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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드뷔 Mar 03. 2025

32. 카지노 게임 추천

승환은 정신이 몽롱했다. 아득한 안개 속 저 멀리서 희미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무의식중에도 그 웃음은 손 거스러미처럼 승환을 괴롭혔다. 그리고 그것의 정체를 깨달은 순간 승환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잠에서 깼다. 약 기운에 뿌옇던 머릿속 안개가 순식간에 걷혔다.


“킥킥킥... 큭큭큭... 하아 새끼들... 큭큭큭... 자빠져 있는 꼬라지들 봐라... 킥킥킥... ...으흑흑... 왜 다 자냐고.... 내보고 우야라고!!! 으흑흑... 인나라... 인나라고... 으흑흑... 나도 델꼬 가라... 같이 자자... 으흑흑...”

김 과장은 홀로 미쳐 있었다. 그의 밑으로 연결된 보초병은 그대로였다.

멀리서 들려오는 미친 김 과장의 소리에 승환은 입을 막고 숨죽여 흐느꼈다.


‘죄송합니다... 과장님...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태산같은 죄책감, 괴로움이 그를 짓눌렀다. 그는 속으로 수천 번 수만 번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그의 사과를 받아줄 김 과장은 미쳐 흐느끼며 강당을 배회하고 있을 뿐이었다. 허탈했다. 그의 어려운 결정과 김 과장의 희생으로 뭔가 일어날 줄 알았다. 아니, 일어나야만 했다. 하지만 아무일도 없었다. 그에게 남은 건 가슴 깊이 새겨진,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죄책감뿐이었다..


“촤라락” 천막 젖히는 소리가 들렸다. 승환의 이목이 소리나는 쪽을 향했다.


“큭큭큭... 이 새끼들...이히히히... 꿀잠 잔다 이거제? 내만 빼고 그 꿈 꾸고 있다 이거제? 킥킥킥... 내만 빼고... 응? 내만 빼고!!”


분노에 찬 김 과장의 목소리에 이어 “퍽퍽”하고 사람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김 과장이 천막을 돌며 잠든 사람들을 때리고 있었다. 망연자실 누워 울던 승환의 눈물이 삽시간에 말랐다.


“촤라락, 큭큭큭큭... 아 놔. 이 새끼들도 자네. 이히히히... 내만! 빼고!!!! 퍽퍽퍽 자지 마라고!!”


폭행소리는 승환의 천막으로 점점 가까워져 갔다. 천막이 차례차례 걷히며 김 과장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승환의 긴장이 극도로 치달았다. 이제 곧 자신의 천막이 열리고 김 과장이 들이닥칠 것만 같았다. 그는 몸을 잔뜩 웅크리고 눈을 질끈 감았다.


“드르르르릉”


둔탁한 대형 트럭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김 과장이 그 소리에 반응해 잠시 멈췄다. 승환의 천막 바로 직전이었다. 엔진 소리가 강당 입구에 다다르고 조금 지나자 군인들이 강당으로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야, 이 새끼들 봐라. 연락 안 되더니 내 이럴 줄 알았지. 이 새끼들도 다 감염됐구만!! 아이고, 얘 땀 흘리는 거 봐라. 아주 찜질방 오셨어. ”


강당 입구에 막 들어선 대령이 입구의 보초병들을 보며 말했다.


“야, 저 새끼 저거 뭐야?! 쟤 왜 저래?”


대령이 김 과장을 발견하고 외쳤다. 강당으로 진입하던 군인들이 일제히 걸음을 멈췄다.


“으히히히... 니들은 또 뭐고... 큭큭큭.... 내 잡으로 왔드나? 이히히 알았다. 내 잡아가라. 대신에 니들 내 꿈으로 좀 다시 데꼬가도... 으흑흑... 할 수 있나? 느그 할 수 있겠나? 으흑흑... 할 수 있냐고 묻잖아!!!”

“야, 중대장! 방호복 입은 애들 보내! 빨리 잡아!!”


