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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혈키 Mar 10. 2025

장카지노 게임(3): 나를 만든 건 8할이 분노

웃기는 사람들, 장카지노 게임 인터뷰 (3)

*2편에서 계속됩니다


장카지노 게임의 창작론

그동안 했던 코미디들을 살펴보면 ‘부조리’를 소재로 다룬 게 많아요. 상황 설정이나 서사를 부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더라구요. 당장 <사코팍에 나오는 캐릭터가 전부 부조리잖아요. 마약하는 선생님, 초등학교 다니는 로봇 친구 등등. <메추리 오남매에서도 돈없는 영웅들, 영웅인데 있는 왕따 이런 거 다 부조리. <신병은 뭐 군대 배경이니까, 군대 자체가 부조리의 집합체. 부조리를 바닥에서 끌어올리는 걸 좋아하는 거예요?

맞아요. 약간 인간적인 특성이랑 연결되어있는 건데, 용서를 못 해요.(책상을 치며)이 좆같은 세상?그쵸. 세상에 대한 용서를 못 해요. 나를 좆같이 대했던 고등학교 선생님, 나를 좆같이 대했던 군대 선임이나 그 집단. 왜 나 군대에서 괴롭힘 당하게 만들었어. 왜 그 때 존나 때리고 인간 대접도 못 받게 하고. 지금 휴대폰 소지 가능하게 해서 사람답게 살 수 있잖아. 학교에서는 머리 안 깎았다고 뺨 때리고 그랬는데, 지금은 근절하다 못해 신고하면 경찰와서 염병하고.고칠 수 있는 건데 왜 나는 당하게 했어. 이 부조리에 대한 분노가 너무 커요.여전히?여전히도. 나한테 좆같은 말했던 카지노 게임이나 타인들, 방관자들. 그런 카지노 게임들은 못 잊어요. 안 잊혀지고 머릿속에 지금도 트라우마로 계속 남아있는 거죠.


카지노 게임다시 보면 <신병은 트라우마 덩어리로 이루어진 콘텐츠다.


그게 나쁜 방향이 아니고 어떻게 콘텐츠라는 걸로 발현이 잘 됐네요?

그러게요? 이상한 곳에서 용기가 있는 거 같아요. 당했을 때 바로 멱살 잡고 ‘왜 그러는 거야 시발’ 하는 게 아니라, 당하고 나서 쌓아놨다가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용기가 있었나 봐요. 왜냐면 보여주는 용기가 없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이거는 못 보여줄 거 같아’ 이런 게 저한테는 없어요. 그냥 다 봐! 이런 부조리를 보여줄 수 있는 용기는 한계를 뚫어버린 거죠. 너무 다행히도 창작으로 발현이 잘 됐죠.


시대적인, 기술적인 상황이 딱 들어 맞았네요.

너무 잘 맞은 거죠. 우리가 그 시절이잖아요, 끼인 세대. 뒤지게 쳐맞고 있었는데 갑자기 위에서 선진병영 만든다고 하는 과도기에 있던 카지노 게임들. 선생님들이 매를 상시로 가지고 다니면서 싸대기 때리다가, 갑자기 폭력 근절한다고 하던 시절. 그 때 억하됐던 감정들이 있잖아요. 근데 내가 딱 몇 년 전에만 태어났어도 UCC 세대로 끝났을 거예요. 기술적으로 어도비가 확 올려주면서 달라졌죠.CS 시리즈에서 CC(Creative Cloud)로 보급을 딱 시켜주면서.그렇지. 포토샵 하나 설치하기 힘들었던 시절에서 누구나 편집 프로그램 만질 수 있는 시대가 됐죠.그러니까! 시대 운이 맞아 떨어져주면서 풀린 거죠. 진짜 운이 좋은 카지노 게임이죠. 샤라웃 투 어도비.


그 분노가 코미디로 발현된 게 진짜 다행이다. 그게 안 되고 어긋나는 카지노 게임이 얼마나 많아요.

부정적으로 갔을 수도 있죠. 사기꾼이 됐을 수도 있고.이런 거 보면 인간의 기질이라는 게 있는 거 같아요.진짜 맞아요. 부모님이 되게 선하셔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도 있고.


그러면 연기도 좀 타고 난 걸까요? 지난 번에 보도방 실장 캐릭터 나오는 에피소드봤을 때는 와… 아니 어떻게 이렇게 연기를 하지? 너무 잘하는 거예요 진짜로. 저런 연기는 살리기가 정말 쉽지 않았을 텐데, 뭐 보고 계속 연구하는 거예요?

기시감에 의존을 해요. 어떤 말을 했을 때나 어떤 플로우로 대사를 뱉을 때 그 업계에 종사했던 카지노 게임이 할 것처럼 기시감이 드느냐에 의존을 많이 해요.


