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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보경 Nov 13. 2024

온라인 카지노 게임만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독식의 그림자: 공정하다는 착각

우리는 승자독식(winner-takes-all)이라는 구도가 곳곳에 깔려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 학창 시절부터 대학 입시, 취업, 그리고 직장 생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경쟁 속에서 나보다 더 잘나가는 사람, 더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만이 인정받는 모습을 보며 성장한다. 노력의 결과는 결국 선택된 소수에게만 돌아간다. 승자가 모든 것을 얻어가고, 그 외의 사람들은 “더 열심히 하지 그랬어?”라는 식의 조언만을 듣는다. 이런 사회 구조 속에서 다수는 패자로 남게 되고, 실패는 그들의 책임으로 간주된다. 이 시스템이 과연 건강하고 바람직한 것일까?


마이클 샌델은 그의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The Tyranny of Merit)’에서 이 문제를 다룬다. 샌델은 승자독식 사회가 부추기는 ‘능력주의’가 결코 공정하지 않다고 말한다. 능력과 성취를 신봉하는 이 사상은 마치 개인이 노력하고 재능을 발휘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설득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환경적 요인과 자원의 차이가 개개인의 성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국 승자독식 사회는 실패한 사람에게 자신의 노력 부족과 능력 부족을 자책하게 만들고,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기 성취의 과실을 온전히 개인의 탓으로 돌리게 된다.


우리 사회도 샌델이 지적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우리는 끊임없이 성취와 결과를 강조한다. “노력하면 뭐든지 이룰 수 있다”는 단순하면서도 이상적인 가치관은 많은 이들에게 동기 부여를 주었지만, 그 과정에서 희생된 무언가는 쉽게 간과된다. 수많은 실패자들이 힘겨운 시도를 통해 얻은 경험은 평가절하되며, 오직 승자의 성과만이 주목된다. 한때 실패했다는 이유로 남겨진 사람들의 경험과 가치는 점차 사회적 영향력을 잃고, 그들이 겪는 좌절은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승자독식의 사회적 영향은 단순히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을 나누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구조는 사람들 사이에 심리적, 정서적 거리감을 증폭시키고, 남들의 실패를 비웃는 냉소적 시각을 강화한다. “누가 그걸 하라고 했어? 어차피 네가 선택한 일이잖아.“라는 말은 이제 우리가 서로에게 던지는 일종의 감정 회피 전략이 되었다. 샌델의 말처럼 승자독식 사회에서는 성공이 곧 정당성을 의미하고, 실패는 비난받을 일이라는 사고방식이 자리잡는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으며, 마치 그들이 스스로 그런 결과를 자초했다는 듯,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지 않는다.


문제는 이러한 사회 구조가 끝없는 비교와 경쟁을 부추긴다는 점이다. 자신을 성공의 기준에 맞춰 끊임없이 평가하고, 타인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부족하게 느끼는 감정은 하루하루를 피곤하게 만든다. 결국, 승자가 된 사람조차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는 불안을 느끼며 새로운 경쟁에 뛰어든다. 패배자는 물론 승자마저도 자유롭지 못한 이 구조는 모두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며, 그 과정에서 깊은 외로움과 좌절이 스며든다.


샌델은 이러한 능력주의의 폭주를 경고하며, 우리가 능력주의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실패한 사람에게 연민을 가지는 사회를 꿈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에게 불평등을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지 않고, 사회 구조 속에서 함께 논의하고 해결해 나가자고 제안한다. 우리 사회 역시 경쟁 속에서도 실패를 공감하고, 다양한 경험을 존중하며, 서로에게 귀 기울일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세상, 그 그림자 속에서 우리는 잃어버린 가치를 되찾아야 한다. 샌델이 말하는 것처럼 “실패한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독식의 시대를 극복하는 열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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