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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로리나 Nov 25. 2022

종합 선물세트 같은 너

반려견

오늘도 우리 집 막내, 아리는 포근한 털로 내 발을 감싸며 온기를 전해준다. 내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존재이자 요즘 나와 제일 많이 대화하는 상대가 바로 막내, 반려견이다. 알사탕같이 커다란 눈망울을 한채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어대면 내 마음도 같이 신나서 들썩거린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아, 예뻐!”, “아이고, 귀여워라!” 하고 외치게 만드는 나의 반려견 이야기를 쓰려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내가 얼마나 팔불출인지 다 들통이 날 것만 같다. 그래도 오늘은 우리 막내 자랑을 실컷 하고 싶다.


다음 달이면 카지노 쿠폰와 함께 지낸 지 꼬박 2년이 된다. 사실 난 카지노 쿠폰를 키우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맞벌이 부부에게 아이 하나 키우는 것만 해도 손이 부족한 순간이 많았다. 애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반려동물까지 키우는 건 무모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이가 카지노 쿠폰 타령을 할 때마다 단호하게 거절했다. 정 키우고 싶으면 스무 살 넘어서 독립하면 네 집에서 키우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그런데 인연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 어느 날 거실에서 혼자 놀고 있는 딸아이 모습이 유난히 외로워 보였다. 외동아이만 키우기로 한 걸 후회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형제자매가 없는 대신 내가 더 많이 사랑해주고 아껴주면 된다고 믿었다. 10년 동안 내 선택에 후회가 없었는데 그날따라 아이의 모습이 짠해 보였다. 핸드폰을 집어 들고 카지노 쿠폰 사진을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동물 사진이야 언제 봐도 사랑스럽고 귀엽지만 그날은 유난히 아기 말티푸들의 모습이 눈에 쏙 들어왔다. 며칠 동안 출퇴근길에 나는 마치 내 카지노 쿠폰라도 되는 양 남의 집 카지노 쿠폰들 사진만 쳐다봤다.


연속 며칠간 카지노 쿠폰 사진만 봐서 그런지 꼬물꼬물 귀여운 모습이 눈앞에 아른아른거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 하루는 퇴근하자마자 얼른 저녁을 챙겨 먹고 아이랑 둘이 손잡고 애견센터에 구경하러 나섰다. 갑자기 들떠서 늦은 저녁에 집을 나서는 모녀의 뒷모습을 보며 남편은 걱정스러워했다. 카지노 쿠폰 키우는 일을 그렇게 성급하게 결정할 일이 아니라고, 그냥 구경만 하고 와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아무래도 이날 일을 저지르고야 말 것이라는 걸 남편은 예감했나 보다.


애견 샵에 들어서는 순간 양쪽에 늘어선 수십 개의 케이지 안에서 새끼 카지노 쿠폰들이 깡총깡총 뛰고, 깽깽 짖고 난리였다. 순간 나는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런데 우리 딸은 샵에 들어서는 순간 어느 한 카지노 쿠폰만 쳐다보며 그 앞으로 걸어갔다.


“엄마, 나는 얘! 얘가 좋아.”


내 눈에는 다 똑같은 아기 카지노 쿠폰인데, 아이는 어떻게 그렇게 빨리 결정할 수가 있을까 싶었다. 그래도 신중해야 하지 않겠냐며 주변을 좀 더 둘러보길 권했지만, 아이의 시선은 오직 한 군데 쏠려있었다. 카지노 쿠폰를 한번 안아볼 수 있는지 여쭤봤다. 샵 주인이 케이지에서 카지노 쿠폰를 꺼내 건네주자마자 아기 카지노 쿠폰는 딸아이 품으로 파고들었다. 언제 만나기라도 했던 사이처럼 친근하게 다가오는 카지노 쿠폰에게 아이는 온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오늘은 그냥 구경만 하는 거고, 집에 카지노 쿠폰 용품 준비가 안 되어 있으니 다음에 다시 오자고 이야기했지만 아이는 물러서지 않았다.


