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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rden Dec 22. 2024

그대는 카지노 가입 쿠폰 아니다

말형인간과 글형인간

자식을 자신의 분신이나 또다른 나로 생각하는 여느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첫째가 태동을 시작하고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한 시점부터 첫째를 나의 미니미로 삼았다. 그러나 나는 낳자마자 그럴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일단 아이의 얼굴내 국물은 1그램도 튀어가지 않아서였다. 미니미라고 하면 일단 얼굴부터 꼭 닮아야 하는 것인데, 내가 애써 이 아이가 내 딸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면 그 아이가 내 아이임을 증명해줄 만한 게 적어도 외모에서는 없었다.


인간을 두 부류로만 나눈다면 첫째와 카지노 가입 쿠폰 정확히 반대의 카테고리에 속하는 인간형이라는 사실역시 첫째가 커가면서 속속들이 드러카지노 가입 쿠폰 중이다. 어릴 때는 드러나지 않았던 고유성이나 바탕이 사춘기를 맞아하야 하나 둘 자기주장을 하는 중이고, 그러는 와중에 나타카지노 가입 쿠폰 성격이나 취향이 나랑은 확연히 달랐다. 물론 인간은 이러면서 저러기도 하고, 러는 한편 럴 수도 있는 복잡한 마음과 뇌구조를 가졌다. 그라데이션이나 스펙트럼 안에 있는 다양한 층위의 색상을 단칼로 무자르듯 잘라내긴 어렵다. 그러나 그녀와 나는 그라데이션이나 스펙트럼의 양극단, 대척점에 있을만큼 구별이 어렵지 않은 성격을 가진 바, 그녀는 내가 낳은 나와는 가장, 다른 사람이었다. 어쩔수 없이 이 아이는 나의 분신이나 미니미는 결단코 아니고 그저 독립된 인격체구나 하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말로써 감정을 표현하고 기분을 이해받았으며 행동을 정당화했다.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고마우면 고맙다고 말해야 직성이 풀리는만큼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말을 하며 살아왔다. 첫째는 말이 없는 아이였다. 과묵하다는 얘기가 카지노 가입 쿠폰라, 감정표현을 아꼈다는 얘기다. 미안해도 미안하다는 얘기를 잘 못했고 고마워도 고맙다는 얘기 역시 서툴렀다. 정말 싫을 때만 싫다고 얘길했고 진짜 좋을 때만 활짝 웃을 뿐이었다. 그게 나는 그녀가 좋고 싫음에 대한 역치가 매우 높아서라고 생각했고, 감정의 진폭이 아주 작다고 여겼다. 그런 면들이 자주 나를 답답하게 만들었고 사춘기를 겪고 있는 요즘에는 입을 꾹 닫는 탓에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 가장 마음에 들지 않고 잘못됐다고 여긴 부분도 이거였다. 카지노 가입 쿠폰 그녀에게 가장 자주 했던 이야기 중에 하나가


"말을 하라고 말을!!"

"말을 해야 알지!!"

"왜이렇게 입을 꾹 닫고 앉아있어!!"


그녀와는 다른 의사소통과 감정표현 방식을 가진 카지노 가입 쿠폰 그녀의 속마음이 못내 궁금할 때도 많았고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 말을 하라고, 표현없는 마음은 없다고, 사회에서도 그러면 미움받는다고, 내방식으로 그녀의 입을 열기위해 마음을 들여다보기위해 무진 애를 썼다.끊임없이 얘기를 했고 방법을 수정해서 타일러도 보고, 화도 내 보고, 본보기를 보여주기도 했다.그래도 바뀌는 것은 없었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 말로 감정을 표현했던만큼 화가 나거나 타인과 갈등을 겪을때 나는 날선 말로 감정을 표현했고 그건 때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혔는데 어떤 건 주워담을 수가 없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말형인간'인 나에 대한 회의가 밀러왔는데, 첫째에게는 그런 점이 없었다. 내뱉은 적도 없으니 주워담을 것도 없는 상태, 그게 인간관계에서 의도치않게 갑의 위치를 주기도 한다. 그말이 할까말까 고민이 될 때는 하지말자, 라는 얘기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진리가 되는 이유는 뱉은 말을 주워담기란, 아무말도 뱉지않았을 때보다 어렵고 때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을 하지 않으면 중간은 갈 수 있는 때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그녀는 감정의 진폭이 좁은 게 카지노 가입 쿠폰라 그저 표현 방식이 그럴 따름이었으며, 그건 생각과 느낌이 없는 것과는 다른 얘기였다. 첫째는 나와는 다른 '글형인간'이었다. 놀이동산에서 재밌었다, 영화를 보고 슬펐다, 책을 읽고 어려웠다, 음식을 먹고맛있었다, 라고밖에 말하지 않던 아이가 환경을 보호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미래에 안정적인 직업을 택하고 싶다는 포부에 대해, 감정표현을 거세당한 아이의 마음(소설 아몬드)에 대해 질서정연한 형식과 논리정연한 내용을 갖추며글을 쓰고 있었다. 음에 대한 과몰입과 공감이 있는 글을 쓰고 있었다. 학년이 되고 학교에서 수행평가로 글쓰기를 해내는 그녀를 보고 알게 된 사실이었다.


