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사람들, 장카지노 쿠폰 인터뷰
*3편에서 이어집니다
이제 거의 마지막 질문이에요. 지금도 만담에 관심이 많아요?
많죠.여전히?여전히. 일단 내가 시작했던 콘텐츠가 남매끼리 말싸움 주고받는 티키타카였어요. 이게 다 만담 형식이거든요. 보케, 츳코미, 보케, 츳코미. 이렇게 말싸움을 하는 것에 본능적인 매력을 느껴요.그냥 재밌구나.그냥 재밌어. 서로의 살짝 정제된 말들이 왔다 갔다 하는 그 맛. <사코팍도 마찬가지고, 제 콘텐츠 근본은 만담이에요.
옛날부터 그냥 좋았던 걸까요?
내가 왜 만담을 좋아하게 됐을까에 대한 생각은 안 해봤어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영향이 ‘투니버스’에 있었던 것 같다. ‘투니버스’가 <이누야샤부터 해서 <명탐정 코난이나 전부 다 만담의 형식을 띠고 있단 말이에요. 어렸을 때 재밌게 봤던 애니메이션의 영향이 엄청 크지 않았을까. 이거 말고는 없는 것 같아요.
나는 그때 <정글은 언제나 맑음 뒤 흐림 진짜 좋아했어요.
아~ 그것도 진짜였지.이거 보느라 맨날 밤 늦게 잤어요. 방영을 밤 11시 30분 이때 하니까.그거 완전 만담 만화잖아요. ‘그럴 리 없잖아!’ 이런 거 하고(웃음). 이런 거 보면서 체화됐던 것 같네.매니악한 것들이 다 밤에 했잖아요. <정글은 언제나 맑음 뒤 흐림 보고 나서 12시에 <심슨 가족 보고, 새벽 1시 되면 <탐정학원 Q나 <소년탐정 김전일처럼 수위 높은 거 보고.<탐정학원 Q 나오면 무조건 채널 돌렸는데. 왜냐면 <김전일에 대한 의리 때문에.(웃음)의리랑 뭔 상관이람.<김전일이 클래식인데 너무 따라하는 느낌이 있었어요.
물어보려고 했던 거 생각났다. 애니메이션을 계속 해왔잖아요. 장점이나 한계점이 있어요?
장점만 있고, 애니메이션의 단점은 장점이 다 커버해줘요. 로케이션같은 제한이 없다라는 게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장점. 진짜 어마어마하게 커요.지금 애니메이터 분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기도 하고.내가 상상한 거 같이 얘기해서 웬만큼 합의하면 그냥 나와요. 상상력에 제한이 없죠.
스튜디오 장삐쭈 식구들은 진짜 식구라고 느끼겠어요. 멤버들로 콘텐츠도 자주 만들었었고.
나 정말 사랑하거든요. 정말 내 인생에 큰 축을 담당해주고 있는 친구들이에요. 내향인이라고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니잖아요. 외로움은 결여될 수 없는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제 낯선 사람들하고 만날 때는 게이지가 빨리 떨어질 수밖에 없는(웃음).
지금 애니메이터가 몇 명 있어요?
14명.와 더 많아졌네. 그러면 한 편 만들 때 기간이 얼마나 걸려요?2~3분 짜리 영상은 기획이 하루, 제작이 하루해서 이틀이면 나와요.진짜 빨리 나온다. 후딱 만들고 집에 가서 좀 쉬고?그렇진 않아요. 멤버십 용으로 오리지널 20분 짜리 만드는 거 도와주고 하느라 다같이 으쌰으쌰하는 편이에요. 이제 더 뽑아야죠. 매출도 늘었으니까.
매출은… 조심스럽긴 한데. 채널 전환하고 좀 달라졌어요?
다르죠. 매출은 훨씬 다른데, 더 중요한 게 있어요. 브랜디드 콘텐츠 안 하는 거. 지금 힘든 거 없다고 했잖아요. 브랜디드 콘텐츠가 진짜 힘들었거든요. 근데 이제 내 콘텐츠만 해도 된다는 게 정말 엄청난 차이가 있어요. 이건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라요 진짜.
‘장카지노 쿠폰’ 채널을 7년하고 ‘사코팍’으로 전환을 했잖아요. ‘사코팍’도 7년 할 수 있을까, 질문하려고 했는데 그건 걱정할 필요가 없겠네요. 몇 년을 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네.
