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의 HR 커피챗 시리즈
[Edited by iid the HRer]
※ 내가 쓰는 글들은 개인적인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한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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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제도는 단순히 행정의 영역이 아니다. 생각보다 훨씬 민감하고 영향력 있는 영역이다. 보상, 평가, 채용, 인력운영, 상벌 등 구성원의 생애 전반을 관통하는 제도들이기에, 한 번 도입된 제도를 수정하거나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더 복잡해진다.
수만 명의 임직원에게 영향을 미치고,
여러 법적 요소와 직결되며,
제도 하나 바꾸는 데도 몇 개월에서 몇 년이 걸린다.
예를 들어, 과거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에서 내가 참여했던 新인사제도 개편은 무려 4기까지 이어졌고, 임금체계 개선 프로젝트도 약 1년에 걸쳐 진행됐다. 오랜만에 그 시절을 떠올려본다.
다만, 아무리 유연하다고 해도 HR 제도에는 명확한 ‘철학과 원칙’이 존재해야 한다. 이 철학이 일관되지 않으면, 구성원들은 혼란을 느끼고 조직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다.
예시)
"우리는 고성과자 중심의 다이내믹한 제도를 운영한다" → 상대카지노 게임·성과 차등 보상이 자연스럽다.
"우리는 성과 차등 없이, 안정적으로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지향한다"→ 절대카지노 게임·보상 균형이 어울린다.
그런데 위 원칙이 바뀐다면처음엔 ‘안정성’을 약속했다가 갑자기 ‘성과주의’를 도입한다면?그건 제도의 실패라기보다 신뢰의 실패다.
그렇기에 HR 제도는 처음부터 완성된 1.0 버전을 만들기보다, 0.7부터 시작해 → 0.8 → 0.9로 점진적으로 진화시키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0.7 버전: 핵심 철학과 구조는 갖췄으나, 세부 운영은 실험적으로 시작
이후 개선: 구성원 반응, 실제 운영 이슈를 반영하여 개선
단, 이 방식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철학은 변하지 않아야 하며개선을 위한 명확한 피드백과 근거가 있어야 한다.
물론, 0.7 버전이라고 해서 즉흥적으로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지식, 경험, 방향성, 실행 역량 모두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겸손’이다.
수십 년간 HR을 해왔더라도,
수십만 명의 직원을 만나봤더라도,
새로운 사람은 항상 예측할 수 없고,
기존 구성원도 계속 변화한다.
그래서 제도는 철저하게 설계하되,사람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여백을 남겨두는 것이 필요하다.이게 제일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기에, 이 말을 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즉, 카지노 게임은 위임이 아니라, 신뢰와 기준이 전제된 분배여야 한다.
앞서 제도의 완성도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카지노 게임’이라는 권한이 어떤 기준으로 누구에게까지 부여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이 질문을 설계할 때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는 크게 두 가지다:
리더에게 부여된 권한
리더 개인의 성숙도
회사가 리더에게 부여하는 인사 관련 권한은 보통 아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카지노 게임은 리더에게 조직 성과에 대한 책임을 부여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이 권한이 없다면, 리더는 조직관리나 성과관리에서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여지를 갖게 된다.모든 권한에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조직 내 관계에서도, 민사·형사 법률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귀책 사유를 논하려면 먼저 권리와 책임의 명확한 구조가 전제되어야 한다.카지노 게임이야말로, 그런 구조를 조직 안에 형성하는 출발점이 된다.
많은 이들이 카지노 게임를 ‘점수를 매기는 행위’ 정도로 이해하곤 한다. 하지만 카지노 게임의 본질은 성과관리이며, 리더십 위임 구조의 핵심이다.
조직이 커지면, 대표가 모든 구성원을 직접 관리할 수 없게 된다.
그 역할을 리더에게 위임하면서, 자연스럽게 성과에 대한 책임도 함께 이동한다.
따라서 리더가 카지노 게임을 갖는 것은 단순한 권한 이전이 아니라, 위임의 완결이다.
그렇기에 리더가 성과를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었다면,성과 달성에 필요한 자원과 조건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대표와의 합의된 범위 내에서 인력 충원이나 자원 지원이 동반되어야 한다.
(여담)리더에게 주는 조건부 지원
현장에서 자주 보는 장면 중 하나는 이렇다:
대표가 리더에게 “성과만 증명하면, 채용과 보상권을 줄게”라는 약속을 한다.
이에 리더는 도전하거나, 반대로 실망하고 퇴사를 고민한다.
