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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스트 Feb 12. 2025

첫 방송 온라인 카지노 게임 마치고

나는 사진 온라인 카지노 게임 싫어한다.

정확히는 내 사진을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다는 걸 몹시 싫어한다. 내가 왜 그러는지 또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심리가 있는지는 꽤 오래되었다.


사진 찍히는 게 싫다고 말하기 어려워서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 잘 가지 않는다. 그게 모임이기도 하고, 운동 센터이기도 한다. 그래서 배우지 못한 운동도 있고, 모임 자리에서 사진 하나 찍을라 치면 슬그머니 화장실로 도망가기도 했다.


사진도 안 찍는 내가.

그런 내가 방송온라인 카지노 게임이라니.

그것도 무려 유명 프로그램에 나가다니.


나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 기피증을 치유하고 싶었다.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친한 지인들과 사진을 찍고, 운동 센터에서도 사진도 좀 찍는 단계로 서서히 수준을 높여가는 게 아니라 갑자기 전국방송으로 한방에 도약해 버렸다.


와이프가 나에게 말하는 '당신은 매사 중간이 없다'는 성향은 이번 방송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도 적용되어 버렸다. (나는 학창 시절 1등과 꼴찌를 오갔다. 그리고 탔던 차도 경제성 끝판왕이냐 최고급차냐 뭐 이런 식이다.)


3대의 카메라, 밝은 조명, 6명의 스텝과의 2시간에 가까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르겠다. 긴 시간 동안 뭘 말했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생각한 말을 반도 못 한 것 같고, 하얘진 머리로 횡설수설하다가 끝난 것 같다.


작가님은 나에게 '굉장히 말씀 잘하신다. 전화 인터뷰 때부터 이분 꼭 섭외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등의 칭찬을 계속해주셨지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첫사랑과의 씁쓸한 이별 마냥 아쉬움만 남는다. (피디님 작가님 정말 마법의 편집 좀 부탁드립니다.ㅜㅜ)


내 20년의 업력이 허술하게 방송에 나갈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 핵심은 죄다 빼먹은 것만 같아서 아쉬움이 남아 자다가도 설거지하다가도 발을 찬다. 그런데 어쩌겠나 지난 일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쉽)다. 정말 마법의 편집을 기대해야만 할 것 같다. ㅋㅋ


전날에도 잠을 잘 못 이루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마치고도 터져 나오는 도파민 때문에 쉬이 잠이 오질 않았다. 백반에 비유하자면, 나의 출연 시간과 비중은 오이무침에 뿌려진 통깨정도의 수준일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쓰는 이 글도 굉장히 과장되고 김칫국 한 사발 드링킹이라고 볼 수도 있다. (뭐 통깨가 아니라 통편집이 될지도 모르겠다.)


뭐 어쨌든 단순히 유명 프로그램에 나간다는 것보다, 그런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감행했다는 의미에서 나 개인적으로는 센세이셔널한 경험이었고, 생각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재미있었으며, 사실 여러 사람들과 카메라 앞은 긴장이라기보다는 흥분이 되었다. 인생은 역시나 아무리 고민해 봐야 실제 상황과는 다르다는 걸 깨닫는다.


어쨌든 재미있었다.

방송, 또 해보고 싶다. ㅋㅋㅋ

다음엔 흥분을 좀 더 가라앉힐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 마당에 이제는 사진 막 찍자 싶다.


/@jaemist/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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