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낯선 나라로 떠난 이가 있다. 자기가 낸 아이디어에 자기가 당첨된 꼴로 불가피하게 떠났다. 6개월만 버티면 된다.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그 기간 동안 그가 선택한 나라는 보보 민주공화국이라고 불리는 나라. 아프리카에 있을까? 정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봐서 그런 것도 같지만 어디든 힌트가 없다. 확실한 건 그가 알아보고 제안한 나라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가 스스로 선택한 것처럼 돼버린 곳. 그런데 그 나라에 가보니 선택을 한 것 같지만 이걸 운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선택했지만 결정된 것 같은. 그래서 머물려는 곳. 그런데 그곳엔 왜 갔을까? 이건 어쩜 문장 하나 때문일 수 있다. "이 도시의 하늘은 투명하고 태양빛은 순수하"기 때문에.
자기가 모신 광역단체 시장이면서 차기 유력한 대권후보자인 그가 저지른 비리를 대신 떠안고 떠난 사람. 그렇기에 그는 내부인임에도 불구하고 외부인이 돼버린. 그러니 진짜 외부인이 될 수밖에 없는. 지금 벌어지는 현실 정치를 소환할 것도 같지만 글 쓴 의도는 그것이 아니다. 그건 독자의 몫이지만. 그럼 정치 드라마 혹은 정치소설이 될 텐데 작가가 말카지노 게임 사이트 건 떠날 수밖에 없는 혹은 머무를 수밖에 없는 누군가 삶을 말하고 싶었다고. 내부인이었으나 어딘가에선 외부인이 되고. 그곳에선 외부인이 내부인이 될 수 없는, 여기에 끊임없이 떠돌아다니는 인생도 있다는 걸 감안하면 작가의 의도는 실패했을까?
황선호는 "모두들 사연이 있어요. 대를 이어 살아온 자기 나라를 그냥 떠나는 사림이 어디 있겠어요. 살 수 없이 떠났지만 이 친구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떠난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거예요"라는 말을 거역하고 남는다. 그 이국에서. 이때 이국은 당연히 낯설 수밖에 없으니 동의 반복이 될까 뺐겠지만, 그곳엔 친구들의 친구들이 있다. 황선호 같은 혹은 김경호 같은. 처음엔 카지노 게임 사이트서 망설인. 그러니 6개월이란 시간만 지나가면 그러면 그가 살만한 곳이 될 것이기에. 돌아가도 아주 나쁜 결과는 아닐 수도 있는데 종국엔 남는 황선호.
전 세계를 자전거로 여행하는 김경호의 책을 출판한 어머니란 끈이 황선호와 김경호를 엮게 만들고. 그러고 보니 "이 도시의 하늘은 투명하고 태양빛은 순수하다"라는 문장도 김경호가 남긴 문장이었다. 낯선 땅에서 위기를 벗어나게 한 '쟝'이란 남자도 어디선가 본듯한 이라서 생각해 보니 그 또한 김경호가 어머니한테 보낸 동봉한 편지 속에 있던 사진 속 인물이었던 것으로 봐서 세상을 일찌감치 떠돈 김경호가 정착한 곳도, 떠날 수밖에 없어 어쩔 수 없이 도착한 보보라는 나라 또한 황선호가 정착하는 곳. 그럼 이건 필연이 아니었을까? 오직 차이는 김경호는 이미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과 비슷하게 황선호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려있다. 어쨌든 한 번은 죽으니까.
선택지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잠잠해질 때까지 사라지면 되는걸. 시간이 지나면 다 잊힐 것이기에 아주 간단한 것 같지만 그 대상이 자기라면. 이건 버려진 거였다. 어머니가 말한 "네가 원하는 일을 해라. 남이 원하는 일이 아니라"에 반하는 일. 이건 황선호가 원하는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도착한 그곳도 머물 수가 없다. 외부인은 남을 수도 없이 다시 떠나야 하는 절박한 상황. 그걸 지탱한 것' 친구들의 친구들' 덕분이지만, 그들 또한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어디론가 떠났던 사람들, 그럼에도 정착하지 못한 사람들. 혹은 떠날 사람들. 그들은 결국 어디에 정착할 것인가?
누군가 희생양을 원할 때 어쩔 수 없이 희생양이 된 거지만, 그렇게 끊은 관계를 어느 날 다시 연결을 시도하는 시장과 실무자들은 여전히 황선호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 어떻게든 그냥 넘어갈 수 없으니 적당히 실무자 선에서 비리를 덮어버리려는 시나리오. 시장을 보호하려 만든 시나리오에 걸린 스스로가 벗어날 수 있는 완전한 방법은 그 어디에도 없는 사람이 되는 것. 시장이 아무리 챙겨줘도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짓고 넘어가려고 해도 딱 하나 걸리는 것이 있었다. 그건 역시 어머니가 했던 말. 이건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었던 것. 이제 머뭇거릴 수 없다는 것.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 남이 원하는 그건 여전히 그가 누군가의 희생양이 되어야 한다는 것. 누군가의 시나리오에 남는 것.
그렇고 보니 떠나는 것도 머무르는 것도 정말 원해서 결정한다면 그곳은 그냥 이국일 뿐인 것 같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낯설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