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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Apr 15. 2025

경쟁에서 도태된 이들에게

영화 <멋진 세계 리뷰

이 영화 제목 <멋진 세계는 하나도 멋있지 않은 반어법이다. 전혀 멋있지 않은 삭막한 사회를 가장 쉽고 보편적인 언어로 대체하는 말이다. 실상은 오히려 잔혹하고 거칠다. 처절한 고통과 인내 속에서 어려운 삶을 살던 주인공. 단 하나의 유희도 찾아볼 수 없던 그의 인생에 마침내 자유가 주어진다. 전직 야쿠자, 13년 간의옥살이를 하다 나온 미카미의 이야기다.


희미하게 반짝이는 불빛을 향해 달려가 본 적이 있는가? 닿을 듯 말 듯, 영원히 닿지도 못할 그런 불안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현재를 희생해 본 적이 있는가? '만약'이라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고, 현재를 바꿀 수 없는 가정법에 내 미래를 온전히 맡겨본 적이 있는가? 각자 한 번쯤은 일상 속에서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원카지노 게임 추천 시험점수를 맞고 싶어 열심히 공부를 할 때라던지, 원카지노 게임 추천 대학교에 가고 싶다든지, 원카지노 게임 추천 곳에 취업을 하고 싶다든지 혹은 사랑카지노 게임 추천 사람을 지켜야 할 때, 위험천만한 순간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대개 그렇다. 사람은 위험한 순간이거나 절체절명의 위기일 때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기에 이 방법은 꽤 효과적이다.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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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런데 미카미는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데 마냥 쉽지가 않다. 영화는 교도소 창 밖의 삭막하고 회색잿빛의 배경으로 암울하게 관객들에게 처음 다가선다. 그의 미래를 암시하는 복선과 같다.

어떻게든 착하게 살려고, 사회의 불의를 외면하지 못카지노 게임 추천 그의 앞에서는 늘 문제만 생긴다. 그리고 피해만 본다. 이에 사회의 부적응을 본인의 탓을 돌리면서 다시 야쿠자의 세계에 뛰어들고자 고심하기도 한다. 오죽하면 전 부인은 미카미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 같은 사람이 살기는 참 힘든 세상이야


과연 인간은 인간을 구원할 수 있을까. 구원과 갱생의 희망을 뿌리째 감독은 뽑아버리며 결국 죽음으로써 이세상을 정면으로 맞선다는 감독의 의도를 주인공을 통해 드러낸다. 그렇다. 그는 결국 죽는다. 결국 인간은 인간을 구원할 수 없고 갱생이 어렵단 거다. 변호사, 사회복지사, 슈퍼마켓 직원등 선량한 주변인물의 시선으로 미카미를 줌인해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카지노 게임 추천데, 이를 기점으로 관객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아차린다. 바로 미카미는 남들이 잘카지노 게임 추천 건 아예 못하고, 남들이 못카지노 게임 추천 걸 잘한다는 것. 남들이 잘카지노 게임 추천 운전은 아무리 연습해도 시험에서 탈락한다. 하지만 남들이 잘 못카지노 게임 추천 참을성과 꾸준함이 있으며, 불의에 절대 외면하지 못카지노 게임 추천 심성을 가졌다.

근데 전부인의 말처럼 이 세상은 미카미를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만든다. 그 불의에 정면으로 맞서는 미카미를 통해 우리는 이 세상에 반항하고, 덤비고 싶게 관객들에게 힘을 빌리고자 하는 것 같다. 영화의 끝,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를 외면하고 이에 동조함으로써 본인은 끝내 죽음을 택한다. 본인 스스로 이 세상을 바꿀 수없다는 자괴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조금이라도 이 세상이 본인의 희생으로 더 나은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의도였을까. 현대사회의 삭막함, 부도덕함,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차가운 자본주의의 시선들에 대해 다시 일깨워주는 명실상부 웰메이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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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각해 보자. 영화에서의 주변인들은 미카미에게 이렇게 말한다. 도망가는 건 지는 게 아니라, 다음 기회를 엿보는 것이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못 본 척 살면 된다. 수많은 비리와 억울함 속 절망 없이 신경 쓰지 않고 넘겨버리면 그냥저냥 살만하다”라고. 그걸 듣는 미카미의 표정은 점점 더 굳어져간다.

우리도 똑같지 않나. 예를 들어 오늘 퇴근길 집 가는 길내가 쓰러지면 아무도 안 구해줄지도 모른다. 왜냐고? 괜히 날 도와주려 인공호흡을 하거나, 119를 부르거나 했다가 만약 내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당연히 도와준 본인도 책임소지가 있거든. 아무쪼록 다른 사람들에게무관심한 것이 본인을 지키는 길이라 여기는 게 당연한 사회가 됐다.

