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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항아리 Mar 31. 2025

배려는 좀 더 세심카지노 쿠폰

“카지노 쿠폰는 레인지에 올려놨어. 그릇에 덜어 먹어. ”

꼬마 둘은 칸칸이 식판에 반찬을 놔줬다. 나중에 도착한 둘째의 식판에는 카지노 쿠폰만 빼고 모든 반찬을 놔줬다. 카지노 쿠폰는 식으면 맛이 없으니까 퍼먹으라고 세 번 반복해서 말해줬다.


분명 말을 해줬는데, 반복 재생을 여러 번 한 것이 기억나는데... 개수대에 놓아둔 남편의 식판에는 고기 기름이라고는 전혀 안 보였다. 남편에게는 고기 퍼먹으라고 말을 안 해줬다. 식을까 봐 레인지에 올려뒀다고 왜 그에게는 얘기를 안 해 줬을까.


“자기는 카지노 쿠폰 안 먹었어? ”

“카지노 쿠폰가 있었어? ”

아이들이 먹는 카지노 쿠폰는 보지 못한 것일까? 밥 먹을 때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가끔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무슨 밥을 먹었느냐고 물으면 전혀 생각이 안 나는 이유가 그렇게 딴생각을 하기 때문일까.


“나는 떡국이 맛있어서 잘 먹었어. ”

“떡국도 많은데 더 퍼먹지 그랬어. ”

“떡국이 더 있었어? 맛있었는데 더 있으면 먹을 걸 그랬네. “


떡국과 카지노 쿠폰가 그냥 남았다. 왜 찾아보지 않는 걸까. 뒤만 돌아보면 보이는데, 손만 뻗으면 보이는데.


“아빠한테 카지노 쿠폰 드시라고 얘기 안 해줬어? “


남편이 밥을 먹을 때 둘째 녀석은 이미 식탁을 벗어난 후였다고 한다. 아들 녀석이 밥을 빨리 먹는다는 걸 미처 생각지 못했다.


고기가 식어도 그냥 퍼 놓을 걸 그랬나. 매번 밥을 먹으려면 들이닥치는 손님들 덕분에 허겁지겁 급하게 먹고, 먹다 일하다 다시 가서 먹고, 퍼놓은 밥과 국이 다 식도록 식탁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남편의 식사다. 나는 알아서 따뜻하게 데워 먹는데 남편은 그게 안 되니 참 애가 마르다.


왜 뭐든 챙겨줘야 먹는 것일까? 내일은 데움 용 레인지를 식탁으로 옮겨야겠다. 눈에 보이면 먹겠지. 그리고 중학생 아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내 님의 귀에 인이 박히도록 반복 재생해서 말해줘야겠다. “당부의 말씀, 블라 블라~~”


아이를 챙기듯 남편에게 좀 더 세심한 카지노 쿠폰가 필요하다. 남편은 한 명의 아이 몫을 거뜬히 하니까.


남편이 스스로 챙겨 먹는 것은... 그래도 있긴 있다. 물과 커피 그리고 라면.


남은 카지노 쿠폰는 다음 찬으로 넘겼다. 남은 떡국은 따끈했다. 냄비 채 들고 가 후루룩 먹었다: 깍두기와 함께 먹는 떡국은 참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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