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지 않는 꽃바구니
5월은 가정의 달, 엄마와함께하는 미술놀이에 어떤 주제가 적합할지 고민했다.
알록달록 무지개 색상 다 써가며 화려한 미술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나도 그림에 소질은 없고.. 아들도 엄마를 닮았다.
초딩아들 데리고 거창하게 할 필요는 없고, 재밌게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안했다.
그리고 아들은 흔쾌히 즐겨주었다.
아들의 용돈은 아껴주고 싶은데,카네이션은받고 싶고.
그냥.. 더 예쁜 꽃이나 그리자!
이왕이면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나름의 꽃이고 카지노 게임이기를 바라면서..♡
그렇게 생각하며 결정한 미술 주제는꽃바구니였다.
카지노 게임 한가득,가득가득 채우자는 의미.
'선은 넘지 않게, 최대한 화려하게'가 미션이다.
엄마는 엄마대로, 아들은 아들대로 나름 각자 그리고 색칠하고, 자르고 붙인다.
"이건 어때요~?"
"예뻐~^^"
"여기에 붙여도 돼요?"
"원하는 곳에^^ 앞에서 봤을 때 어디쯤 보였으면 하는지 잘 기억하고 붙이기~^^"
아들은 중간에 잠시 경로를 이탈하기도했다.
분명히 꽃을 그리는 건데, 꽃바구니를 완성해야 하는데.
폭탄이 그리고 싶단다.
가재도 그리겠단다.
"그리고 싶으면 그려도 되지만 꽃바구니 안에 숨길 거야~!"
가려져도 괜찮다는 녀석, 진짜 가렸더니 딱히 실망도 하진 않는다.
그래.. 뭐..;;
폭탄을 품고 가재도 품은 꽃바구니라..
뚝딱뚝딱, 어쨌든.
하나하나가 다어색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못나기도했지만,막상 모아놓으니 알록달록 화려함은 성공이다.
아들이 진지하게 푹 빠졌다.
색칠하고 자르고 붙이는 동안 미소가 지어졌다.
하나씩 하나씩 서툴지만 입가에 번져지는 미소만큼이나 카지노 게임 하나하나가 바구니에 담긴셈이다.
어느새 카지노 게임이 한가득 채워졌다.
시들지 않는 꽃바구니다.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엄마와 아들, 사랑도 듬뿍 담겼다.
"들고 있어 봐~ 사진으로 남기자. 예쁘게^^"
도와주는 척하더니 엽기 표정으로 장난친다.
왜 저러는지..
"참 모~옷 생겼다~!!!ㅡㅡ"
"푸흡^^^^^^^^^^"
장난을 쳐 줘야 초딩이지, 괜히 초딩이겠나.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엄마는 엄마답게.
요 장난꾸러기 얼굴을최대한 많이 담아보려 애쓴다.
아들은존재 자체만으로 카지노 게임이지만,시들지 않는 꽃바구니를 들고 있으니 더 큰 카지노 게임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렇게만 살자.
카지노 게임이 욕심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지금의 순간을 기억하려 사진으로, 글로 담는다.
돈은 아끼고 카지노 게임 한가득, 덤으로 사랑 한가득이다.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시들지 않는, 화목한 가정을 위해 소소한 오늘의 카지노 게임을 마음바구니에차곡차곡담아간다.
그나저나, 하나도 안 귀찮아..
미술도 그냥 엄마랑 쭉 하는 게 어때..?♡
카지노 게임 한가득, 사랑 한가득..♡
바로 이거야.
알록달록 예쁘잖아.
그런데, 사람이라고 매일 예쁘기만 할 수 있어?
예쁜 날도 있고, 모난 날도 있는 거지.
매일매일 다르지만 지나고 보면?
전부 화려한 청춘인 거야.
마음 바구니만 터지지 않게, 끝까지 책임감을 갖고 성실하게, 그렇게 잘 가꾸면 되는 거야.
좋은 기억은 맨 앞에, 지우고 싶은 기억은 맨 뒤에 좀 숨겨도 돼.
잔인한 폭탄을 숨기면 어떻고, 가재처럼 독을 좀 품고 있으면 어때.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답게 살아야 하잖아.
우리는 모두 소중한 사람이야.
하찮은 사람은 없어.
그런 의미에서 난 카지노 게임해도 돼.
난 이미 충분히 잘 살고 있어.
충분히 시들지 않을 가치가 있고.
마음 바구니에 카지노 게임이 한가득 쌓일 날이 올 거야.
반드시.
그냥, 의미부여 한 번 해 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