사람 한 명이 바깥에 나가면 하루 동안 지나치고 시선을 스치는 사람이 100명 남짓이라고 한다. 그중에서 우리는 누구에게 시선을 두는가. 누구에게 관심을 가지는가. 탁월한 외모나, 본인의 이상형이 아니고서야, 특정한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고서야 아무도 관심이 없을 것이다. 내 주위 사람들 중에서도 관심이 없는데 오죽하겠나. 친한 친구는 그렇게 날이 갈수록 각자의 현생에 쫓겨 줄어들고 개인주의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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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아니, 정확히는 미카미라는 등장인물을 통해 현대인이 살아가는 병목사회를 풍자한다. 병목은 본래 교통체증을 말할 때 쓰는 용어이지만, 기회구조가 소수의 기득권층에게만 왜곡되어 고통받고 외면받는 이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와중에 사회는 이들을 방치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병목사회에 우리는 어느덧 적응돼 무뎌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

예를 들어보자. 이 영화의 감독은 영화를 소개하는 인터뷰 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이 세상은 한번 실수하고 레일에서 벗어나면 다시 시작하기가 힘들다고. 재기가힘들기 때문에 모두가 이를 짓누르면서 그냥저냥 살아간다고. 직장이 아무리 싫어도 그만두면 당장 생계유지가 힘들기 때문에 직장상사의 폭언,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을 견뎌가며 마음의 병을 얻어 퇴근 후 정신과를 다니는 사람들. 정신과에서 몇 개월의 휴식을 권하는 데에도 다음날 억지로 출근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한 레일에서 벗어나면 재기가 두렵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실제로 이를 못 참고 호기롭게 레일을 벗어난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혹은 경제적으로 성공을 하기가 굉장히 힘든 시대이기도 하다. 모두가 획일화 속 안정을 찾고, 조금이라도 튀는 사람은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한다. 그렇게 사회에서 매장시켜 버린다.

괴롭힌 그 상사는 퇴근 후 집에 와서는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들에게 힘내라는 댓글을 쓰고, 아들 딸 고등학생, 대학생에게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곳에 취업하라는 아낌없는 따뜻한 말을 건넨다. 이게 똑같은 사람이 보내는 하루 일상이라면 과연 믿기는가?

한국사회는 사회에서 가장 이상적이라고 정해놓은 ‘정상화’가 뚜렷한 사회다. 문제는 이 정상화의 범주가 좁으며, 역치가 매우 높아 다수가 대체로 이루기 힘든 것에 있다. 대학교는 인서울 대학교에 무조건 진학해야 하며, 대기업이나 전문직을 하지 않으면 루저 취급을 받고, 결혼을 30대 중반까지는 해야 하고, 자녀를 그 사이 낳아야 하며, 노후대비를 착실히 해 나가는 상태에서 부모에게 효도까지 해야 한다. 아무것도 없는 일반 보통사람이. 얼마나 어려운가. 이게 사회가 말카지노 게임 추천 정상화다. 레일에서 벗어나 이미 감옥에 13년이나 산 미카미가 사회에서 외면받고, 운전면허도 떨어지고, 불의에 외면하지 못하고, 욱카지노 게임 추천 성질에, 남들이 잘카지노 게임 추천 걸 못하니 이렇게 결국 극단적 선택인 죽음으로써 이 정상화에 반항카지노 게임 추천 걸지도 모른다. 그 방법밖에 없어서 그런 것일지 모른다.

감독은 미카미의 행동에 어떤 정당화나 합리도 부여하지 않으며 그 객관화된 시선 속에서 오히려 관객들이 그를 연민의 시선으로 끌어들이게 한다. 그게 감독과 야쿠쇼 코지가 만들어낸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획이 아닐까. <멋진 세계는 야큐쇼 코지의 명작 <퍼펙트 데이즈의 눈물 나는 현실판이다.

앤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영화는 관객에게 한 가지 깨달음을 남긴다. 오늘도 처절하게 살아내려고 애쓰는 사람들, 내 사람을 지키려고 어떻게든 새벽에 돈을 벌러 나가는 사람들, 대단하진 않더라도 내 한 몸 간수 잘하고 남에게 피해 끼치지 않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더 관심을 기울이라고. 더 잘해주라고. 정치인, 셀럽들의 가십거리,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면서 점심시간에 농담 따먹기 할 게 아니라 그런 사람들에게 전화 한 통, 안부인사 한통 더 하라고. 그게 그들을 레일에서 탈선하지 않게 도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며 그게 결국 본인에게도 남는 장사라고. 이젠 그의 죽음이 아깝기까지 하다. 그 죽음이 정당화될 수 있는 세상인지도 의심스러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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