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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항아리 Apr 21. 2025

안녕 나의 카지노 가입 쿠폰

아침운동 실내자전거 20분

산속 마을의 아침은 촉촉하다. 숲은 물기를 머금고 있다 아침이면 대지에 골고루 뿌려준다. 아, 습하다.


나의 마른 잔디밭도 촉촉해졌다. 골고루 좀 뿌려줘라. 나의 잔디, 다 타버린 것 같은 밀빛 잔디에게도 좀 골고루 나눠줘라. 아침 이슬은 쑥을 키워준다. 잔디는 안 키워준다.



쑥잎에 이슬이 내려앉는 소리, 들릴 리가 없다. 창문을 닫았으니.



지난해에는 풀 반 잔디 반이라 반반 치킨과 같다고 했는데 이제 완연한 풀밭이다. 한 해 한 해, 아이들이 커가듯 자연스럽게 커가는 풀밭, 아니 잔디밭을 구경한다.


풀밭이 된 나의 잔디밭은 다양성을 존중한다. 쑥만 올라오는 게 아니다. 민들레... 이름 모를 풀들이 천지다. 나만 모르는 자연의 세계는 그게 규칙이다. 땅에 맞는 자가 임자가 되는 것, 어찌 보면 약육강식 같다. 그러나 온 밭을 빼곡히 잔디를 깔아줬는데 그것을 뚫고 올라온 놀라운 잡풀들이다. 잔디를 꺾고 제 스스로 뿌리를 넓혀 당당히 땅의 주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제 나의 잔디밭은 쑥밭이 되어가고 있다. 쑥은 남편이 보기엔 분명 잡초일 것이 분명한데... 밭째로 갈아엎자고 할까 겁난다. 사실 나는 풀이든 잔디는 하등 상관이 없는데. 초록 잔디를 빽빽하게 심어 놓으면 잔디만 자랄 줄 알았다. 풀이란 풀이 모두 날아와 자리를 주인으로 자리를 잡을 줄 알았나? 그저 초록 풀밭이면 좋으니 잘 키워보자고 설득해 봐야겠다.


지난해까지는 그래도 잔디밭을 꿈꿨다. 나의 오랜 소망이었다. 시골로 이사를 오며 가지게 된 작은 잔디밭에는 벌이 무서워 꽃 하나 심지 못했다. 그래도 풀씨가 날아와 민들레 꽃을 피웠고 잎만 무성하던 라벤더에 보라색 꽃이 피는 해도 있었다. 쑥이 가장 많이 올라왔다. 그런 엉망인 잔디밭을 보며 자연을 배워가고 있다. 건강한 풀밭의 의미를 알아 간다.


땅에 맞는 생명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는다.

억지 부리지 않기.

다양성을 존중하며 함께 어울려 살기.


작은 창을 통해 세상을 본다. 나의 작은 창 가장 가까운 곳에는 건강한 잔디밭이 있다. 잔디는 아직 밀빛이고 쑥이 올라오고 있다. 세상의 모든 초록이들에게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다. 쑥에게 밀려 아직 봄을 맞지 못한 잔디에게도, 빼곡한 잔디를 뚫고 봄을 맞이한 쑥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파이팅!


그건 작은 창으로 세상을 보며 아침을 달리는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나의 건강한 잔디밭을 이제는 ‘나의 건강한 초록 풀밭’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카지노 가입 쿠폰나의 초록 풀밭, 카지노 가입 쿠폰이었던, 이제는 나의 초록 풀밭


잔디를 살리기 위해 미리 잡풀들에게 칼을 들어야 했을까? 한두 해 전이라면 어찌해 볼 수 있었을 텐데, 이제는 엄두가 안 난다. 잔디를 보겠다고 잔디만 살리고 모든 풀들을 죽이는 제초제를 뿌려야 했을까? 절대 안 될 말이다. 순리대로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나의 풀밭을 나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더 이상 고집스럽게 잔디밭이라 명하지 않겠다. 안녕 나의 잔디여. 그래도 끝까지 힘내라.


카지노 가입 쿠폰잔디야 끝까지 힘내라.

운동을 하며 웬 풀 뜯어먹는 소리일까. 지정된 자리 실내자전거 위에서 다리는 기계적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나는 창을 통해 보이는 작은 세상에게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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