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야당 리뷰
한국 범죄카지노 게임는 줄거리가 거의 비슷하다는 클리셰가 있다. 이 카지노 게임는 그 클리셰를 깨는 것이 존재 이유라 할만큼 파격적이다. 마치 예상이나 한 듯 현직 대통령 파면에 의한 새로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적절한 개봉시기와 걸맞게 관객의 기호를 첨예하게 파악해 낸 독창성이 빛을 발한 카지노 게임다. 검사역을 맡은 명품배우 유해진의 과하지 않고 일관성 있는 묵직함, 미담만 흐르는 강하늘의 반전 액션연기, 배신의 배신을 거듭하며 국민과의 대의는 멀리한 채 각자 욕망대로 이익을 좇는 이 카지노 게임의 조연들은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과 역동성을 고조시킨다. 과거엔 보여주지 않았던 배우의 반전미 가득한 열연과 카지노 게임전개는관객에게 새로운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영화 <야당은 자칫하면 정치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치적 배경을 둔 액션범죄영화다. 지난 10년이 넘도록 한국영화의 범죄물은 다소 과도한 액션과 배경음악,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악당 그리고 권선징악의 원론적 구도를 취하고 있으나, 이 영화는 선과 권의 대결구도가 주가 아니다. 영화의 전개에 자연스럽게 묻어남으로써 관객에게 은은한 사회풍자와 쾌감을 안기는 매력이 있다.
'야당'은 정치에서의 야당이 아니라, 수사기관에 범죄 주요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원을 말하는 단어로, 그야말로 음지에서의 그들만의 언어다. 강수는 죄짓고 산적은 없으나, 우연히 발을 디딘 음지의 세계에서 구관희 검사를 만나며 서로가 잘하는 것들을 도우며 승승장구한다. 각자가 원하는 것 검사는 권력에, 강수는 돈을 쟁취해간다. 그런데 아뿔싸. 권력에 눈이 먼 구관희 검사는 유력 대선후보의 조훈과 손을 잡으며 강수를 배신하고, 그렇게 선과 악의 구도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전개된다. 사고만 치는 대선후보 아들 조훈에게 검사는 참다못해 한번 소리를 지른다.
대한민국 검사는 대통령을 만들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어
알면서도 쉬쉬하는 이런 현실세계와 오버랩되는 시퀀스는 실제로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고 아니 누군가는 벌어지길 바라는 아슬한 외줄 타기를 하며 관객에게 은은한 통쾌함을 선사한다. 마약과 관련된 영화지만 마약에 대한 경각심보다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를 다소 과장하고, 익살스럽게 나타냄으로써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눈높이를 맞춘 것이 예술적이다. 나약한 여성, 죄 없는 일반인, 그리고 권력을 가진 카지노 게임자가 더욱더 그 권력을 비겁하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철옹성처럼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모습은 전형적이나 아주 신선하게 한국사회를 풍자한다. 그래서 꼭 봐야 한다.
마약이 배경이나 한국정치의 부패, 기득권자들의 횡포가 떠오르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다. 사실 야당이라는 등장인물은 영화처럼 마약범죄자를 잡는 좋은 방향이나 어떤 방식으로든 기득권자들에게 이용당하는 건 똑같은 일. 그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은 그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이 전부다.
“너도 가지면 바뀔 거야, 초심을 잃을 거야”
라는 다소 위험한 예측은 어차피 가지지 못할 걸 알면서 말하는 의도가 다분하기에 더욱더 목소리가 클 수밖에. 그들은 계속 힘을 가질 것이고, 대물림될 것이며,그들만의 카르텔은 더 단단해질 것이다.
이국종 교수가 얼마 전 이런 말을 했다. 대한민국은 문과들이 헤처 먹는 나라. 웬만해선 다 탈조선하라고.
그는 끝내 사과했지만 틀린 말 하나 없다. 옳은 말이다.제조업인데 제조업을 멸시하는 나라, 탁상공론에 빠져국가의 발전엔 관심 없고 경쟁자의 약점만 잡고 늘어지는 법조인들. 훌륭한 법조인 그들이 만드는 정작 국민은 인지하지 못하는 국민을 위한 정책들의 향연.
가장 무서운 건 그걸 잘못됐다고 인지하는 이국종교수같은 사람들이 아무리 말하고 얘기해도 그 사실은 바뀌지 않을 것이란 거에 있다. 시간이 흐르고, 사람은 바뀌더라도 우리네 삶의 파고는 다시 제자리일 것이다.
카지노 게임는 말한다. 바퀴벌레를 잡으려면 한마리, 두마리 잡아서는 안된다고. 본진을 쳐아한다고.
근데 도리어 반대로 생각해보면 우리가 정작 그들을 욕할 자격이 되는지를 보면 의구심이 든다. 현실은 외면한 채 개인의 관심이나 이익만 좇아 유대감, 사회적 연결성만 증폭시키는 국민성. 그리고 우매하게도 그 안에서 안정감을 찾으려는 우리들.
정치는 이런 얕은 한순간의 유대와는 다르다. 개개인의 삶에 지대하고 지속가능한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선택이다.
우리는 <야당 영화 속, 검사 구관희의 말처럼 모두 불안하게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존재들일뿐이다. 힘없는사람들에게 희망은 없고 절망만 가득하며, 힘 있는 사람들에겐 탐욕에 찌든 이기심만 가득한 세상. 이들이 만든 집단의 유대는 우리를 무력화시킨다.
이제 우리에겐 영웅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영웅을 분별하는 개개인의 시선이 수반되어야한다. 무비판 동조는 더는 허용할 수 없다.
카지노 게임는 카지노 게임일뿐. 카지노 게임의 명대사, 특정인이 대통령을 만들고 죽이는 세상이 오지 않도록 우린 그 영웅을 잘 뽑아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