이제는 ‘전원일기’예요. 영겁으로 가는 거지.목표가 ‘전원일기’라고? 와, 이렇게까지 큰 목표일 줄 몰랐다.진짜 30년, 40년 할 거예요. 내가 ‘사코팍’ 전환한다고 쓴 글에서 ‘이제 무대 뒤로 퇴장하려고 한다’라고 정확히 썼거든요. 근데 그 위에 ‘또 언젠가는 장삐쭈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적인 얘기를 해놨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형 장삐쭈 채널은 언제 돌아와’ 이런 댓글을 쓰면서 뭐라 하더라고요. 사실 장삐쭈는 옛날 이름이고, 이제 그냥 ‘사코팍’의 아버지로 살다 죽을 생각이에요. 구 장삐쭈, 현 박남한(*사우스 코리안 파크를 한국식으로 치환한 이름. 박=Park, 남=South, 한=Korea).
구양현조를 이은 구장현박.
조금 뿌듯한 건 있긴 해요. ‘장카지노 쿠폰’ 채널을 안 한지 꽤 됐는데, 연금처럼 계속 들어오는 게 있어요. 보면서 스스로 ‘아 진짜 열심히 했구나’ 느끼죠.마치 연예인들 재방료같은 거네. 그동안 허슬했던 보상일까요.그런 것 같아요. 그만큼 사람들이 또 볼 수 있는 콘텐츠라는 거잖아요. 업로드했을 때 소비되고 마는 게 아니라, 만드는 당시에도 진짜 재미를 계속 찾았거든요. 휘발되지 않고 계속 보게 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는 게 뿌듯하더라고요.
오마주도 많이 있었잖아요. <메추리 5형제도 오마주고, <개그 만화 보기 좋은 날 대놓고 오마주했던 ‘미쳐버린’ 시리즈도 있었고, <신병도 어떻게 보면 ‘5인용’의 오마주라고 할 수 있고. 오마주할 것들이 다 끝나서 ‘장카지노 쿠폰’ 채널이 끝난 것도 있을까…? 이건 너무 폄하겠죠?
그렇다기 보다는 ‘사코팍’을 ‘장카지노 쿠폰’ 채널에서 했을 수도 있죠. 이게 또 새로운 오마주니까. 아 그렇네. 근데 이걸 떼어서 새로운 채널로 시작을 한 거니까, 사실 현재 진행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헌터X헌터 작가가 셀프 오마주했다는 것처럼 ‘장카지노 쿠폰’ 채널에 올렸던 거 다시 끌어오고 하는 식으로?그렇죠. 우리 것도 가져오는 거지. ‘사코팍’화된 ‘신병’ 캐릭터들이라던가.
내가 인터뷰 준비하다가 어제 삐쭈 님 맨 처음에 올렸던 보노보노 더빙 영상까지 봤어요.
와 진짜 끝까지 갔네. 근데 그때랑 다를 게 없어요. 그때는 파릇파릇했죠. 싱싱했지. 아무튼 그때나 지금이나 뭐.
그 얼마나 다른지를물어보려고 했는데 다른 게 없어서 물어볼 필요가 없네.
다른 게 없어. 다른 게 없어. 환경이 변한 게 없어서.하지만 사람이 안 변한다고 해도 대부분 나도 모르게 변하니까.나라는 사람 자체가 극단적으로 변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는 것 같아요. 기존에 있던 성격이 지금 세상에서 어떻게 밸런스를 맞출 수 있을지. ‘숏폼이 대세니까 우리는 짧게 치는 영상 위주로 간다’가 아니라 ‘내가 하고 있는 걸 고수하면서 어떻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것처럼. 계속 밸런스를 맞추는 고민을 해요.
끝이 없구나.
끝이 없어요. 밸런스 맞추면 또 시대가 변해서 기울어지니까 다시 균형 잡아야 하고.어렵다 어려워.불확실성과 밸런싱. 평생 이 두 가지랑 싸우면서 살 것 같아요.
인터뷰가 끝나지 않았다. '여기까지 할까요'라는 말을 몇 번씩 해놓고도 할 얘기가 계속 남아있었다. 인터뷰에 실지 못하는 주제가 너무 많아서 얘기하다 걱정이 될 정도였다. 실제로 반 정도는 글에 올리지 못했다. 그 정도로 장삐쭈는 고민도, 할 말도 많은 사람이었다. 앞으로 이런 자리보다 콘텐츠를 통해 더 수다를 떨고 싶을 것이다. 더 궁금하다면 앞으로 장삐쭈의 콘텐츠를 쭉 지켜보면 된다. 아직도 할 얘기가 아주 많이 남아있을 테니.
*정재형 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