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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석규 Apr 24. 2025

카지노 쿠폰 무게와 영혼의 무게 사이

12일 차:3.7. 금요일, 흐림

Valdesalor ~ Cáceres ~ Casar de Cáceres 24km,누적거리 300km

오늘은 그림자 없이 걸은 하루다.곧 비를 뿌릴 듯 짙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었지만, 끝까지 잘 버텨 주었다. 바람까지 불어 추위를 느낄 카지노 쿠폰였다.

나는 Cáceres에서 쉬면서 시내 구경도 할 생각을 했었는데, 그러면 내일 거리가 애매해진다는 로리아노의 의견에 따라 Cáceres 시내를 일부 돌아보는 데 그쳤다. Cáceres는 인구 10만 명이 넘는 꽤 큰 도시로서 고대 로마의 흔적이 여전하여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과연 중심부 골목골목은 차 한 대도 겨우 지나다닐 카지노 쿠폰로 좁은 데다 고색창연한 모습이어서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시대로 이동한 듯하였다.


광장에 있는 산티아고 교회가 마침 열려 있어 들어갔더니 몇 카지노 쿠폰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 조용히 흐르는 올갠 소리가 은혜스러웠다. 잠깐 드리는 기도였지만 마음을 평안하게 해 주는 시간이었다. 출입구 옆에는 중세 의상을 입은 순례자의 투박한 부조가 서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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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의 가장 중심지인 시장광장은 15세기부터 도시화되었다는데, 바로 옆에는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부하코의 탑이 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자아낸다. 로리아노와 함께 광장 계단에 않아서 쉬고 있자니 독일에서 온 여자 순례자가 오고 있었다. 그동안 몇 차례 알베르게에서 마주치긴 했지만 수인사는 나누지 않았었다. 이름은 하이케 HAIKE, 나이는 59세, 그런데 키가 152센티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는 그녀의 배낭은 엄청난 크기였다. 그렇게 작은 이가 메고 다니는 배낭으로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녀에게 커피 한 잔 사 주고 싶다 하였더니 사양하지 않는다. 인근 바르에서 카페콘레체 한 잔을 사다가 주면서배낭을 내가 한 번 짊어 봐도 되겠냐니 그렇게 해보란다. 정말 그녀의 배낭을 메어 봤다. 겨우 일어설 정도였다. 내 배낭의 무게가 7kg 정도인데 그 두 배 이상으로 느껴졌다. 이토록 무거운 짐을 메고 다니는 힘이 어디서 나오냐고 물어봤더니 알통에서 나온다고 만져보란다. 보통 사람의 근육이 아니었다. 굵고 단단했다.(나중에 산티아고에 들어가서야 하이케가 그토록 무거운 카지노 쿠폰을 메고 다닐 수 있는 비결?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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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루이스, 로리아노, 하이케

어제 알베르게에서 독일 청년 도미니크의 카지노 쿠폰을 메어 보다가 주저앉았었는데, 여자로서 이토록 크고 무거운 카지노 쿠폰을 메고 다닌다는 게 눈으로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는다. 오후가 되어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서너 차례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는데, 그녀가 앞서 갈 때 사람은 보이지 않고 배낭만 보여서 마치 배낭이 걸어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순례길에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짐을 최소화하기 위해 엄청난 고민을 한다. 처음에는 이것도 필요하고 저것도 필요하니 일단 배낭에 챙겨 넣기 마련이다. 하지만 카지노 쿠폰 무게를 조금이나마 줄여 볼 요량으로 빼낼 것이 무엇인가를 궁리하게 된다. 넣었다 뺐다가 다시 넣었다 뺐다가 하기를 몇 차례,결국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물건들을 빼버리고 가볍게 꾸린 배낭을 메고 카미노에 오르는 게 상정이다. 그러나 독일 청년 도미니크나 제이크는 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헤아릴 수 없다. 카지노 쿠폰 안에 무엇을 그리 가득 넣고 다니는지 물어보기도 민망한 일 아닌가.

가운데가 하이케 카지노 쿠폰, 오른쪽이 로리아노 카지노 쿠폰

순례길을 걷기에 적당한 배낭 무게는 일반적으로 자기 몸무게의 10퍼센트 정도라는데, 그들은 20-30 퍼센트나 되는 무거운 배낭을 메고 다니는 셈이다.너무 가벼우면 한량 같아 그들의 카지노 쿠폰의 무게도 가벼운 듯싶고, 너무 무거워 보이면 그런 카지노 쿠폰만큼 그들의 카지노 쿠폰도 묵직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여 너무 가볍게 하고 다녀도 꼭 바람직한 것은 아닌 것 같고, 너무 무거우면 몸이 망가질 것 같다. (은의 길에서는 이른바 다음 알베르게까지 배달해 주는 '동키 서비스'를 받는 사람을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다 자기 짐이 아무리 무거워도 직접 메고 다녔다.)

Cáceres를 지나면서는 말 그대로 대평원이 펼쳐졌다. 그늘이라고는 한 군데도 없는 곳을 한 여름에 걸어야 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프랑스 길 가운데 지나는 메세타 지역 이상이겠다 싶었다.

저녁식사는 알베르게에서 로리아노가 빠에야를 해 줘서 먹었다. 이탈리아인 3, 독일인 2명, 프랑스인 1명, 스페인 1명(Ramon, 57살, 8번째 카미노 :프리미티보 길3, 프랑스 길 3, 포르투갈 살바도르 길, 그리고 이번 은의 길)이1인당 3유로씩 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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