한편,학년을 더해갈수록 학생기록부와 학부모 상담에는 이런 내용들이 기록되었다.


"안정적으로 학교생활을 하며 흔들림이 없고 주관이 뚜렷하다."


"교우관계에서 균형을 잡으며 하지않아야 되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다."

"어떤 내용을 학습해도 무던하게 받아들인다."


안정적이라니, 균형적이라니, 무던하다니. 내 사전에는 없는 단어들이다. 어릴 때부터 자라는 내내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얘기였다. 그리고 어쩌면 한펀으로는 카지노 가입 쿠폰 동경했던 인간형이기도 했다. 신중하고, 조용하며, 차분한 인간. 그냥 그녀는 그녀의 방식대로, 어떤 면은 카지노 가입 쿠폰 배우고 싶은 부분을 가진 채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중이고, 나의 노력과 수고는 그녀의 어떤 것도 바꾸거나 다잡지 못했다.




살면서 무척 헷갈리는 것들 중 하나가 무관심과 무심이다. 네가 어찌되든 난 상관없다는 식이라면 무관심일 것이다. 그것은 섭섭한 반응이다. 상처가 되거나 심지어 모욕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무관심의 반대인 관심이라고 해서 늘 좋은 것은 아니었다. 어쩌다 그리 되었느냐, 그래서 무슨 피해를 입었느냐, 대책은 있느냐. 격렬한 관심은 차라리 무관심이 낫다 싶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가 많았다. 무심함은 그 중간 어디쯤의 기분 좋은 영역에 속한다. 그랬구나, 하는 정도의 반응일 것이다. 나에게 일어난 일을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 더 말한다면 기꺼이 들을 것이고, 카지노 가입 쿠폰 입을 다문다면 캐묻지 않을 것이다. 사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대수롭지 않게 잊어주는 것도 생각보다 좋다. 애써 잊은 나의 상처를 굳이 꺼내 묻는 배려는 고통스러울 때가 많다.

심윤경 <나의 사랑스러운 할머니


최근 읽은 에세이에서 첫째와 나의 다른 점과 함께 떠오른 게 무심의 가치이다. 심윤경 작가가 말하는 무심함이무관심은 아닐 것이다. 나도 개입하고 참견해서 바꾸려하기보다 지켜봐주는 '무심한 엄마'가 되기도 해야한다는 걸 느낀다. 아이는 부모의 빈틈에서 자란다지 않는.



그리고 며칠전 카지노 가입 쿠폰 이 그림을 발견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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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를 갖 입학했을 즈음, 그녀가 그린 그림이다. 그 때는 그저 귀여워서 사진으로 찍어두었던 그림을 이제서야 다시 본다. 면밀하게 살펴본다. 그리고 카지노 가입 쿠폰 결론에 이른다. 말만 표현이 카지노 가입 쿠폰.오히려 말만으로 담을 수 없는 표정과 생각, 이야기도 있는 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이미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아이의 마음속에 감정이, 사랑이, 이야기가 없을 리가 없다. 대는 카지노 가입 쿠폰 아니다. 감정과 생각은 다르게 적힌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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