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차:3.23. 일요일, 맑음, 기온 -2~9도
Riónegro de Puente ~ Asturianos25.7km, 누적 거리 720.5km
오늘은 카미노 28일째, 만 4주가 지나는 날이다. 누적 거리가 720km, 전체 거리 가운데 3분의 2를 지났으니 가슴이뿌듯해진다.
말 그대로 '쾌청!' 날씨도 우리들의 마음도 그랬다.07:40,청천 하늘에 길을 나선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막 떠오른 해를 등지고 출발온라인 카지노 게임. 비가 오거나 잔뜩 흐려서 해가 몇 시에 뜨는지도 모르고 지내왔던 나날이었는데,내 그림자는 도로에 길게 누워서 여유를 부리는 듯온라인 카지노 게임. 그런내 그림자조차 낯설다.
비가 안 오니 걷기가 얼마나 수월한지, 카미노는 순례자들을 즐겨 맞이하려는 듯 청소차가 막 지나간 것처럼 깔끔했다. 길가 물웅덩이에는 살얼음이 얼고 천지 사방에 깔린풀들은 은빛 이불을 덮은 것처럼 서리를 뒤집어쓴 채말없이 누워 있다. 언제 다시 기지개를 캐며 다시 일어설까.
주일이어서 지나는 마을 마을 교회마다 문고리를 돌려보고 두드려 봐도 열리거나 반응이 있는 데는 단 한 곳도 없다. 미사가 열렸던 흔적도 없다. 아마도 해발 900m가 넘는 산촌의 마을들이어서 그런가 보다 하면서도 아쉬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접지 못한다.
길 가운데서 혼자 묵상하며 찬송하고, 주기도송을 부르며 기도하기를 반복한다. 오늘따라 로리아노도 조용하다. 이제는 나의 묵상과 기도 분위기를 알아챈 모양이다. 지난 28일 동안 늘 함께해 왔으니 그럴 만도 하지. 내가 말이 없으면 슬퍼 보인다라든가, 무슨 걱정거리가 있느냐, 어디 아프냐, 괜찮냐 물어 오곤 하던 그였다. 그럴 때마다 "아니야. 아니야, 괜찮아" 하고 그를 안심시키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언젠가는 내가 반응이 없으면 자기가 슬퍼진다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산타 루치아'를 소리 높여 부른다거나, 날이 흐렸다가, 또는 비가 오다가 해가 나려는 듯하면 '오 솔레 미오'를 함께 외쳐대곤 했기 때문에 나의 태도에민감해지는 모양이다.
로리아노에게 웃으며 농을 건넸다. "너는 로리아노, 나는 코레아노" 했더니 로리아노가 내게"코레아노 창" 하고 큰 소리로 외친다. 그리고는내게 말온라인 카지노 게임.
"산티아고에 도착하면 떠나는 게 너무 슬퍼질 거야. 우리가 헤어져야 하기 때문에."
"나는 산티아고에서 묵시아를 거쳐서 피스테라까지 갈 건데 너도 안 갈래?"
"나는 거기에 갔었어. 그래서 산티아고까지 가서 끝내고 집에 갈 거야."
"나는 피스테라까지 두 번 갔었지만 이번에도 가려는 이유가 있어. 지금 친구 아들이 많이 아프거든. 그 친구 아들의 십자가를 가지고 왔는데 거기에 가서 그 십자가를 걸어놓고 싶어. 오래전에 내 어린 손주도 아파서 고생하다가하늘나라로 갔거든. 그래서 그 친구 아들이 꼭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간절해. 거기 가서 십자가를 걸어 둘 거야."
속마음을 털어놔서 그런가.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 지면서동시 그리움이 물밀 듯 밀려왔다.혼자서 발걸음을 빨리해 로리아노와 거리를 벌렸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가슴에 묻어두어야 하는데...깊숙이, 아니면 슬쩍이라도 감추어야 하는데 뜻하지 않게 또 드러내고 말았다.
조선시대의 문인 이양연(李亮淵, 1771 ~ 1853)의 시가 생각났다.이양연이 사랑하던 아내를 저 세상으로 떠나보낸 뒤 지은 '타비躱悲'(躱 감출/비킬 타, 悲 슬플 비)라는 시이다.
"문 안으로 들어가다 돌아서 밖으로 나와
고개 들어 이리저리 눈길을 돌린다네
남쪽의 언덕에는 산 살구가 꽃 피었고
서쪽의 물가에는 대여섯 백로가 나는구나"
이 시를 보면 겉으로는 서정시 같다. 어디에도 아내를 잃은 아픔이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드러나지 않는다. 가만히, 찬찬히 이 시를 둘러싼 분위기를 살펴보아야 비로소 작자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부인을 잃었는데 어찌 마음이 아프지 않았으랴. 슬픈 마음이 없었으랴. 이양연은 아프고 슬픈 마음을 슬쩍 옆으로 비껴두거나 내면 깊숙한 곳에 감추어 두었다. 그동안 아픔과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숙성시키고 발효시키지 못하고 시도 때도 없이 드러냈을 뿐인 나 자신이 부끄럽다.
목적지를 불과 3km 앞두고 있을 때 갑자기 오른쪽 무릎 통증이 심해져서 걷기가 힘들어지는 게 아닌가.
오늘따라 영하로 떨어진 기온에 스틱을 짚으면 손이 시려서 배낭에 넣어두었던 탓이 아닐까 스스로 점검해 본다. 아니나 다를까, 옆에서 걷던 로리아노가 내가 많이 힘들어온라인 카지노 게임 걸 보고 스틱을 꺼내 짚으라고 한다."좀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했지만 통증이 완화되지 않았다. 천천히 걸으면서 먼저 가라고 해도 내 주위서 떨어지지 않는다. 절룩거리는 걸음걸이에 알베르게 가는 오르막 길은 왜 그리 긴 건지, 1km도 안 되는 거리가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다. 로리아노가 진통제를 주겠다길래 "좀 쉬면 괜찮아질 거야." 라면서 사양했다.
오후 세 시에 알베르게에 도착온라인 카지노 게임.공립 알베르게인데도 옆에서 바르를 겸하고 있는 곳이었다. 주방에는 전자레인지와 쿡탑은 있는데, 정작 컵 하나 그릇 하나없다. 와이파이도 바르에서 만 된다. '무엇이든 먹거나 마시려면 바르에서 만 해라.' 그 뜻인가? 아무래도 그렇게밖에 해석되지 않는 곳이다. 숙박비 6유로가 고마우면서도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뿐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