ‘익살맞게’군이었어요.”

“확률로 제압했을 거예요. ‘틀림없이’군이.”

왕과 함께 나타난 우아한 자태의 공주는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신랑감을 발표했다.

“그의 이름은 ‘무료 카지노 게임’입니다.”

잠시 후 ‘무료 카지노 게임’군에 대한 소개가 있고 짧은 인사말이 이어졌다. 그가 현재 평민 신분의 무명(無名)이라 군중 가운데 술렁임이 일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군에 대해 사사로운 것들이 알려지자 백성들은 공주의 판단을 이해하게 되고, 그 청년에 대한 존경심도 퍼져갔다.

젊은이는오래전 몰락한 옛 귀족 가문의 후예였다. 그의 조상은 세종대왕의 은덕(恩德)을 직접 입은 바 있다. 당시에는 ㅇ (이응) 가문과 ㅁ (미음) 가문에 버금가는 △(반시옷) 가문으로 위세가 등등했다. 하지만 △ 가문의 겸손하고 양보무료 카지노 게임 가풍으로늘 다른 가문을 앞세우다 보니 차차 사람들에게 잊히게 되었다. (알파벳 나라로 이민 가서 그 나라의 Z 가문에 입양되었다는 소문도 있다.)

‘무료 카지노 게임’군도 처음에는 자신의 뿌리를 잘 몰랐다. 그를 거두고 키운 양어머니가 한글에 박식해서 예사롭지 않은 부사(副詞)의 종가 집안을 알아낸 것이다.

공주는 우연히 ‘무료 카지노 게임’군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자리에서 성품에 반했다고 한다. 그렇게 은근히 마음을 적시는 부사는 처음이었다고…. 도리를 다한다는, 사람의 정을 선사하는, 기본을 성실히 지키는, 부드럽게 네 편이 되어 주는, 변함없이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그런 마음가짐이 느껴졌다. 그는 수수하지만 뭔가 멋지고. 말은 많지 않으나 메시지는 강하며, 조용히 따뜻함과 미소를 선물했다. 가며 가며 끊임없이 재미있고 긍정적인 그 무엇을 창조할 것 같은 분위기다.

외모의 매력도 내면 못지않았다.

철퍼덕 밑변을 땅에 깔고 있으니 편안하고 믿음직스럽다. 하지만 마냥 엉덩이가 무거운 것만은 아니다. 나머지 두 선을 살포시 띄워 하늘을 향무료 카지노 게임 듯 가까운 공중에서 만난다. 기도 손 같기도 하고. 고이 접은 승무(僧舞)의 고깔, 대한민국 사방에 솟은 작은 산 같기도 하다.

‘무료 카지노 게임’군의 화려한 등장으로 품사나라 사람들은 잊힌 옛 자음 △ 을 생각하며. 그 가문을 고이 기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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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IGRAPHY 작가님 2월 25일 발행글 <세모로운 나날들을 읽고 적어 본 댓글 동화 입니다. 많은 표현들을 거기서 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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