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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석규 May 01. 2025

어찌 카지노 쿠폰 이기랴?

25일 차:3.20. 목요일, 비 뒤 갬. 바람 심함, 기온 8~15도

Fontanillas 카지노 쿠폰 Castro ~ Faramontanos 카지노 쿠폰 Tábara29km, 누적 거리 636.8km

카지노 쿠폰를 이길 수는 없다. 제 아무리 재주가 좋아도, 능력이 뛰어나도 카지노 쿠폰와 싸울 수 없다. 더욱이 이길 수는 없다.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순례자라면 응당 그래야 한다. 오늘 역시 그랬다. 잠을 자고 일어나자마자 문을 열고 밖엘 내다봤다. 아니나 다를까 비바람이 몰아친다. 어쩔 수 없지 하는 체념의 자세로 짐을 싼다. 이런저런 비닐봉지들을 모아 두었던 게 유용하다. 배낭에 붙은 레인 커퍼를 씌우고 우의를 입은들 새는 비를 막지 못한다는 게 지난 이십여 일의 체험이다.짐 하나하나를 비닐봉지에 담아 배낭에 쑤셔 넣는다.비 오는 날 짐 싸는 방법을 나름 터득한 것이다.


알베르게에서 차려준 아침을 간단히 먹고 나선 시간이 08:00, 함께 묵었던 여섯 명의 순례자 누구도 카지노 쿠폰 나서는 데 한 치의 주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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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게를 나서며 동행인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왼쪽부터 로리나노, 저자, 루이스)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에서추적거리는 비도 비지만, 이미 물러진 흙길은 발을 묶어둘 듯이 푹푹 빠진다. 발을 옮기기가 쉽지 않다. 그렇듯이 한참을 가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먹구름 틈바구니로 파란 하늘이 종잇장처럼 보인다. 오래 안 가 비가 그치겠구나 하는 희망을 가지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서 그나마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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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0여 km 걸으니 Granja de Moreruela에 이를 즈음 비가 그치고 파란 하늘이 넓어진다. 역시 종잇장처럼 얇고 가늘던 파란 하늘이 먹구름을 몰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 마을에서는 '은의 길' 가운데 큰 갈림길이 나온다. 북쪽으로 쭉 올라가면 아스트로가 Astroga에서 프랑스길과 합류하든가, 아니면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몇 개의 산을 넘어 오우렌세Ourense(갈리시아어: 스페인어로는 오렌세 Orense)로 가든가 선택해야 한다. 우리 일행은 모두 프랑스 카지노 쿠폰 걸은 이력이 있어 주저 없이 오우렌세로 가는 카지노 쿠폰 택했다.

카지노 쿠폰로리아노가 오우렌세(오렌세, Orense)로 가겠다고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비가 그치고 해가 나니 한결 걷기에 좋아졌다. 이제는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산길로 접어들었다. 참나무 숲 사이, 아니면 밀밭 사이로 길이 시원하게 뚫렸다. 먹구름은 사라지고 흰구름 사이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따스하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고, 온몸에 땀이 솟으려 한다. 긴 호흡으로 산을 오르내리는데 이제는 바람이 분다. 12시쯤 산길을 내려오니 Esla 강이 나타난다. 세찬 바람이 나를 강 쪽으로 밀어붙인다. 모자를 벗어 손에 들었다. 스틱으로 중심을 잡으며 로마시대에 건설되었다는 Quintos 다리를 건너야 했다.

다리를 건너니 노란 화살표는 두 갈래로 안내한다. 하나는 포장도로를 따라 평지로 가는 비교적 편한 길이요, 다른 하나는 강을 끼고 가는오솔길로 시작해 산길로 이어지는 코스이다. 우리는 오솔길을 택하였다. 쭉쭉 뻗은 카미노를 걷다가 한 사람이 겨우 다닐 만한 길을 걷게 되니 호젓하기 그지없다. 그것도 잠시 산을 다 오르고는 또 이리 돌고 저리 도는 널찍한 카미노가 이어진다.밤새 잠을 제대로 못 잔 태가 이제부터 발길을 옥죄는 걸까. 외쪽 장딴지가 뻐근해지고 피로가 몰려온다. 최종 목적지에 이르는 마지막 직선 카미노 3km, 소실점 거기 우리가 쉴 만한 마을이 보이니 반갑다. 배낭 허리끈도 풀고 가슴띠도 풀었다. 바로 그때 반가운 이정표가 보였다. 셋은 쾌재를 부르며 각각 자기 핸드폰에 기념을 남긴다. 산티아고까지348.783km! 아! 우리가 벌써 이 만큼 왔네? 이런 이정표를 만날 때마다스스로 대견해하는 건 언제나, 누구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Granja de Moreruela를 지나고 20여 km 구간에는 단 하나의 마을도 없이 밀밭으로 뒤덮인 들판을 뚫고 지나는 카미노요, 산길을 돌고 도는 카미노였다.


우리가 쉬기로 한 동네 Faramontanos 카지노 쿠폰 Tábara 에는 알베르게가 없다. 알베르게가 있는 Tábara 까지는 6km 이상 더 가야 하기에 머물기로 했다. 알베르게 대신 개인 펜션을 하루 빌리기로 했다. 루이스와 로리아노, 나 이렇게 셋이서 각각 25유로씩 부담하기로 했다.대신 집을 새로 리모델링해서 깔끔하고, 주방 설비가 잘 되어 있어서 저녁밥은 파스타를 해 먹었다. 요리를 하는 데 주된 일은 로리아노가 하고 나는 그 보조, 루이스는 허드렛일, 손이 척척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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