여기엔 중요한 오해가 있다. 개인의 성과와 조직의 성과는 다르며, 조직 성과는 리더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절대 달성하기 어렵다.
그래서 경험 많은 리더는 먼저 조건을 명확히 묻고, 증명의 범위를 협의한다.이것이야말로 오히려 합리적인 접근이다.대표 또한 이를 통해 성과 달성을 위한 실제 조건을 더 명확히 이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리더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단순히 역할의 부여가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신뢰와 존중의 표현이다. 하지만 권한 부여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성숙도’다.권한은 자격이 아니라,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성숙한 리더에게만 주어져야 한다.이는 앞서 이야기한 "대표에게 증명하지 않은 리더"와는 다른 차원의 자격이다. 리더가 카지노 게임을 갖는 것은 단순한 권한이 아니라, 조직 성과와 구성원 성장에 대한 책임과 영향력의 행사이기 때문이다.
리더의 미성숙은 단순한 인성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평가와 리뷰에 대한 지식과 경험의 부족, 사람을 다루는 감각의 미흡 등 전문성과 실전 역량의 부족에서 비롯된다.
카지노 게임는 다음의 역량을 요구하는 고도의 영역이다:
지식
경험
기술
충분한 실습과 피드백 경험
그러나 미숙한 리더들은 종종 HR에게 평가를 전적으로 위임하려고 한다.물론 HR은 평가의 절차와 기준에 대해선 전문성을 갖고 있을 수 있다.하지만 실제 성과와 조직 흐름에 대한 현장 감각은 리더만이 가질 수 있다.이 때문에 HR의 평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리더가 책임을 회피해서도 안 된다.
리더의 성숙도는 측정이 쉽지 않고, 조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하지만 경험상, 아래와 같은 기준을 참고 삼을 수 있다:
아무리 리더 본인이 “내 팀은 내가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더라도, 성숙도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카지노 게임은 부여해서는 안 된다.
한번 잘못된 카지노 게임가 일어나면, 구성원 신뢰와 조직문화가 흔들릴 수 있다.
그 여파를 수습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리소스는 훨씬 크다.
카지노 게임 하나가 퇴사, 불신, 내부 정치로 이어지는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반면, 잠재력 있는 리더라면 카지노 게임은 보류하되, 성숙도를 키울 수 있는 환경과 피드백은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
평가권은 리더십 위임의 핵심이자, 조직 운영의 본질적인 신뢰 구조다. 하지만 이 권한은 제도의 성숙도와 리더 개인의 성숙도라는 두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으로 부여해야 한다.
✅ 카지노 게임은 팀장급·실장급에게 자동으로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 조직마다 리더십 역할과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각 조직의 리더 역할자에게 ‘조건부로’ 주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 성숙도가 낮은 리더에게는 카지노 게임을 부여하지 않는다.→ 카지노 게임은 리더십 신뢰의 상징인 만큼, 준비되지 않은 리더에겐 위임보다는 육성의 관점이 필요하다.
제도는 처음부터 완성형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실험과 개선을 반복하며 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카지노 게임도 마찬가지다.
만약 0.8 → 0.9 과정에서 예상보다 부작용이 클 경우, 일시적으로 C레벨 선에서 카지노 게임을 회수할 수도 있다. 단, 이 경우 리더의 역할·책임 체계 역시 재조정되어야 한다.
최근의 조직 운영 트렌드는 분명하다.
“더 빠른 의사결정, 더 현장 밀착형 대응”→ 따라서 권한은 각 조직에 분산되어야 한다.
하지만 권한 위임은 단순히 권한만 넘겨주는 것이 아니다.공통의 기준(backbone)과 공유된 기준(common sense) 위에서만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지금 상황에서 우리 조직은 공유된 기반은 존재하되, 리더별 편차가 존재한다.그렇다면 지금은 단계적 접근이 오히려 더 바람직하고 안전한 방식이다.
이제 이 말로 정리하고 싶다.
“무조건적인 일괄 적용은 없다.
제도를 문제 해결의 ‘솔루션’이 아닌, 자체 목적의 ‘작품’으로 접근하면
지금의 현실을 고려한 유연성이 사라진다.”
완결성 있는 제도를 미는 것이 정답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완결성은 현실에서 오히려 유연성과 충돌할 수 있다.심지어 교과서에서도 응용문제는 정해진 해석으로 풀리지 않는다.하물며 조직의 사람과 맥락이 교차하는 HR 제도는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