카지노 게임<사코팍 '미영이' 에피소드의 보도방 실장. 보면서 계속 감탄을 했었다.


그 기시감은 어디서 나오는 거예요?

보도방 실장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에요. 어떤 직책을 갖고 있는 카지노 게임이랑, 이 카지노 게임이 쓸법한 단어들을 합치면 그 업계 카지노 게임이 되는 거잖아요. 이 카지노 게임은 어디에 있는 다른 카지노 게임일 수도 있죠. 휴대폰 가게 실장님일 수도 있고. 근데 특정 업계에서 쓰는 언어를 가지고 오면 그 업계의 실장님이 되는 거니까. 저 보도방 실장은 뭔가 차분한데 또 ‘어이~’ 카지노 게임 부르고 하는 인자강(인간 자체가 강한 느낌)같은 카지노 게임이랑 대화했던 경험에서 나온 거죠. 나랑 너무 경험치가 차이가 나고, 나를 내려다보면서 얘기하는 듯이 느껴지니까 그냥 얼어붙었던 경험.


누구였어요? 기억나요?

모르겠어요.


그럼 보도방 실장도 방금 말한 기시감의 총체였어요?

음… 갑자기 창작의 매커니즘에 대해서 얘기를 하자면.얘기해줘요.저도 고민하다가 답을 얻은 거예요. 우리가 생각을 하잖아요. 생각을 하는 행위를 페달을 밟는 페달질이라고 할게요. 지금껏 살아오면서 보고 느꼈던 인풋들은 영원히 무의식에 무한하게 저장되어 있다고 느껴요. 그래서 사람을 우주라고 하는 거고요. 그리고 창작은 우주랑 연결된다고 하죠. 상상이라는 페달질을 하면, 우주 속 무한한 서버실에 쌓여있는 데이터랑 내가 만들고 싶은 목표가 점점 동기화되어가거든요. 싱크가 맞아가요. 내가 생각을 멈추면 동기화가 멈췄다가, 다시 상상하면 페달이 돌아가고. 똑같은 고민, 똑같은 생각, 똑같은 단어만 계속 반복하더라도 그 목표를 향해서 계속 상상을 하면 어느 순간 딱 만났을 때 영감이 나온다. 이게 제가 생각하는 창작의 매커니즘이에요.


카지노 게임열정적으로 본인의 매커니즘을 설명하던 카지노 게임. 눈이 반짝거렸다.


꽤나 추상적이네요.

그쵸. 창작을 할 때 고통이 어디서 오느냐 라고 하면, ‘이 만남이 오늘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겠다’하는 불확실성이에요. 이게 내 밥줄이랑 연결되어 있다 보니까 ‘오늘은 돈을 못 벌겠다’라는 생각까지 들어버려요. 사실 잘 가고 있을 수도 있고, 저한테 다가오고도 있거든요? 하지만 매번 100%로 의심 돼요 매번. 그래서 참 얄궂죠 이 일이.


페달질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거예요?

그냥 계속 내가 할 수 있는 생각을 하는 거예요. 보도방 실장이면 어떤 말을 할까. 어떤 단어를 쓸까. 어떤 뉘앙스로 말할까. 비꼴까? 다독일까?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는 생각들을 무한정으로 굴리는 거예요. 사실 실장 느낌은 레퍼런스가 있긴 한데 그건 비밀.어쨌든 그것도 머릿속에서 나온 거네요.그렇죠. 왜냐면 그 분은 쳐다볼 수가 없는 분이에요. 근데 업계에서 엄청 오래 구르고 구른 느낌을 어디서 봤던 기시감으로 만들어 낸 거죠.



나는 나, 캐릭터는 캐릭터

장삐쭈의 내면에 대해 더 묻고 싶은 게 있어요. ‘장삐쭈’ 채널에서의 콘텐츠들은 대부분이 단편이었고, 긴 호흡으로 가져간 연속물로서의 첫 시리즈가 <신병이었죠. <신병에서는 주인공인 ‘최일구 병장’이 장삐쭈 자신을 투영하는 캐릭터였잖아요. 어떻게 보면 재현물의 재현 캐릭터였었죠.

그렇죠. 맞아요.


그런데 <사코팍은 2년 넘게 연재 중인 창작물이고, 전부 나사 하나씩 빠져 있는 캐릭터들로 구성된 피카레스크(주인공을 포함한 등장인물들이 도덕적 결함을 가지고 있는 장르)예요. 단편과 달리 길게 이어가는 연속물이라는 시점에서, <사코팍에 나오는 주인공 4인방은 어느 정도 작가로부터 투영되는 감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주인공들이 창작자로서의 생각이나 감정이 반영된 캐릭터들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잠시 생각하다가)그러니까… 저한테는 여러 가지 에고(ego, 자아)가 있어요. 이 사회 안에서 내가 기훈 님 앞에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 말투, 목소리들은 다 기술적으로 연출된 모습이거든요. 왜냐면 나는 가오나시 같은 사람이에요. 실체가 없어요. 내가, 장카지노 게임가 연기하는 아저씨, 연기하는 착한 사람, 연기하는 막 나가는 사람들은 다 제 안에 있는 모습이에요. 그리고 원한다면 나는 그 사람처럼 살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나는 가장 무난하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그러면서도 호감으로 비춰지고 강단있게 보일 수 있는 나의 모습을 표현하며 살고 있는 거죠.


