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차를 타고 2
몰랐던 것들- 너에 대해서- 그곳에서
쉽다. 떨어져도 붙여야 된다면 쉽게 붙일 수 있다. 다시 붙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루 종일 수초를 먹어 치우는 하마의 입처럼 철선은 사람들을 먹으면서 떨어지고 또 붙었다 한다. 사람의 손으로거대한 철선도 슬라임처럼 하루 종일 붙였다가 떼고 이리저리 주물러 뭔지도 모를 무언가를 만무료 카지노 게임 내듯 우리는 코사무이에 무엇이라도 된 듯 배에서 쉽게 만무료 카지노 게임졌다.
동쪽으로 갈수록 어둠은 깊어지고 내가 살았던 도시는 점점 지워져 가고 있었다. 깨끗하게 지워지지 않는 하얀색 도화지 위의 지우개의 흔적을 남기듯 붉은 태양은 바다 위인지 하늘아래인지 모를 수평선에 걸쳐 붉은 피를 토해내며 도시의 기억을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리고 어둠이 왔다. 그리고 붉은빛도 왔다. 그리고 우리는 붉고 작은 존재인 붉은 무료 카지노 게임로만들어졌다.
코사무이에는 밤이 없다. 어두운 곳은 그저 통로일 뿐이었다. 어디를 상상했는지조차 지워져 버렸으니 그저 붉은빛으로 빨려 들어갈 뿐이었다. 해변가로 이어지는 유럽식 펍바(나무판자로 지어졌을 뿐 그저 펍이라 쓰여 무료 카지노 게임기에 펍이라고 하겠다)의 테라스에서 금발의 거인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앉아 맥주 한잔을 마시고 싶었지만 거인들 사이에 끼여 주눅 들고 싶지 않았고 나도 그랬던 것처럼 동남아인들을 무시했던 그런 눈빛을 받고 있음이 싫었다.
"형님 술 한잔 해야지요잉?"
영래는 벌써 빈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나는 나이트클럽에서 끌려가지만 싫지 않은 모습의 다소곳한 아가씨처럼 뒤따라 가며 자리에 앉았다. 처음 들어보는 음악소리에 흥겨워지고 술 한 잔에 내 몸은 달아오르고 내 자신감도 올라오기 시작했다. 처음 들어올 때부터 눈에 띄던 키 크고 늘씬한 그 여자를 몰래 훔쳐보기를 점점 더 오래 보게 되었다. 남자여자 할 것 없이 영래와 나를 제외한 모두가 옷보다 살을 더 많이 드러내고 있었는데 특히나 그 여자는 내 눈에 비키니를 입은 케이트 모스였던 것이다. 넋을 놓고 보고 있었다고 해야 하는 게 맞다. 곁눈으로 훔쳐보던 소심함은 몇 잔의 술로 뚫어지게 쳐다볼 자신감이 생겨난 것이다. 눈이 마주치면 웃어 주던 케이트 모스는 같은 테이블에 앉은 남자에게 나를 가리키며 무슨 말을 했고 그 남자는 뭔가 큰 소리로 큰 몸을 세우고는 나에게 향했다. 나는 급히 고개를 돌리고 모른 체했지만 화가 잔뜩 난 거인을 달랠 수는 없었다. 영래는 테이블을 밀치더니 나 대신 싸울 것처럼 웃통을 벗어던지고는 바닥에 누워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었다. 처음 본모습이었다. 그냥 막춤이 아니라 나이트클럽에서 일정하게 흔들던 그런 댄스도 아니다.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비보이 같았다. 나도 신기해서 멍하니 쳐다보기만 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잊어버리고 물구나무서서 손도 발이고 팔도 다리인 듯 춤을 추고 있는 영래만 볼 뿐이었다. 노래 한곡이 끝나고 갑자기 광란의 테크노 댄스파티가 열리고 영래도 나도 거인들 틈에서 튕겨져 나와 버렸다. 나의 케이트 모스에게 마지막 눈길을 보낸 뒤 아쉬움을 달래며 붉은빛이 이끄는 곳으로 우리는 더 깊숙이 들어가고 있었다.
해변을 볼 수 없는 길이 이어져 있고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으로 갔다. 골목의 끝에서부터 이어진 현지인들의 거리인 야시장 길은 작은 리어카에서 오만가지 음식이 만들어지고 무료 카지노 게임. 우리는 위풍당당해진 개선장군처럼 허리가 펴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며 좌우를 살피며 내가 너희들을 구원하겠다는 눈빛을 보이며 걸어갔다. 호객을 위해 무슨 말을 자꾸 해 댔지만 영래는 갈 곳이 기억난 것처럼 앞만 보고 걷기만 했다. 나는 여기도 저기도 가고 싶고 먹고 싶었지만 뒤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길의 끄트머리에 있던 쌀국수마차 앞에 놓인 플라스틱 테이블과 의자에 앉았다. 국수를 주문하고 먹으면서 말을 한다.
"겁나 무섭구먼요." 표정은 아닌데 무섭다고 한다.
