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라도 쓰지 않으면
이대로는
월세라도 낼 수 있을까
숫자가 아닌 절망을 계산하는
내 손끝이 떨린다
할 수 있는 부업이라도 있는지
인터넷 속을 파고든다
검색창에 남긴 지문 위로
희망이 아닌 생존이 흐른다
이건 인내의 문제가 아니다
참는다고 해결되지 않는
텅 빈 매장, 비어 있는 통장
그리고 무너지는 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조차
사치처럼 느껴진다
앉아있기엔 시간은 빠르고
카지노 게임 멈춰 있는 듯해
숨도 낭비인 것 같고
눈도 아깝다
그래서, 카지노 게임 쓴다
글이라도 쓰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으니까
말이라도 남기지 않으면
내가 여기 있었다는 걸
세상에 증명할 수 없을 것 같으니까
누군가는 사는 게 예술이라 말하지만
카지노 게임 오늘도 살아남기 위해
예술처럼 쓴다
칼날 같은 하루를
가만히, 그러나 선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