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4~03.02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가 된 것 같다
2월달은 차로 시작해서 차로 끝났다. 처음에는 눈길에 미끄러진 차만의 문제라고,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사고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본질은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내 삶이 꽤나 취약한 기반 위에 위치하고 있는 걸 모르고 있진 않았다. 언제나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살아가는데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아주 작은 균열 하나만으로도 일상이 와장창 무너져버릴 수 있다는 것을 잊고 산 건 아니었을까. 2월 내내 그 생각에 사로잡혀있었다.
저번주에 깨달은 게 하나있다. 나는 선택을 계속해서 미뤄왔고, 이제는 내 선택들로 삶을 채워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말이다. 여태까진 선택하지 않은 선택들을 받아들이면서 삶의 불공정함을 의심없이 받아들이며 살았던 것 같다. 그렇게 둔감하고 자기표현 없이 살았기 때문에 이만큼 버텨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선택하지 않으면서 살다보니 남은 건 '내 것의 없음'이라는 억하심정뿐이었다. 그 내 것에는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없었다. 내가 선택하지 않았으니 내 것 같은 과거도 없을 뿐더러, 현재는 말할 것도 없고, 미래의 나는 한 치 앞도 그릴 수 없는 지경에 빠진 것이다. 그런데 그게 이젠 좀 싫어졌다.
다음 단계에는 뭐가 있을지 궁금하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그 중 한 분과의 에피소드는 사연에 답변하는 업무에서 풀었더랬다) 난 기대했었나. 기대한 적이 없었다. 기대를 접으니 기대할 게 없었다. 나의 다음은 기대로 가득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되는 카지노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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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 텍스트에서 경이로움을 마주하는 순간들이 있다. 《지.: 지구의 운동에 대하여》는 정말 오랜만에 만난 소름돋는 카지노 게임였다. 내용이 크게 대단하진 않다. 종교의 힘이 막강하던 유럽, C교의 탄압 속에서도 '지동설'을 믿고 진리를 지켜가던 사람'들'의 카지노 게임다. 그들은 먹고 사는 문제, 출세욕, 자신의 안위보다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한다. 주로 '진리'라고 표현되는 그 형이상학적인 가치를 위해 많은 인물들이 기꺼이 목숨을 내놓는다.
돈과 권력이 모든 것을 잡아먹은 자본주의 시대에도 '가치'와 '의미'는 유효하다고 믿는다. 나는 그 중에서도 '인간다움'과 '아름다움'을 동경한다. 아마도 내가 가져본 적 없고, 가질 확률이 높은 업을 갖고 있지도 않으며, 앞으로도 가지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기에 이런 말들을 쉽게 내뱉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마 나도 손에 무언가를 쥔 사람이 된다면 나도 나의 안위를 위해 논리를 엄청 붙여가며 설명하겠지. 근데 그건 참 아름답지 않지 않은가.
돈 안 되는 이상을 품고, 그것에 대해 카지노 게임하고, 소중하게 지켜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보이는 세상이 된 것 같다. 그 와중에도 인간다움과 아름다움을 논하고, 나누고, 확장해가는 카지노 게임가 남아있다는 것이 참 고맙고도 감격스러웠다. 이 책은 그저 지동설만의 카지노 게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삶에 대한 카지노 게임이고, 인간에 대한 카지노 게임이고, 아름다움에 관한 카지노 게임였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그 본질적인 카지노 게임가 이 세상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일본 만화 특유의 전체주의 뽕(?)도 한몫하는 것 같다. 《진격의 거인》이 보여주는 군국주의 속 집단을 위한 개인의 희생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개개인 단위가 아니라 인류 단위로 사고하고, 카지노 게임하는 큰 스케일이 특히 '의지를 이어간다'는 포인트가 묘하게 감정을 건드린다. 개인주의를 넘어서는, 시대를 역행하는 그 포인트가 일상에서 들려오는 지긋지긋한 노이즈와는 반대방향이어서 그런 걸까. 생각이 많아지는 포인트.
넷플릭스에 애니가 있으니 약간 텀을 두고 다시 이 카지노 게임를 따라가볼 생각이다. 《아프다는 것에 관하여》와 함께 2025년 1/4분기 베스트 책으로 선정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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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3 나오면 따라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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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싹 지우고 리뉴얼
실시간 카지노 게임 기록은 아래 인스타에 하고 있다.
문장 밑줄 치고, 그때 든 감정/생각을 바로 기록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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