아이가 첫눈에 반한 카지노 쿠폰인데, 혹여라도 나중에 다시 왔을 때 이 카지노 쿠폰가 없으면 어쩌나 싶어서 나도 망설여졌다. 보통은 큰 결정을 할 때 수십 번 고민하는 우유부단한 나도 이날은 신기할 정도로 빠른 결정을 내렸다. 추운 겨울 깜깜한 밤에 아이는 새끼 카지노 쿠폰를 품에 안고, 나는 카지노 쿠폰 용품을 두 손 가득 사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아리는 우리 가족이 되었다.


귀엽고사랑스러운모습에정신을 잃어 성급한결정을하고나니, 밤새걱정이몰려오기시작했다. 과연아이가시간에혼자카지노 쿠폰를케어할있을까걱정됐다. 내가생각했던것보다아이는카지노 쿠폰키우기에관련된지식을평소에많이두었나보다. 나보다훨씬다양한정보를알고있었다. 카지노 쿠폰를대할얼마나조심스럽고책임감있게행동하는지조금은놀랍기도했다. 외동이라사랑을받을줄만안다고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아니었다. 카지노 쿠폰와함께생활하면서그동안몰랐던아이의다양한면모를보게되었다. 쓸데없이우려했던나의무거운걱정보따리가조금은가벼워졌다. 그만큼마음도한결가뿐해졌다.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카지노 쿠폰를 데리고 온 나의 결정에 남편은 화가 났었다. 그날 밤 방문을 닫고 들어가서 새 가족을 맞이하지도 않았던 남편이었다. 그런데 사랑스러운 카지노 쿠폰의 모습에 남편 역시 하루 만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퇴근 후 집에 들어올 때마다 격하게 환영 인사를 하는 카지노 쿠폰를 보며 남편은 저녁마다 함박웃음을 짓는다. 카지노 쿠폰를 키우기 전까지만 해도 남편은 혼자 방에서 영화나 미드를 보며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다. 그러던 남편이 요즘은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거실에서 보낸다. 카지노 쿠폰랑 놀아주는 남편의 얼굴에는 매일 미소가 번진다. 아이 어릴 때 볼 수 있었던 딸바보 아빠 미소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한테친근한동생이되어주고, 남편에게귀여운막내역할을하는것만해도우리반려견은이미100만점이다. 그런데녀석이나한테충성스럽게행동하는보면나는보너스100점을주고싶다. 하루에열두번도옆에살갑게다가와서마음을보드랍게만져준다. 갑자기조용하다싶어어디있나주위를둘러보면사랑스러운눈빛을하고나를쳐다본다. 어떤 날은 우스깡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어서 나를 빵 터지게 만든다. 외출했다돌아올때면현관문을열기전부터발걸음을알아듣고앞에서기다린다. 언제나같은자리에서환영해주는누군가가있다는사실이얼마나마음을든든하게주는지모른다. 슬슬사춘기가오려고하는딸한테행여라도마음이상할까염려스러운지, 카지노 쿠폰는온갖애교로나의허전함을채워준다. 가끔은마음이힘들어혼자눈물이라도보이는날이면조용히곁에다가와따스한온기로위로해준다.


나의반려견은이렇게나에게귀여운막내가되었다가, 의리있는친구가되었다가, 어떤날은엄마처럼포근하고따스하게감싸주기도한다. 가끔은혼자그런생각을하기도한다. 아리는혹시하늘나라에계신엄마가보내주신선물이아닐까? 어릴슈퍼에서파는커다란선물박스를받는날은세상에서가장행복한날이었다. 알록달록 요란한 포장 박스안에는각종과자가한가득들어있었다. 달콤한, 짭조름한, 고소한, 바삭한스낵, 부드러운쿠기가한데모여있는보면세상을얻은기분이좋았다. 나는아리를때마다어릴종합선물세트를받았던기분이떠오른다.


인생을살면서성급한결정을하면일은후회스러울때가많았다. 하지만아리를만난그날만큼은전혀그렇지가않다. 인생가장초스피드로내린결정이었던같은데, 아마도녀석이나의운명이거라는느낌이그날강하게전해졌나보다. 아리가우리곁에와줘서매일매일이감사하다. 그리고카지노 쿠폰를키우자고줄기차게나를졸라대던우리, 수많은카지노 쿠폰들속에서도운명처럼아리를찾아낸딸아이한테너무나도고맙다.


우리 집 사랑둥이, 종합 선물세트 같은 아리야~ 내일도 모레도 우리 매일 같이 행복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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