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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Feb 26. 2025

천천히 달리면 보이는 것들

나만의 속도가 중요한 이유

올해 나의 달리기 목표 중 가장 기본적인 목표는 주 3회 달리기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모든 습관이 그렇지만 의지만 있다고 해서 절대 형성하기도 어렵거나와 나름 일상에서 자리 잡았다고 방심한 순간 빠르게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려는 회기능력은 연어에 비해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달리기 습관은 굳은 의지만 있다고 해서 만들어지기 어렵고, 아무리 강력한 추진력이 있다고 해도 어느 순간 한계를 느낄 때가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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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의지와 추진력으로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체력의 문제이다.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하기 어렵다. 앞을 향해 달리는 아주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위의 연속인 달리기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체력은 없는데 의지와 추진력으로 육신을 몰아붙인다면 반드시 부상이란 위험과 마주하게 될 뿐이다. 그래서 달리기를 오랫동안 온전히 누리고 싶다면 우선 체력부터 길러야 한다. 체력이 뒷받침된 달리기는 먼 거리를 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게 도와준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페이스를 유지할 수 없고, 페이스를 유지하는 힘이 부족하기에 일정한 심박수를 유지하기도 어려워 금세 달리기를 멈출 수도 있을 것이다.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심장이 요동치는 심박수가 일어나도 참고 견디면 체력이 좋아질 수도 있지만, 심폐지구력 발달에 크게 관여하는 적색근은 발달 속도도 느리기도 하지만 쉽게 성장하지도 않기에 오랜 시간 꾸준한 훈련을 하지 않는다면 적색근 발달과 성장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



이런 점에서 달리기는 욕심만으로 충족되지 않는 운동이라는 것을 느낀다. 욕심이 크면 클수록 성장을 방해하는 운동이기도 해서 욕심을 버리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이래 봬도 내가 운동을 한 사람인데, 내가 남자인데 라는 얄팍한 생각으로 달리기를 만만하게 본 사람은 반드시 큰 화근을 당할지도 모른다. 최근 상반기 마라톤 대회 접수를 했다는 사실을 가족들에게 전하니, 아버지께서 조금만 연습하면 자신도 10km 정도는 충분 달릴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5km 달리기부터 연습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말씀드렸다.


아무리 예전에 군인이었다 해도 이마저도 30년이 넘는 과거의 영광이며 지금은 팔순을 바라보시는 나이에 과거의 경험과 검증되지 않은 체력만 믿고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급구 아버지의 대회 참가를 제지했다. 충분히 하실 수 있다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만으로도 욕심이 과하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연습부터 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설득했다. 가끔 아파트 단지 내 헬스장에서 트레드밀 달리기를 하시지만 그것만으로는 절대 충분하지도 않고, 20대 러너라면 모를까 아버지 연배의 러너에게 준비되지 않은 10km 마라톤은 쉽지 않은 목표이다.


나에게 '기브 앤 레이스'를 소개해 준 후배가 가족들과 8km 부분에 참가한다는 소식과 함께 친한 다른 후배도 참가하도록 독려했다고 하지만, 그 후배는 20년 전의 자신이 아니기에 참가했다가 심정지를 당할 수 있다고 하며 위트 있게 거절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물론 참가를 거부한 후배의 주장에 100% 공감하는 이유가 의지와 욕심만으로 절대 할 수 없는 운동이 달리기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나도 욕심을 부려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경우도 있었기에, 말처럼 쉽지 않은 욕심 버리기를 매일 수행 중이다.



