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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항아리 Apr 02. 2025

카지노 쿠폰 권하는 엄마입니다


“ 집에서 카지노 쿠폰 내려서 가지고 가. ”

아이에게 카지노 쿠폰 권하는 부모가 되었다.


중 2 아들은 매일 학교 앞 편의점에 들러 캔카지노 쿠폰를 마신다. 무슨 카지노 쿠폰를 마시냐니 단 것 가득한 음료였다. 그래도 편의점 음료를 마시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어 집에서 카지노 쿠폰를 타 가지고 가라고 했다. 350ml 보온병을 씻어 말려 둔 것이 일주일 전이다.


복이의 흐느적거리는 몸은 아침에 유독 더욱 느려진다. 그런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을 끓인다. 밥 먹기보다 아침의 카지노 쿠폰가 절실한가 보다. 이런 어이없는 중학생을 봤나.


그러나 주말에 엄마, 아빠의 카지노 쿠폰를 준비하던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물이 펄펄 끓는 동안 저울을 준비한다. 컵을 저울에 올린다. 드립백을 뜯어 걸친다. 물을 일정량씩 붓는다. 오늘은 브라질 레드버번. 부모님 카지노 쿠폰를 타주면서 원두 이름을 배웠다. 드립백으로 브라질 레드 버번을 가장 많이 먹으니 그것만 안다.


엄마는 옆에서, 아빠는 뒤쪽에서 아이에게 당부의 말씀을 한다.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뜨거울 때 닫으면 안 돼. 터질 수 있어. “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보온병에는 한 김 식혀서 넣어. 70퍼센트만 넣어. ”


같은 말을 돌림 노래 부르듯 해주시는 부모님의 관심 속에 아이는 물을 내린다. 드립백은 양이 적다. 하나 내리고 부족하다며, 카지노 쿠폰 하나를 더 뜯는다. 카지노 쿠폰를 보온병에 따른다.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보온병에 따를 거면 다음번엔 서버에 내려. 주둥이가 있어서 따르기 좋아. “


따뜻한 카지노 쿠폰가 흐른다. 반은 보온병에 반은 바닥에 주르륵 쏟아졌다. 다음번엔 꼭 서버를 놓아주자. ‘아들아, 아침의 번잡스러움은 왜 나의 몫인 것 같으냐. ’

두 번째 카지노 쿠폰를 내리고 따른다. 70퍼센트가 넘는다며 조금 남겨진 카지노 쿠폰는 마시려고 한다. “남은 건 엄마를 위해 남겨두면 안 되겠니? “ 몇 모금 안 되지만 아들이 준 카지노 쿠폰는 언제나 맛있다.


조금 남은 카지노 쿠폰를 남겨두고, 쓰레기와 저울도 남겨두고 아이는 자신의 보온병만을 들고 자리를 떴다. 보온병은 열린 채 내 책상 위에 아슬아슬하게 자리를 잡았다. 누군가가 손이라도 휘젓다 ‘퍽!‘ 치기라도 하면 금세 떨어져 카지노 쿠폰 바다가 될 것 같은 그림이 그려지는 자리였다.

아이를 다시 불러 뒷정리를 부탁했다. 카지노 쿠폰 물이 묻은 저울만을 대충 닦아 주방 수납함에 넣고 다시 퇴장한다.


물병도 안 챙기는 아이가 가방을 앞으로 둘러메고 카지노 쿠폰 병을 물병 자리에 챙겨 넣는다. 출근하는 차 안에서 그 보온병이 참 탐이 났다.

“나중에 엄마도 보온병에 카지노 쿠폰 타 줄 거야? ”

“오늘은 학교 가는데요? ”

“아니 나중에 어디 놀러 갈 때. ”

“제 거 챙기고 나서... 엄마가 부탁하면요. ”

그냥 엄마 거 챙겨준다고 하면 어디 덧나나? 뜸 들이기는 멋없는 녀석.


중 2 아들이 카지노 쿠폰를 마신다. 고등학생 형도 안 마시는 카지노 쿠폰를 매일 마신다. 하루에 두 잔은 기본으로 마신다. 이대로 괜찮을까. 우선 350ml는 너무 크다. 작은 보온병을 주문해야겠다. 점진적으로 줄여보기로 하자.


오후에 하교한 아이는 가게에 들러 아이스 라테를 달라고 한다. 줘야 할까 말아야 할까. 안 주면 다른 데 가서 거금을 주고 사 먹는다. 단호하게 끊지 못하는 나도 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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