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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류지 Dec 23. 2024

산타 할아버지께서는 정말 다 카지노 게임 계실까?

얼마 전, 내가 친구를 집으로 불러 요리를 해 준 날이었다. 집들이가 끝나고 친구는 돌아간 후, 나는 뿌듯한 마음으로 내가 만든 요리가 한가득한 상을 담은 사진을엄마에게 보냈다. 그리고 엄마에게 신나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엄마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언성을 높이셨다. 그 시작은 내가 "아 참, 내일 학교 가서 다음 학기 휴학한다고 하려고."라고 말한 것이었다.내가 현재 다른 진로를 생각하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엄마이지만 이렇게 현실이 되려 하니 엄마는 속상한 눈치였다.


엄마는 그동안 많이 답답했나 보다. 엄마가 보기에는대학원에 잘 다니는 것만 같았던 내가 갑자기 다른 길을 가겠다니. 그것도 그 길이 엄마는 잘 아는 '요리'라니.


"니 그래서 휴학하고 뭐 할낀데?"

"나? 휴학하고.. 그러니까.. 음.."

"맨날 그렇게 네 친구들한테 요리해줄 끼가? 그러면 친구들은 당연 좋아하지. 네 친구들은 취직하고 다 열심히 사는데... 요리?세상이 쉬운 줄 아나?.. 그리고 왜 그 많은 것 중에 하필 요리인데."


뒤이어 내 마음에 비수를 꽂는 말들이 계속되었다. 엄마에게 이런 쓴소리를 듣는 것이 오랜만이었다. 길을 걷다가 한 순간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음을 나도 카지노 게임 있었기에. 그저 나는 생각만 했다.


'엄마는 아무것도 몰라..'


그렇게 난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전화를 끊었다. 카지노 게임 난 그날 그 순간부터 점차힘을 잃어갔다. 그 후 얼마간 나는 엄마에게 전화도 하지 않고 외출을 해도 집 근처에서만 잠시 산책할 뿐이었다.


일주일쯤 지났을까, 나는 답답했다. 어디든 가야겠다 싶었다. 이전에는 매일 지하철을 밥 먹듯이탔었는데 오랜만에 타려니 귀찮게 느껴졌고, 왜인지 용기가 필요했다. 고민을 하다가 오늘이 아니면 내일도, 그다음 날도 못 하겠다 싶어서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난 나의 마음이 쉴 수 있는 망원의 한 카페로 향했다.



카지노 게임내 마음에 달달함을 충전해준 참 맛있었던, 망원동 비건 카페라므아르의 케이크

잘한 것 하나 없는 나였지만, 그런 나에게 케이크를 사주었다. '연말이니까.'라는 아주 좋은 구실이 있었다. 오랜만에 맛보는 조각 케이크는 더욱 달달하니 참 맛있었다. 실제로 맛이 달기도 했지만(일반 케이크에 비해서는 달지 않다. 그저 내가 평소 먹는 식사에 비하면 달았을 뿐.) 무엇보다 내 마음에달달함을 불어넣어 주었다.꽤나 크기가 컸던 케이크를 혼자 다 먹고 나니 배가 아주 불렀다. 그래서 난 약 20분을 걸어 합정역으로 갔다.평소 같으면 그곳에서 바로 지하철을 타고 귀가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은 더 걷고 싶었다. 아니, 더 걸어야 했다. 나를 위해서. 그래서 눈앞에 보이는 저 한강을 지하철이 아니라 걸어서 건너가 보기로 했다.


그렇게 난 그 유명하디 유명한 양화대교 위를 걷게 되었다.한강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었다.지하철로 합정역과 당산역 사이를 지날 때는 아주 순식간에 한강을 가로질렀기에 이토록 넓다고 생각해보지 않았다.네이버지도에서 현 위치를 확인하지 않고서는내가 얼마만큼 왔는지도 가늠이 되지 않았다. 지하철, 그리고 GPS 등이 있게 해 준문명의 발달에 잠시 감탄하기도 했다. 한편, 원래 이런 것인지 이날따라 그랬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인적이 드물었다. 바람 소리, 차가 지나가는 소리 만이 들렸다. 이때 내 머릿속에 갑자기 노래 하나가 울려 퍼졌다. 카지노 게임, 갑자기.


산타 할아버지는 카지노 게임 계신데
누가 착한 앤지 나쁜 애인지
...
산타 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카지노 게임 계신데

<울면 안 돼 중


카지노 게임 문득, 의문이 들었다.


산타 할아버지는 정말 모든 것을 카지노 게임 계실까?
그렇다면 누가 이번 해에
사무치게 외로웠는지, 슬펐는지, 카지노 게임마음이 아팠는지..
다 카지노 게임 계실까?

이는내 속에 아직 존재하는어린 나의 생각과 합쳐져 다음 의문으로 이어졌다.

만약 카지노 게임 계신다면..
그런 아이에게는 어떤 선물을 해주실까?

맞다. 철없는 생각이었다. '벌써 20대 후반인데 열심히 방황만을 하고 있는 내가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을 생각하고 있다니. 하하.' 생각하며 어이가 없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이 노래의 이 부분만이 자꾸만 귀에서 맴돌았다. 그렇게 나는 상상 속에서 들리는 캐럴의 딱 저 3줄에 심취한 채로 그 기나긴 양화대교를 건넜다.

카지노 게임양화대교 위를 건너며


마침내 당산에 발을 내디뎠을 때, 이유를 알 수 없는 개운함이 느껴졌다. 심지어 이 날은 미세먼지 수치가 나쁨이었는데도 말이다. 오후 5시가 다 되어가서 하늘도 어두워지고 있었지만 내 눈앞은 맑은 것만 같았다. 퍽 기분이 괜찮았다. 카지노 게임 하나의 생각이 아주 오랜만에 나를 찾아왔다.


"나, 할 수 있어. 나, 멋지게 잘 살아갈 수 있어!"


난 찌뿌둥한 다리에서 모순적으로 가벼움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이후, 나는 더 많이 웃고 더 열심히,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으며 엄마와도 다시 아무렇지 않게 통화한다. 카지노 게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나는 깨달았다.


아,산타 할아버지께서 다 카지노 게임 계셨구나.선물을 주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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