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정 Apr 24. 2025

소확행성 해정별: 설거지별vs식세기별(1화)

라디오와 고무장갑이 만들어준 작은 나만의 "무대"

해정아, 오늘 너의 소확행은 뭐야?

나는 나에게 이 질문을 자주 던지곤 했다.


이 날은 아마도 주말이었던 것 같아.

우연히 튼 라디오가 우연처럼 내 취향을 저격하면서 시작됬어.


나는 그 날 식기세척기에게 휴가를 줬다.
새 고무장갑을 꺼내 들고, 오랜만에 손으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하기로 했다.
고요한 주방에 라디오를 켜니, 첫 곡은 이무진의 ‘신호등’.

“노란색 빛을 내는 저기 저 신호등이이~”
어느새 흥얼거리며 따라부르고 있었다.

그다음 곡이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일 거라고 착각해
“아아앜!!” 비명을 지르며 좋아했지만,
디제이들이 갑자기 티격태격!
급기야 제작진 투표가 시작됐다.

소녀시대 – 힘내 VS 부석순 – 파이팅 해야지
너무 어렵잖아?!

결과는... 소녀시대 – 힘내!
“하지만 힘을 내, 이만큼 왔잖아아~~~”
나도 덩달아 따라부르고, 춤도 추고,
주방은 어느새 나만의 작은 무대가 되어 있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했는지, 공연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식기세척기)는 확실히 휴가 중이었다.
(물론 곧 복귀 명령이 내려질 예정…ㅎㅎ)


오늘 나의 소확행은,
우연히 튼 라디오에서,
우연히 들려온 노래들이
내 마음의 취향을 저격해버린 거였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도, 축제가 될 수 있다는 걸

오늘에서야 알았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보내는 휴가 편지]

안녕, 카지노 게임 사이트야.
우리가 처음 만난 건 2021년. 벌써 4년째 함께하고 있지.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
요즘 너, 조금 지쳐 보이더라.
그릇에 찌꺼기를 남기거나 물살도 예전 같지 않았지.

혹시... 번아웃이 온 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

사실, 그건 나 때문이었을지도 몰라.
너에게 너무 의지한 탓.
음식물도 안 헹궈주고, 여벌 세척도 생략하고,
쉴 틈 없이 일만 시켰지.


그래서 오늘, 너에게 휴가를 줬어.

역시, 곁에 있으면소중함을 모른다는 말이 맞더라구.

니가 없는 오늘 이 시간을 통해

너의 소중함을 더욱더 느끼게 되버렸어.


니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하는 시간은 보통 1시간 30분쯤이지?
그 시간이 참 길다고만 느껴졌었어.

그런데 오늘 내가 직접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해보니까…
라디오를 듣고, 노래하고, 춤추고 하다 보니
어느새 그 시간과 비슷하게 흘러가더라.

이젠 네 시간이 길다고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아.
그건 네가 선택한 속도이고,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거라고…
나도 그렇게 믿어보려고 해.


카지노 게임 사이트야 푹 쉬어줘.

돌아오면 예전 같지 않아도 괜찮아.
넌 이미 충분히 잘 해냈으니까.


이 글을 니가 쉬어가는 그곳,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닿기를 바라며 전해볼게.

우정과 존경을 담아,너의 해정으로부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