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칼협’주의자들의 성경 ‘능력주의’에 대해서
능력주의는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성과와 보상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이념이다. 서구 사회에서 이 이상은 공정한 경쟁과 재능, 노력, 성취를 통해 성공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 아래 긍정적으로 수용되어 왔다. 능력주의의 대표 이론가인 마이클 영은 저서 The Rise of the Meritocracy에서 “성공은 능력의 결과이며, 그 외의 것은 고려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분이나 배경보다 실력을 중시하는 이러한 접근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기회를 위해 노력할 동기를 부여하는 진보적인 사고로 받아들여졌다.
대한민국에서 능력주의는 1960년대 이후 급격한 경제성장과 함께 자리 잡았다. 발전을 위해 능력 중심의 평가와 성과주의가 강화되었고, 학벌, 시험 성적, 직장 내 성과가 성공의 척도가 되었다. 이에 따라 개인은 자신의 성취를 사회적 우월성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심지어는 성공하지 못한 사람에 대한 경멸마저 정당화되었다.
알랭 드 보통은 저서 *불안(Status Anxiety)*에서 능력주의의 병폐가 사회적 불안을 초래한다고 설명한다. 능력주의가 강한 사회에서는 성공한 자는 자부심을 느끼지만, 실패한 자는 그 실패를 자기 책임으로 여긴다. 대한민국 역시 그러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수능 성적, 명문대, 시험 합격 등으로 개인의 가치가 판단된다. “내가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좋은 대학에 갔으니 나는 우월하다”거나 “내가 시험에 합격했으므로 더 나은 삶을 살 자격이 있다”는 사고방식이 만연한 것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대한민국 카지노 가입 쿠폰에서 패배자에 대한 무시와 경멸로 이어진다. 개인의 성과는 성공과 실패로 단순히 이분화되며,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패배자로서 패배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입시 경쟁이나 취업 경쟁에서 패배한 사람들은 카지노 가입 쿠폰적 낙오자로 취급되며, 그들이 겪는 어려움은 개인의 부족함으로만 치부된다. 이러한 카지노 가입 쿠폰적 분위기 속에서 실패한 사람들은 끊임없는 불안과 자책에 시달리게 된다.
반면, 미국 실리콘밸리는 실패를 성공의 필수 단계로 여긴다. 실패한 사람을 비난하기보다 오히려 실패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 구글을 예로 들어보자. 구글은 그동안 구글 글래스나 구글+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진행했지만, 결국 실패를 맞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새로운 프로젝트에 지속해서 도전하며,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다음 성공의 밑거름으로 삼는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렇게 실패한 사람들에게도 존경과 재도전의 기회를 부여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과감한 도전을 인정하고, 패배에서도 가치 있는 통찰을 발견하는 열린 사고를 반영한다.
반면 대한민국에서는 이와 같은 재도전의 기회가 제한적이다. 성공을 강요하는 사회적 압박 속에서 사람들은 단 한 번의 기회만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고 느낀다. 실패는 쉽게 낙인으로 이어지며, 실패한 사람들은 사회적 배려나 기회를 얻기 어렵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의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불안과 우울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성공을 향한 사회적 압박과 무관하지 않다. 실패자들에게 제공되는 사회적 안전망이 부족한 현실은 대한민국의 능력주의가 실리콘밸리와는 크게 대비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누가 칼 들고 협박했냐?’는 의미의 ‘누칼협’이라는 표현은 개인의 선택에 대한 극단적인 책임을 요구하는 한국 사회의 사고방식을 나타낸다. 이 표현은 교육 기회의 불평등이나 사회적 배경 등의 외부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개인의 선택만을 문제 삼는 극단적인 능력주의적 책임론을 반영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수능, 대학, 취업에서의 성공은 오롯이 개인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회적 배경, 교육의 기회, 부모의 지원 등 다양한 요인들이 개입되며, 그 속에서 사람들은 선택의 자유를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사람을 무시해도 된다는 인식은 개인에게 과도한 사회적 압박을 주고, 이는 능력주의가 공정한 사회 시스템이 아닐 수 있음을 보여준다.
능력주의의 한계를 인식하고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는 능력을 평가하는 동시에 실패한 사람들에게 관용을 베푸는 공정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실리콘밸리가 실패를 존중하는 문화로 재도전을 장려하는 것처럼, 대한민국 역시 ‘누칼협’의 사고를 넘어설 필요가 있다. 사회 전반에서 성공과 실패를 균형 있게 바라보는 시각이 자리 잡을 때, 사람들은 보다 자유롭게 도전하고, 실패에서 배울 수 있으며, 결국 더 건강하고 회복력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