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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석규 May 0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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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차: 3월 24일 월요일, 맑음, 기온 1~12도

Asturianos ~ Requejo27.7km, 누적 거리 748.2km


청명한 날씨 덕분에 기분도 한결 상쾌해졌다. 아침 식사도 거르며 7시 30분에 길을 나섰다.
묵었던 알베르게에는 조리를 위한 도구조차 없어 직접 식사를 해결할 수 없었고, 저녁에 북적이던 바르도 아침엔 순례자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다행히 약 4km를 걸어 도착한 Palacios de Sanabria에는 바르가 있어 카페 콘 레체와 빵 하나로 간단히 허기를 달랬다.


출발과 동시에 로리아노에게 이렇게 말카지노 게임 사이트.
“무릎이 너무 아파서 오늘은 천천히 걸어야 할 것 같아. 너는 루이스와 먼저 가. 그래야 나도 덜 미안하고, 너도 편할 거야.”
그러자 로리아노는 단호하게 말카지노 게임 사이트.
“우리는 산티아고까지 함께 가기로 했잖아. 나도 천천히 가면 돼.”
“아냐, 그렇게 해줘야 내가 마음이 놓여.”
몇 차례 실랑이 끝에 결국 내가 졌다. 루이스는 먼저 보냈고, 늘 앞장서 다니던 로리아노는 내 뒤를 따라오며 끝내 앞서지 않았다.


고도가 점점 높아지는 카미노. 좀 더 겸손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배낭에 넣어 두었던 스틱을 꺼내 들었다.스틱은 여러모로 유용하다. 체력 소모를 줄여주고, 균형을 잡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양쪽 다리의 균형이 맞지 않아 뒤뚱거리며 걷는 나에게는 필수품이다. 어제 마지막 2~3km 구간에서 무릎 통증이 심해졌던 것도 스틱을 사용하지 않았던 탓이리라.
‘이 정도 길은 스틱 없이도 괜찮겠지’ 하는 나태와 자만의 대가였다.


걷던 중 로리아노는 길가에서 나뭇가지를 하나 주워 카지노 게임 사이트 삼아 사용하기 시작했다.
진흙탕이나 물웅덩이를 지나기 어려울 때면 내가 먼저 건넌 뒤, 스틱을 건네주어 그도 안전히 건너게 도왔다. 오늘도 몇 군데 질퍽한 구간이 있었는데, 우회할 데는 마땅치 않고 그대로 지나기엔 신발이 젖기 십상이었다. 아마 그런 순간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이다.산길을 지나며 쓰러진 나뭇가지들 중에서 괜찮은 것을 하나 골라 쌍둥이칼로 매끈하게 다듬어 주었다. 로리아노는 어린아이처럼 기뻐카지노 게임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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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러 산촌 마을들을 지났다. 그중 Puebla de Sanabria는 가장 큰 마을로, 중세 분위기가 짙은 좁은 골목을 지나 언덕 꼭대기의 성으로 올라갔다.성 안 깊숙한 곳에 자리한 교회는 16세기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늘의 카미노는 마지막 구간에서 숲길 오솔길로 이어졌다. 간간이 물길이 발걸음을 옆으로 틀게 했지만, 그 풍경은 오히려 마음을 푸근하게 해 주었다.


도착한 공립 알베르게는 침대 20개와 남녀 샤워실 각각 하나만 갖춘 매우 단출한 곳이었다. 빨래터도, 건조장도 없었다. 그럼에도 숙박비는 12유로. 설비나 여건에 비하면 너무 과한 가격이었다.


저녁은 로리아노, 루이스, 독일인 하이케, 독일에서 온 부부 베른하르트와 기타나, 그리고 나까지 여섯 명이 함께 근처 식당에서 10유로짜리 순례자 메뉴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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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도중 나는 독일인 부부에게 뤼프케 대통령과 에르하르트 총리를 아느냐고 물었지만, 전혀 모른다고 했다. 나이를 묻자 57세라고 해서, 몰라도 이해가 갔다.
한국인들 가운데서나처럼 나이가 든 사람들은그 두 사람을 잘 알고 있고, 특히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한국이 6.25 전쟁 직후 가난과 시련을 겪던 시절, 같은 분단국가로서 우리의 처지를 이해하고 경제적으로 도움을 준 인물들이라는 설명에, 그들은 그런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식사가 끝나갈 무렵, 로리아노가 내일 알베르게 여건이 좋지 않다며 지난번처럼 셋이서 카사 루랄에서 머물자고 제안했다. 나는 원래 가난한 순례자가 되기를 바랐지만, 두 사람이 함께하겠다면 나도 기꺼이 동참하겠다고 했다.※ 현금이 떨어져 로리아노에게 50유로를 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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