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재택으로 일하고 있어서 회사에 갈 일이 잘 없는데, 지난주에는 정말 오랜만에(거의 1년 만에) 카지노 게임을 했다.
업무 때문은 아니었고, 타 부서에서 2025 오사카 엑스포에 출품할 VR 게임의 한국어 번역을 부탁해서 도와줬더니 감사의 의미로 과자를 준비해 두셨다고 해서, 그 과자를 받으러(!) 회사에 들르게 된 것이다.
카지노 게임 이유가 과자라니.
뭔가, 괜히 부자가 심심해서 취미로 회사 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이번에 방문한 부서는 헬스케어 기술을 다루는 곳인데, 회사 안에서도 꽤 ‘최첨단’ 분위기가 나는 부서였다. 덕분에 부서 투어도 하고, AI와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프로젝트도 구경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제일 흥미로웠던 건, 카지노 게임와 30초 대화를 하면 나의 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명함’을 만들어주는 부스였다. 너무 신기해서 저도 바로 체험해 봤는데,
“오늘 이런 체험 부스를 보게 돼서 좋다~”
“요즘 달리기를 열심히 하고 있다~”
그냥 이런 가벼운 이야기만 했을 뿐인데…
카지노 게임가 내린 결론은?
질풍 같은 직진 여자
뭐지 이 진단, 너무 웃기면서도... 묘하게 납득이 가네?
카지노 게임 분석에 따르면 내가 대화 중 ‘러닝’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는데, 이를 ‘질주’하는 이미지로 연결해 ‘직진적인 성격’이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게다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말투도 반영돼서 ‘직진 여자’라는 결과가 나온 거고. 마지막으로 ‘여성’이라는 성별 정보까지 더해져 ‘질풍의 직진 여자’가 탄생했다고 한다.
그리고 카지노 게임가 분석한 저의 성향은 다음과 같았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이다
어떤 일에 몰두하면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가끔은 잘 잊어버리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 자기중심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 솔직한 사람으로 비칠 수도 있다
뭘 잘 잊어버리는 건 진짜 딱 맞다.
그런데 일본에 오래 살면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방법은 거의 잊어버린 느낌이라...
사실 평소 대부분 컴퓨터 앞에서 서류 작업하고 메일을 주고받는 일을 하다 보니, 이런 기술을 직접 체험해 볼 기회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한 번의 카지노 게임으로 AI와 ‘대화’도 해보고, 최신 기술을 느껴보니,
“아 맞다, 우리 회사 IT 회사였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회사도 다녀오고,
기술도 체험하고,
과자까지 득템한 하루.
꽤 유쾌한 ‘카지노 게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