러너들에게는 몇 가지 달부심(카지노 게임 사이트 자부심)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거리와 페이스이다. 예를 들면 마라톤 풀코스 서브 3을 달성한 러너라면 엘리트 코스를 통해 전문적인 육상은 한 선수를 제외하고 최상위 레벨의 러너라고 할 수 있다. 42.195km의 거리를 3시간 안에 완주하는 서브 3의 레벌은 일반인의 경우라면 오랜 시간 훈련을 해도 달성하기 어려운 경지이기에 많은 러너들의 꿈이자 목표이다. 당연히 나도 마라톤 풀코스 서브 3이라는 꿈을 꾸지만 언제 달성할지 모르고, 혹여 달성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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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목요일 평일 카지노 게임 사이트 훈련 거리를 10km에서 11km로 1km 늘렸다. 고작 1km의 차이이지만 내 몸이 느끼는 차이는 어마어마했음을 직감한 것이 살짝 무릎의 통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운 좋게 큰 통증을 느낀 적이 없지만, 이번에는 보통의 통증이 아니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 마사지를 해도 나아지는 기미를 보이지 않기에 이 통증이 그 유명한 러너스 니(Runner's Knee)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는커녕 러너스 니를 단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기에 과연 러너스 니가 맞는지도 잘 모르겠다.


무릎 통증이 있다고 해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 훈련을 쉬고 싶지 않았고 지난 일요일 올해 두 번째 미션런데이를 하다 갑자기 나에게로 돌진하는 자전거를 타고 있던 학생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작스럽게 방향을 바꾸다 무리를 했는지 무릎 통증이 더 심해졌다. 그렇다고 해서 병원에 가면 소염 진통제를 처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소염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 대신, 마사지와 메가도스를 하면서 체내 염증을 줄이고자 했다. 통증이 있을 때는 그 부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러너에게는 통증은 두려움이 대상이 아닌 함께 하는 대상이기에 스스로 극복하고 싶었다.



처음 맞이하는 혹독한 겨울을 잘 극복하며 겨울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훈련한 결과, 거리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줄어서 거리를 조금씩 늘리는 시도를 하는데 어제는 11km가 아닌 12km 카지노 게임 사이트 훈련을 했다. 1km의 차이도 힘든데 2km씩 거리를 늘리면 더 힘들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했지만 11km든 12km든 힘든 건 마찬가지라서 조금만 더 참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 그냥 달렸다. 대신 무릎 통증이 있었기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평소보다 천천히 달렸다.


가끔 LSD(Long Slow Distance) 훈련을 하기도 하지만 케이던스 수치가 낮아지는 것을 염두에 두고 너무 천천히 달리지는 않는다. 6분 초반대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천천히 달렸고 148 bpm 이하의 심박수를 유지하기 위해 가민을 수시로 확인했다. 전문 러너의 경우라면 빠른 속도로 날려도 심박수가 낮지만 나의 경우는 페이스가 조금만 빨라져도 금세 삼박수가 높아져서 쉽게 지치곤 한다. 심박수만을 고려해 페이스를 포기하면 실망적인 기록과 마주해야 하기에 어떤 선택을 하던 심박수와 페이스 둘 중 한 가지는 반드시 내려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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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평일 12km 달리기 훈련을 하기에 페이스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무릎 통증까지 있었기에 정말 천천히 달렸다. 천천히 달리면서 주변을 바라보니 해가 지는 낙동강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영남의 젖줄이기도 한 낙동강을 많이 보았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줄 미처 몰랐기에, 그동안 별 의미 없이 바라봤던 풍경이 아닌 겨울 철새가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자연의 풍경은 천천히 달리는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순간임을 느낄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12km 달리기 훈련을 하는 동안 무릎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했고 체력적으로 힘들지도 않았다. 이 페이스가 지금 내 실력에 맞는 페이스라는 생각이 들며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페이스에 욕심을 내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마음먹는다고 해서 욕심을 쉽게 내려놓을지는 모르겠지만,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한 달리기가 아닌 나를 위한 달리기, 나만의 속도로 달리는 시간임을 분명히 할 것이다. 이것이 나의 페이스고 온전히 달리기를 누릴 수 있는 속도라고 느꼈다.


아이의 전화를 받고 서둘러 쿨다운을 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 목요일에도 과연 12km 달리기를 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지만 지혜롭게 일정을 조율하여 동일한 장소에서 12km 달리기 훈련을 할 것이다. 의지와 욕심만으로 결코 이룰 수 없는 달리기, 어떻게 하면 좋은 체력을 키울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 하지만 고민의 시간도 필요 없다고 반박의 생각이 드는 이유는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언젠가는 좋은 체력과 마주할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이 들기 때문에 평일 12km 달리기 훈련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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