김 과장이 소리를 지르며 발악했지만 곧 네 명의 군인들에게 제압됐다.


“야, 중대장, 지휘통제실에서는 뭐래?”

“차량이랑 인원 곧 보낸다고 일단 잡아놓고 대기하라고 했습니다.”

“아, 씨. 애들 감염되면 어쩌라고... 일단 쟤 저기 컨테이너에 가둬놔! 근데 쟤는 상태가 왜 저래?”

“자다가 깬 사람은 저렇게 미쳐버린다고 들었습니다.”

“하여간 어딜 가나 저런 돌연변이 같은 새끼들이 있어요. 가만히 있으면 될 걸 굳이 깨니까 저렇게 미치지. 아무튼 카지노 게임 추천 차량 올 때까지 조심하고. 나머지 병사들은 원래 계획대로 여기 민간인들 카지노 게임 추천해. 아참, 얘네 파견 나온 3중대 새끼들도 다 같이 실어 보내!”

“알겠습니다.”

“잘 분류해라! 알지?”

“예, 알겠습니다.”

“먼저 간다.”

“충성!”


군인들은 사람들을 다른 곳으로 카지노 게임 추천시킬 계획이었다. 승환은 눈물을 닦고 자는 척하려 했지만, 김 과장이 당할 고초를 생각하니 다시 눈물이 났다.


“야, 빨리빨리 좀 와라! 1소대는 여기서 여기까지 맡고, 2소대! 야! 정신 안 차려? 너네는 이쪽 라인 다 싣고, 여기는 3소대, 4소대는 여기서 끝까지 다 실어!”


군인들이 강당 입구 쪽부터 사람들을 실어나르기 시작했다. 승환은 눈물을 겨우 멈추고 잠든 척을 했다. 곧 그의 천막에 군인들이 들이닥쳤다. 군인 하나가 승환의 팔에 분류표를 채우면서 소리쳤다.


“야, 얘는 너무 크다. 두 명 더 붙어야겠다.”


카지노 게임 추천을 옮기기에 두 명으로는 벅찼는지 추가로 두 명이 더 달려와 그를 옮겼다.


“백 병장님. 진짜 감염 안 되는 거 맞지 말입니다?”

“야, 들었잖아. 자는 놈들한테는 뭔 지랄을 해도 안 옮는대.”

“믿을 수가 있어야지 말입니다.”

“야, 1중대에 내 동기 알지? 정무?”

“아, 그 조금 이상하신 분... 아닙니까?”

“응 그 또라이 새끼. 그 새끼가 어제 사람 옮기다가 지가 잘못해서 넘어져 놓고, 자는 놈 때문이라면서 지랄지랄하면서 그놈을 피떡 만들어 놨잖아. 지 얼굴에 피 다튀고 난리 났거든?”

“진짭니까? 아무리 그래도 자는 사람을.”

“아무튼 그 새끼 아주 말짱해. 밥도 두 그릇씩 잘 처먹고. 어후 무거워, 이 돼지는 뭘 처먹고 이렇게 무겁냐. 빨리 옮기자.”


김 과장 사건을 겪은 카지노 게임 추천은 몸과 마음에 기운이 다 빠져있었다. 돼지라는 말에도 아무런 감정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군인들이 뭘 하든 그저 내버려 뒀다. 군인들은 그를 다른 감염자들과 함께 두돈반 군용 트럭 바닥에 대충 구겨 넣었다. 10여 명의 감염자가 실리고, 군인들이 탑승을 마치자 트럭이 출발했다. 오직 구동 기능에만 충실한 군용 트럭은 작은 요철에도 월미도 디스코 팡팡처럼 튀어댔다. 카지노 게임 추천의 힘 빠진 몸뚱이도 거기에 맞춰 튀어댔다. 그는 그저 내버려 뒀다. 그러다 보면 혹시나 죄책감, 슬픔, 불안 중 무엇 하나라도 날아갈까 하는 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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