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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엽서 Dec 24. 2024

내 카지노 게임 소개합니다 (2)

난 너를 알고 있는 걸까?



카지노 게임란 어느 정도 알아야 안다고, 친하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그저 만나면 반갑고 좋았던 어느 날, 이녕이가 건넨 한마디, 넌 날 잘 모르겠지만…


모른다는 것은 또는 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정보일까? 이해일까?


40년 지기 내 카지노 게임 이녕.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나의 카지노 게임,


우리 과 카지노 게임들 중에 제일 예쁜, 요즘 같으면 미스 코리아에 나가지 않았을까? 싶은 미모의 그녀. 예전에도 지금도 그녀는 예쁘다.


이녕인 호텔리어인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해서 1남1녀를 두었다. 큰 딸은 벌써 6년 전에 결혼하여 세상 예쁜 손주도 있으니 공식적으로 할머니다, 세상 예쁜 할머니. 둘째인 아들의 결혼식이 한 달 남짓 남았다.


자식들 다 출가시키고 나면 허전함을 이기지 못해 누구는 빈집증후군을 앓는다고 하기도 하고, 우울해진다고 하지만 이녕인 그럴 틈이 없어 보였다.


근처에 사는 딸의 딸, 사랑스럽고 영특한 외손녀는 가끔 엄마가 바쁜 날 할머니집에 오는 걸 너무 좋아한다. 카지노 게임 역시 손녀가 오는 날은 세상만사 다 물리치고 집으로 달려가고.


결혼을 하고 별거 중인 시어머님을 오랫동안 모시고 살았다. 엘리트 중의 엘리트였던 시어머님의 병시중까지 하고 떠나보냈다. 시어머니지만 인생 선배로서 많은 것을 배웠노라고 이녕인 회상 했다. 30년 가까이 시집살이하고도 원망 한 톨 없진 않을 텐데… 그럼에도 그 정도 회한이라면 꽤 잘 지낸 고부사이였던 것 같다.


호텔리어였던 남편과는 그다지 잘 맞는 편은 아니었던 듯. 우리 부부는 잘 맞아라고 말하는 부부가 얼마나 될까마는, 외려 로또만큼이나 안 맞는 게 부부사이이니까. 그나마 남편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며 주말부부가 되었다. 물리적 거리는 부부 모두에게 자유와 생각할 시간을 주었고 평화를 되찾았다.


그러나 평화도 잠시 친정어머니에게 치매가 찾아왔다. 장녀인 이녕인 아래로 남동생과 세명의 여동생이 있지만 누구에게 미룰 것도 없이 자신이 어머니의 보호자가 되었다. 점점 심해지는 치매증상에도 아침저녁으로 씻기고 먹이고 입히고 낮시간에 보호시설에 계시는 동안 잠깐의 쉼, 운동으로 하루가 바쁜 내 카지노 게임.


결혼 후 오랜 시간 동안 못 만나다가 최근에야 자주 만나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어지러울 때까지 수다를 떨고서야 쌓인 스트레스를 날리고 또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카지노 게임가 잘하는 것 중 하나는 수다다. 정확하게 말하기. 얼마나 재밌게 말하는지 듣고 있으면 빠져들게 되는 매력을 지녔다.


가끔 난 카지노 게임를 위해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이녕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녀의 수다를 들어주는 것. 없는 게 없어 보이는(내 기준) 이녕이에게 우리 그리고 나는, 딸에게도 동생들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말들을 풀어내는 통로이자 가장 따뜻한 말로 걱정해 주고 혼자가 아님을 느끼게 해주는 위로가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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