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차:3.21. 금요일, 온종일 비. 바람 심함, 기온 6~11도
Faramontanos de Tábara ~ Santa Marta de Tera29.5km, 누적 거리 666.3km
오늘은 어제와 정반대였다. 07:40 숙소를 나서는데 새벽에 비가 내려서 길은 촉촉이 젖어 있었다. 하늘이 파래 보였다. 구름 사이로 이제 막 뜨는 태양이 얼굴을 내밀자 무지개가 곧추선다. 반쪽이긴 하지만 무지개를 보면서 상큼한 기분으로 출발했다. 아침 햇볕을 쐬는 가운데길에 나선 지가 언제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러나 웬걸, 삼사십 분 뒤에 해는 모습을 감추고 비가 뿌리기 시작한다. 배낭 레인 커버는 씌웠지만 우의를 입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여진다. 일 백여 미터 그대로 가다 안 되겠다 싶어 발길을 멈췄다. 뒤쫓아오던 카지노 가입 쿠폰와 루이스는 우의를 입는 걸 서로 도와주고 있었다. 나는 망토 걸치듯 배낭 위에 걸치고 앞 단추만 몇 개 채웠다.
얼마 안 걷고 Tábara에 들어가 한 바르에 들어갔다. 비도 피할 겸 와이파이로 아내에게 소식도 전하고 싶었다. 우리가 들어간 바르는 마침 와이파이가 되었다. 일베르게도 그렇지만 바르도 와이파이 없는 데가 꽤 많았는데, 여자 직원에게 물어보니 친절하게 직접 비밀번호까지 입력해서 연결해 준다. 아내와 간단히 통화한 후 길에 나섰다.
이제부터 오늘의 목적지까지는 아무것도 없다. 비까지 내린다. 몇 개의 산을 오르내려야 한다. 물론 산이라 해서 급경사 구간이 있는 것은 아니다. 펑퍼짐한 산으로 굽이지는 길, 또는 직선 도로가 거미줄처럼 연결된 카미노를 걸어야 한다. 오늘 구간에는 참나무 숲 가운데로 난 길 뿐, 경치랄 것은 새로운 데가 없어 카메라를 들이댈 곳도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역시 질퍽질퍽한 길이다. 오늘은 특히 황톳길이 많았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질퍽해 발이 빠지고, 쭉쭉 미끄러진다. 흙이 신발에 들러붙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진드기는 손으로 철썩하고 때리면 떨어지는데, 신발에 들러붙은 흙덩이는 발을 구르고 풀숲에 비벼대도 별무효과다.이런 길은 진행 속도를 늦출 뿐 아니라 힘을 뺀다. 가급적 길에 여기저기 박힌 돌을 섬다리 뛰듯 밟거나, 풀을 밟아 보기도 하지만 그것도 임시방편일 뿐, 먼 길을 비를 맞으며 걷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르막길, 카지노 가입 쿠폰가 앞서 가다가 뒤를 돌아본다. 잘 가고 있다는 표시로 손을 흔들어 준다. 그는 다시 걸어가고 나는 힘을 내어 오르막을 오른다.
카지노 가입 쿠폰는 나보다 앞서서 가도 100미터 아상 앞서가는 적이 별로 없다. 기껏 벌어져도 150여 미터 정도? 서로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정확 하리라. 가다 뒤돌아 보고 또 가다가 멈춰 서서 뒤돌아 본다. 그가 뒤돌아 보는 뜻은 무엇인가. 며칠 전에 카지노 가입 쿠폰와 슬로바키아 여자 순레자와 같이 걸었던 적이 있었다. 그녀에게 나이는 물어보지 않았으나, 대략 50대 정도로 보였다. 걷는 것도 잘걷는 데다가 이탈리아어를 해서 카지노 가입 쿠폰와 곧잘 통했다. 그래서 그런지 카지노 가입 쿠폰와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뒤에서 천천히 걷는 나를 제치고 쑥 앞으로 나간다. 그렇게 맨 앞에서 걸어가다가는 뒤따라 가는 카지노 가입 쿠폰를 향해 돌아보고는 다시 앞으로 나간다. 20여 킬로미터를 걷는 몇 시간 내내 그랬다. 왜 저 사람은 조금 가다 뒤돌아보고 또 조금 가다가 뒤돌아보기를 반복할까? 그게 몹시 궁금했다. 그렇다고 직접 물어볼 수도 없었다.
앞서 가던 사람이 뒤를 돌아다본다는 것은 몇 가지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첫째, 지금 자기가 가는 길이 맞는 것일까? 다른 사람이 자기 뒤를 따라오면 자기 가는 길이 맞는구나 확인하려는 것일 게다.둘째는, 뒤따라 오는 사람을 믿지 못해서이리라. 저 사람이제대로 따라올까, 따라오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마음이 작용해서 일 것이다.셋째는, 뒤따라 오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마음 아닐까.그 여자는 첫째의 경우에 해당되지 않을까 여겨진다.그에 비해카지노 가입 쿠폰는 세 번째의 경우임에 틀림없다.
카지노 가입 쿠폰는 대체 나에게 어떤 사람일까?
길에서는 길을 안내하는 길잡이 또는향도, 알베르게에서는 밥을 해주는 셰프, 다음 날의 계획을 짜고 내 의견을 반영해 실행에 옮기는 보좌관 등등의 역할을 한다.아무튼 나의 이번 카미노 여정에 미리 준비되었거나, 아니면 혜성처럼 등장한 천사임에 틀림없다.오늘도 막바지 산길을 내려오면서 산티아고에 같이 가는 걸 다시 강조했다. 산티아고에 가면 눈물을 흘릴 것 같다면서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리자고도 했다.
세시 반쯤에 Tera 강을 지나 Santa Marta de Tere 알베르게에 도착카지노 가입 쿠폰. 와이파이는 없고, 입실 수속과 스탬프는 인근에 있는 성당 사무실에서 한다. 숙박비 5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