유럽의 거인들을 춤으로 제압해 버린 영래는 가만히 있으면 맞을까 봐 겁나서 왜 그랬는지도 모르게 춤을 췄다고 한다. 그리고는 그냥 도망쳐 나온 것이다. 우리가 도망친 건지 관심이 없어진 건지 귀찮아서 그냥 내버려 둔 건지 분간하기 어렵지만, 펍을 빠져나온 건 확실하다. 뜨거운 쌀국수 때문인지 술을 마셔서 그런 건지 무서워서인지 영래의 얼굴은 온통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붉은 무료 카지노 게임 같았다. 명절에 큰집에 가면 오랜만에 본다며 먼 친척 어른들 앞에 세워두고큰소리로 인사하라며 말하는 아빠옆에서 작은 목소리로 인사하고 뭐 잘하냐고 물어보는 잘 모르는 어른들 앞에서 노래 불렀던 수줍음을 이겨내기 위해 얼굴이 빨개진무료 카지노 게임 같았다. 나는 웃었다. 영래가 좋아서 웃었다.
국수보다 더 좋아하는 돼지고기덮밥을 한 그릇 추가해서 먹고 나니 붉은 무료 카지노 게임와 나는 지나 온 길을 되돌아가면서 뭘 할지 생각도 없이 어슬렁거렸다. 호객하는 어떤 남자의 손짓에 영래는 태국말을 주고받더니 좋은데 있다는 데 가보자고 한다. 은근히 바라고 있었던 나는 마다하지 않았다. 이럴 땐 특별히 설명하지 않아도 남자들은 통하는 게 있는 듯 자세하게 묻질 않는 법이다. 수컷의 본능이라는 말을 누가 먼저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쾌락을 위한 이 욕구는 참을 수가 없었던 것 같다.
낮에는 전통시장인 야시장은 그저 껍데기였다며 진짜가 무엇인지 보여 주겠다며 따라오라는 호객꾼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도 행색은 이래도 진짜 내 모습은 대단한 것처럼 으스대며 따라갔다. 내 옆에 영래는 아직도 붉은 얼굴이 가시지 않았다. 옆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경주마의 눈빛을 하고 무료 카지노 게임. 우리는 또다시 케이트 모스를 향해 홀린 듯 걸어갔다.
낮에는 식당이고 밤에는 술집인가 보다. 그것도 좀 색다른 술집. 여자를 옆에 앉히고 여자를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그런 곳이라면 푹신한 소파에 등을 기대고 따라주는 술을 마시는 곳인 줄 알았는데 식당에서 쓰는 각진 테이블과 허리를 세워야 하는 의자에 앉다니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모든 게 다 용서되는 미모의 종업원을 보고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웃을 뿐이었다.
너무 예쁘다. 너무 예뻐서 너무를 너무너무 붙여주고 싶을 정도로 예뻤다. 내 옆에 앉지 않았지만 내 심장은 두근거렸고 어깨가 드러난 옷과 살의 경계선에 내 시선은 행복을 찾고 무료 카지노 게임.
"너무너무너무 예뻐요. 베리 베리 베리 비유티플!"
"쌩큐."
내 눈은 동그래지고 무료 카지노 게임를 쳐다보며 이렇게 예쁜 천사에게서 어찌하여 이런 목소리를 가지게 하셨을까라며 의문을 가지며무료 카지노 게임를 보고 있으니 나를 보고 웃는다. '레이디보이', '트랜스젠더' 하리수 때문에 생소하지는 않았지만 바로 옆에서 보기는 처음이었다. 눈은 동그래졌고 아마 그랬을 것이다. 두근대는 심장은 멈추질 않고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 몇 잔의 술을 비우고 나서 나 역시 받아들이기로 결심이라도 한 듯 무료 카지노 게임에게 말했다.
"나 좀 뭔가 이상해! 이 여자? 아니 남자? 아니 이 사람이 너무 예뻐 보이고 심장이 두근거려. 혹시 나도 그런 건가?"
"형님. 저도 그래 요잉? 심장이 겁나게뛰어버려요잉."
무료 카지노 게임는 이 사람에게 고백하기로 했다. 당신을 사랑하게 될 것 같다고 무료 카지노 게임도 이제 모든 것을 인정하겠노라고 나의 정체성을 인정하려고 할 때 말해준다. 레이디보이 중에는 허리 위로 수술을 했고 그 밑으로 수술을 안 한 사람도 있다고 하며 자신은 밑에는 수술을 아직 안 했다고 한다.
"아~"
깊고 깊은 단전에서부터 억눌려 있던 나의 탄식은 이렇게 단말마로 분출되었다. 그리고 나는 나의 성 정체성을 원상복귀 시켰다. 영래도 그런 눈빛을 하고 있었다. 또 웃었다. 눈빛만 봐도 웃긴 일이었다. 기대했던 것들에 당황하고 안심하는 무료 카지노 게임였던 것이다. 벽에 붙은 거울에 비친 나도 붉은 무료 카지노 게임였다. 얼굴이 빨개진 나도 무료 카지노 게임가 되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