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노고를 ‘모른 척’하는 불성실함에 대하여
서점에 들어가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눈을 사로잡는 책을 집어든다. 잠깐 훑어보니 더욱 흥미가 생긴다. 책은 얇았고 내가 가진 시간은 충분했다. 몇 장을 넘기다가 '아차!' 이내 책을 덮고 휴대폰에 제목만 메모해 둔다. 책 한 권에 들어간 노력이 내가 가늠하는 것 이상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까까머리 중학생이 도서대여점에 들어간다. 돈이 없기도 하고 아깝기도 하여 책을 고른다는 명목 하에 두어 권의 만화책을 후루룩 읽어 버린다. 대충 봐야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약간의 눈치와 적절한 스텝. 꽤 괜찮은 거래다.다음 권 하나를 집어서 300원을 내고 나온다.학생은 뿌듯했다.
# 우연히 마주친 야크(yak). 배낭여행자는 이 흔치 않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카메라를 들고 여러 차례 셔터를 누른다. 사진을 십여 장 찍은 후에야야크의 주인이 앉아 있음을 알아챈다. 그가 자신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는 사실도. 여행자는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들어 사진을 지운다. 그리고 당당히 그 앞을 지나간다. ‘나는 역시 쿨하다’고 생각했다.
지금보다 어리고 어렵던 시절일지라도 후회되지 않는 건 아니다. 누군가 언질을 해 주었다면 달리 행동했을 거라 변명을 한들 부끄럽지 않은 것도 아니다. 나는 그동안 누군가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그 결과물들을 얼마나 가볍게 다루었는가. 그들의 노력 앞에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사과의 제스처는 필요하지 않았을까.
내가 경험한 그것은 그들의 몇 개월, 몇 년 혹은 몇십 년의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세상 어느 하나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 그것을 만들기 위해, 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실제 투입한 시간과 노력이 크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내게는 별 것 아닐지라도 그들에게는 소중하고 중요한 것일 수 있다. 더 근본적으로, 그들의 그것은 내 것이 아니다. 나는 그들과 그들의 것을 존중해야만 했다.
앞으로도 카지노 게임 것이 내 것만큼 소중하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카지노 게임이 무엇이든,
무심할지언정 무시하지는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