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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드뷔 Feb 24. 2025

27. 세미한 기대

“지~잉, 지~잉.”


카지노 가입 쿠폰 주머니 속 휴대폰 진동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잠에서 깬 그는 행여나 누가 들을까 전원 버튼을 연타해서 진동을 잠재웠다. 노돈이었다.


‘이 개념 없는 놈이.’

노돈의 전화는 세 번의 통화 거절 끝에야 잠잠해졌다. 김 과장이 깨어 있었지만 눈치채지는 못한 듯 보였다. 카지노 가입 쿠폰 김 과장을 등지고서 몰래 문자를 보냈다.


카지노 가입 쿠폰/

[야이 개념 없는 새끼야!들키면 어쩔라고!]


노돈/

[쏘리쏘리 너무 흥분해서.ㅋㅋㅋ 어쨌든 난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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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노돈/

[언젠가 나에게 이런 모험이 닥칠 거란 걸]


카지노 가입 쿠폰/

[닥쳐. 미친 새끼]


노돈/

[전화는 불가능?]


카지노 가입 쿠폰/

[내가 상황 봐서 전화할게]


노돈/

[ㅇㅋ]


“카지노 가입 쿠폰아!” 김 과장이 불렀다.


화들짝 놀란 카지노 가입 쿠폰이 휴대폰을 황급히 주머니에 넣었다.


“자, 임마. 이거 무라.”


김 과장이 자기 빵 하나를 승환에게 던졌다. 카지노 가입 쿠폰 어리둥절했다.


“카고 걍 당당히 먹어라. 숨어가 그라지 말고.”


카지노 가입 쿠폰 그제야 자신이 몰래 뭔가 먹고 있는 것으로 오해받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안도와, 슬픔과 기쁨이 동시에 몰려왔다. 돼지로 보이는 게 슬펐고, 빵이 생겨서 기뻤다. 그리고 김 과장이 고마웠다.


카지노 가입 쿠폰 통화를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한밤중이라 사람들은 깨어 있었다. 그는 화장실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소리 죽여 노돈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나다. 너 괜찮냐? 박탈감, 그런 거 없어? 미친 느낌은 안 들고?”

“응?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냥 며칠 밤샌 것처럼 멍했던 머리가 상쾌해진 기분 정도?”

“역시... 넌 도라이구나.”

“허허허. 훌륭한 인재 아니겠냐. 그나저나 꿈에 대해 좀 자세히 얘기해줘. 나도 그 꿈속에서 흰 나무만 주야장천 보고 있었거든.”

“음...”


카지노 가입 쿠폰 노돈에게 알고 있는 꿈 이야기를 소상히 했다. 처음 꾼 꿈부터 조금 전 봤던 죽은 섬, 검정 기둥까지.

“거기 사람은 몇이나 돼?”

“글쎄, 어쨌든 어마어마하게 많다. 2002년 월드컵 때보다 더 많아.”

“감염자들이 그렇게나 많다고?”

“어. 이제는 외국인들도 엄청 보이더라. 네 말대로 미국 같은 데까지 전파되고 있나 봐.”

“전파 속도 장난 아닌데? 뭐로 전파되는 건지 모르겠네. 아, 혹시 거기 말이야, 나무로 가까울수록 사람들이 적고 멀어질수록 사람들이 많아지거나 그러지 않았어?”

“글쎄, 주의 깊게 안 봐서.”

“하여튼 모든 일에는 규칙이 있으니까 다음 꿈에서는 유심히 봐봐. 오컴의 면도날 알지? 의외로 규칙은 단순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다단계 구조라던가. 근데... 나도 이제 너처럼 꿈속에서 돌아다닐 수 있는 건가? 너는 여기랑 거기를 넘나들잖아. 그 꼬맹이도 그렇고.”

“잘 모르겠네. 근데 꿈에서 깨어났다는 준성이 엄마 있잖아. 그분은 더 이상 그 꿈 안 꾼댔어.”

“음... 그렇군. 근데 나 제대로 깨운 거 맞지?”

“왜?”

“그냥, 아무리 생각해도 별 느낌이 안 와서.”

“그래? 분명 제대로 깨웠는데. 니가 그냥 또라이라서 그런 거 아닐까? 뭐 혹시 모르니까 계속 그 옷 입고 있어 봐. 다음에 꿈꾸면 알 수 있겠지. 그리고 네 말대로 다단계처럼 섬 외곽으로 갈수록 사람들 많아지는 지도 한번 볼게.”

“이 옷 겁나 불편한데. 아까 똥 쌀 때도 변기 끝에 앉아서 겨우 쌌다. 하마터면 바닥에 쌀 뻔했어.”

“병신아 바지 갑옷은 안 입으면 되잖아.”

“그건 안돼!”

“왜?”

“간지 몰라? 간지? 간지 떨어져.”

“멍청이. 어쨌든 꼭 입고 있어야 한다!! 깃발 단단히 매고. 아까도 덕분에 확 눈에 띄어서 금방 찾은 거니까! 흐흐흐.”

“알았다고!! 야, 근데 수상하다?”

“뭐가?”

“꿈에서 자유로워졌는지는 내가 그냥 자보면 알게 되는 거 아냐?”