'사코팍'의 주인공 4인방. 왼쪽부터 서준, 도윤, 정혁, 로봇.


이런 지금의 내 모습을 기본 착장이라고 생각을 해요. 주인공 4인방들 모두 캐릭터가 다르죠. 도윤이 같은 나의 착한 마음, 서준이 같은 막 나가고 터프한 마음, 혁이처럼 툭툭 농담 던지면서 비꼬고 싶은 마음, 로봇 같은 쿨한 마음, 이런 것들이 전부 내 안에 있는 거예요. 뭔가 투영한다기 보다는… 투영 맞다. 투영하는 거죠. 내가 터프하기만 한 사람은 아니고 여자를 연기할 만큼 여성적인 모습이 있으니까, 미영이 연기할 때는 여성적인 모습이 나오는 거죠.


투영이 된 캐릭터지만, 그게 장삐쭈 본인이 갖고 있는 무의식들이다.

‘사코팍’에 있는 캐릭터들을 빌려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다? 아니거든요. 아니에요. 사람들이 오해하는 게, 어떤 발언이 있으면 서준이가 한 말이 아니라 장삐쭈 생각이라고 치부해 버려요.캐릭터를 안 봐주는 구나.유튜브가 그게 굉장히 심해요. 장삐쭈라는 채널 주인이 너무 앞에 있어요. ‘사코팍’ 속 사람들 다 캐릭터가 각자 있는 거고 유기적으로 움직여요. ‘사코팍’ 세계는 내가 쳐다보면 시간이 흐르고, 쳐다보지 않으면 시간이 멈춰요. 들여다 볼 때 얘네들끼리 말하고 놀아요. 나는 그걸 보고 그냥 받아쓰는 거고.


무의식이라는 건 컨트롤하거나 통제하는 게 아니듯이, 장삐쭈라는 가오나시 안에 캐릭터들이 있고 그걸 장삐쭈는 끄집어내서 한번씩 보여주는 것 뿐이다. 그런데 보는 사람들은 이 캐릭터를 장삐쭈와 동일시해버리는 게 속상하다는 말이네요.

장삐쭈가 하고 싶은 생각, 장삐쭈의 사상으로 취급해요. 심지어 예를 들어서 서준이가 우고, 도윤이가 좌예요. 서준이가 도윤이를 말싸움에서 이겼어. 그러면 장삐쭈는 우다. 이렇게 되는 거예요. 서준이가 도윤이를 이길 때도 있고, 도윤이가 서준이를 이길 때도 있는 거예요. 친구들끼리 으레 말다툼하는 장면일 뿐인데. 그걸 창작자가 뱉고 싶은 메신저로 사용한다는 오해와 프레임이 엄청 강하다고 느껴요.


유튜브라서 그런 반응이 심한 것도 있고, 장삐쭈라서도 그런 것 같아요. 워낙에 장삐쭈라는 사람의 캐릭터가 강하기도 했으니까.

오래 하기도 했고. 장삐쭈 캐릭터 만들어서 캐릭터 플레이 하기도 했다 보니 친근감이 있나 봐요. 댓글에서 ‘삐쭈 형’ 부르는 거 보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이게 어떻게 보면 패널티인데, 어떻게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봐요. 뭐 한낱 유튜버고 더빙만 하고 사람이 앞으로 나선 적은 없었는데도 사람들이 장카지노 게임라는 사람을 좋아해주는 거죠.

그런데 ‘장카지노 게임’ 채널에 장문 썼던 것처럼 이제는 무대 뒤로 가고 싶어요. 내 존재를 좀 옅게 만들고 싶어요.


쉽지 않을 것 같긴 해요. 콘텐츠로 더 보여주고 싶다는 말이죠?

‘언젠간 <유퀴즈에 나가겠지? 언젠간 <라스에도 나가겠지?’ 같은 기대를 품은 과도기도 있었어요.카지노 게임이면 누구나 한번 정도 꿈꿔 보는 것들이죠 뭐.어느 정도 자수성가한 카지노 게임이다 보니까(웃음). 그런데 아니란 걸 알았죠. 나는 저런 TV 나가서 개인기하고 하입 끄는 프론트맨은 아니구나라고 깨달았죠. 내 존재를 점점 줄이면서 얼굴 공개도 확 해버린 거예요.


*4편에서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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