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차:3.19. 수요일, 맑다 흐림. 바람 심함, 기온 10~15도
Zamora ~ Fontanillas de Castro 31.5km, 누적 거리 607.8km
자기 카지노 게임 추천를 밟으면서 걷는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알 만한 사람은 알리라. 오늘 정말이지 모처럼 만에 내 카지노 게임 추천를 좇아 걷기도 하고, 일부러 내 카지노 게임 추천를 밟기도 하며 카미노를 걸었다.
알베르게에서 마련해 준 아침식사를 카지노 게임 추천 나선 시간은 07:40, 구름 반 파란 하늘 반, 우의를 배낭에 넣고 상쾌한 기분으로 출발했다. 30여 분 만에 시내를 벗어나자 해가 뜬다. 햇빛이 비치니 따스한 기운이 온몸에 퍼진다. 요즘 늘 손이 시려 스틱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기도 했는데, 오늘은 추위가 느껴지지 않는다.푸르른 들판이 이어진다. 밀밭, 그리고 푸르른 하늘 아래 저 멀리 보이는 지평선,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하다.
그런데 자꾸 어제 일이 마음에 걸리는 것이었다.
첫째, 이탈리아 25살 청년 지오반니,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내 옆에 앉아서 식사를 한 그가 내 배를 쓰다듬기도 카지노 게임 추천 퉁퉁두드리면서 배가 부르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그렇잖아도 식사할 때 몇 차례 내 앞으로 자신의 팔을 뻗어 빵이나 치즈 등을 가져가곤 하는 그의 행동이 못내 마땅치 않았던 차였다. 최근에 여러 날 함께 걷기도 카지노 게임 추천 알베르게에서 묵기도 하다 보니 제 딴에는 친근하다고 그랬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유쾌하지 않은일이었다. 결국은 참다못해 그에게 한 마디카지노 게임 추천 말았다.
"한국인 들은 아주 친한 사이 아니면 다른 사람 몸에 손을 대지 않는다. 네가 나에게 한 행동으로 좀 언짢다."
물론 번역 앱을 통해서 하는 말이었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내 표정이 자못 굳어선지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의 행동이 지나쳤다고 바로 인정카지노 게임 추천 사과했다.
둘째, 어제는 로리아노는 물론 슬로바키아에서 온 여자와도 내내 같이 걸었었다. 그녀는 이탈리아 말을 해서 로리아노와 주로 대화를 했고, 말이 많은 편이었다. 알베르게에서도 그랬다. 문제는 식사 후였다. 저녁식사는 6명이 함께 하기로 의견을 모아서 공동으로 장을 봐다가 로리아노가 파스타를 만드는 과정부터 손 하나 까딱 않더니 식사가 끝난 뒤에도 그러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자기가 사용한 접시나 컵 등을 치우고, 식탁을 정리하는가 하면,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그녀만 아무 일도 하지않고 있었다. 더구나 자기가 먹다 남긴 음식이 담긴 접시를그대로 둔 채알베르게 남자 관리인과 이야기하는 데만 열중이었다. (그녀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다 남자들이었다). 그러는 그녀 모습이 내내 눈에 거슬렸다.오늘 사모라를 벗어나며 로리아노와 대화하는 가운데, 우연히 그녀 이야기가 나와서 나는 그녀처럼 자기 책임을 다 하지 않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더니 자기도 그런 걸 좀 느꼈다고 했다.
오전에 상쾌한 날씨에 뻥 뚫릴 만한 주변 경치를 보면서 내내 두 사람의 문제가 마음에 걸린 것은 결국 내가 수련되지 못카지노 게임 추천, 아량을 갖지 못한 데서 오는 것이리라.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에 비춰보면 나는 그들을 이웃으로 인정하지 못한 결과요, 또한 사랑은커녕 내 감정에 치우쳐 그들을 배척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는 자괴감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었다. 멋진 풍광 속에 드러나는 나의 추악함이 마치 떠돌아다니는 먼지가 빛에 여실히 드러나는 것과 마찬가지리라.
그런 생각들로 꽉 차 있는데 앞서가던 로리아노가 발길을 멈추더니 나에게로 와서 슬쩍 팔짱을 낀다. 그러면서 카지노 게임 추천 말, "당신과 함께 걸어서 행복해요." 카지노 게임 추천 게 아닌가. 금세 내 마음이 풀린다. 하여 나 또한"나야말로 그래요." 그랬더니 로리아노가 한 마디 덧붙인다. "난 비노(포도주)가 없으면 산티아고까지 못 가요." "그럼 내가 한 병 사 줄게."
20km 지점인 Montamarta 마을에서 쉴까 하다가 내친걸음에 바르에 들러 커피 한 잔만 마시고 12km를 더 걸어 Fontanillas de Castro까지 가자고 로리아노와 뜻을 모았다. 로리아노는 어젯밤부터 기침을 하고 있었기에 컨디션 생각해서 무리하지 말자고 했더니, 우리말로 "괜찮아"를 연발한다. 오후에는 구름이 많아지고 그만큼 서늘해지면서 바람도 많아져 바람막이 옷을 입은 채로 걸어야 했다.
목적지 마을 가까이 이르자 거대한 옛 성터가 나타난다. 일부 남은 성벽은 웅장해 보였다. 그러나 무너지고 만 성은 이미 성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사연이 얽힌 건지 이미 30km를 걸어온 몸으로 성터까지 쫓아가서 살펴보고 궁구 할 마음의 여유는 없다. 빙 돌아서 마을로 향한다.
15:20, 마침내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백발을 한 여자 오스피탈레로 가 번역 앱을 틀어놓고 일일이 설명해 준다. 신중하면서도 친절한 인상이다. 침대가 12개밖에 안 되는 소규모지만 기부제 운영 알베르게로 아주 깨끗하게 시설을 갖추고 있어 만족스럽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어 밀린 빨래도 했다. 12km를 더 걸어온 게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