‘이 자식... 역시 만만치 않군.’ 카지노 가입 쿠폰이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난 워낙 특별하니까. 깬 후에도 이렇게 초연하고 말이야. 분명 특별한 일이 발생할지도 모르지. 나도너처럼 꿈에서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다면... 이 갑옷 입고 깃발 휘날리면서 마음껏... 아, 상상만 해도 좋다.”

“아... 그렇지.”


‘아차. 이놈이 중증 관심종자라는 걸 간과했다. 이놈은 그냥 꿈에서 갑옷 입고 활보하고 싶었던 거였어. 하긴 현실에서 그렇게 다니면 당장 정신병원행이지. 멍청아, 바닥에 똥이나 싸지 마라.’


카지노 가입 쿠폰 입가가 씰룩씰룩 올라가며 웃음이 계속 새어 나왔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 얼마 만인가 저놈이 괴로워하는 걸 보는 게... 그리고 내가 웃는 게...’


카지노 가입 쿠폰 알고 있었다. 소심한 승환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큰일을 겪고 있는 그를 위로하고자 노돈이 일부러 바보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 그때도 비슷했었지.’


카지노 가입 쿠폰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때를 떠올렸다. 너무 황망해 슬퍼할 겨를 없이 어벙벙하게 상을 치르던 그의 곁을, 노돈은 끝까지 지켜줬다. 발인 날 새벽. 둘만 남은 빈소에서 노돈은 중학교 시절부터 한심했던 그들의 흑역사들을 들춰내 재연했다. 흑역사 속 그들의 병신같은 모습을 흉내 내는 녀석을 보며 카지노 가입 쿠폰 깔깔거리며 한참을 웃었다. 그리고 다소 후련해진 마음 끝에 찾아온 무언가 때문에 그제야 조금 울 수 있었다. 그리고 노돈이 곁에서 많이 울어줬다. 이번에도 카지노 가입 쿠폰 그런 노돈이 참 고마웠다.


“그나저나 이 꿈의 원인이 뭘까? 너 그날 전후로 뭐 이상한 거 없었어?” 노돈이 물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 처음 꿈꿨던 날 즈음부터 있었던 일을 자세히 설명했다. 노돈은 세경의 행동이 가장 수상쩍다고 했다. 승환 역시 그 사건이 가장 찝찝했다.


“뭐로 감염되는 걸까? 공기? 물?” 카지노 가입 쿠폰이 물었다.

“음... 글쎄....”

“어? 맞다. 이거 극비라면서 알려준 의사 친구 있다고 했잖아.”

“그랬지.”

“그 의사 친구는 지금 연락돼?”

“아니, 이제 연락 안 된다.”

“그렇구나. 그나저나 뭔데 이렇게 집단 최면 걸린 것처럼 똑같은 꿈을 꾸냐?”

“나치의 집단 광기 이런 거 아닐까? 아니면 외계인의 마인드 컨트롤?”

“그런가? 잘 모르겠다. 또 궁금한 게 있는데...”

“뭔데? 이 엉아가 다 알려줄게.” 노돈이 답했다.

“참 내. 어이가 없네. 좀 전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나무만 쳐다보고 있던 새끼가.”

“크크크.”

“이것도 잠복기라는 게 있을까?”

“왜?”

“그 출장 갔다 나중에 오셨다는 김 과장님이 처음에는 괜찮았거든. 여기 이송돼서도 엄청 화내고 반발하고 그랬었거든. 근데 자고 일어나더니 완전 온순해졌어. 분명 사무실에서 사람들 깨우면서 접촉했으니까 감염은 그때 되거나 했을 건데 말야... 감염되는데도 시간이 좀 걸리는 건가?”

“자고 일어나서 그렇게 됐다? 오케이, 알았다. 너도 그 여직원 사건 있던 그 날 밤에 꿈꿨다고 했지?”

“응.”

“그것처럼 그 꿈을 꾸고 나야지 그게 발동하나 보다.”

“음... 그럼 우리 팀 사람들도 그리고 사무실 전체 사람들도 세경 씨가 이상했던 그 날 밤 나랑 같은 꿈을 꿨다는 거네?”

“그렇지.”

“야, 근데 말이 되냐? 아무리 그래도 꿈꾼 것 때문에 그런다는 게?”

“그럼 지금 사람들이 동시에 잠들고 동시에 깨는 이 상황은 말이 되고?”

“그건 그렇지. 그렇게 생각하면 네 말이 일리가 없는 건 아니네. 음... 그럼 감염되고 나서 잠 안 자면?”

“그건 나도 모르지.”

“그럴 줄 알았다. 엉아는 개뿔.”

“켈켈켈.”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세경 씨 이상했던 날 세경 씨도 점심에 피곤해서 잔다고 했었거든. 그러고 나서 좀 이상해졌거든. 그랬네!! 이 새끼 천잰데?”

“봤냐?”

“존경합니다. 형님.”

“오오냐~ 앞으로도 잘 모셔라.”

“좋단다, 새끼.”

“암튼 아까 내가 얘기한 대로 나무에서 가까울수록 상위 단계일 테니까 잘 봐봐.”

“알았어!”


승환은 전화를 끊었다. 그는 여전히 원인도, 감염경로도 알아내지 못했지만, 이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절대적인 자기편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그리고 노돈과는 뭔가 해결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막연하긴 했지만 그런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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