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은
시궁창 깊은 곳에 있었다.
되는 일 하나 없이
아무 것도 아닌 존재로 사라질까
두렵고 막막한
어둠 한 가운데.
나라는 사람이
하찮아
더 깊이 파고 들었다.
내 세상이 밝아진 건
너의 손길 덕이었지.
커피 한 잔 하자는
연락과
반찬 가득 내미는
세심함과
꽃 한 뭉치 들려주는
관심과
잘 지내냐는
인사에
시궁창에도 빛이 들었다.
세상 하찮은 내가
세상 소중해졌다.
내가 사는 곳은
커다란 나무 아래
볕뉘 내리는 자리.
모든 빛 그러모아
너에게 닿는
바로 그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