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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그림 Mar 21. 2025

네가 내 카지노 게임이야

아니면 보약일지도


작은텃밭에서 카지노 게임을 캡니다.

초록 넝쿨 사이로 반짝이는 토마토, 황금빛 햇살을 품은 호박,탐스러운 가지, 흙을 헤집을 때나타나는 감자... 제 작은 밭이 마치 보물을 캐는 광맥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자, 오늘의카지노 게임은 래디쉬( 서양열무라고 보시면 돼요)입니다.

카지노 게임내 눈엔 카지노 게임@ 진의 텃밭

래디쉬(Radish)

제가 사는 곳은 겨울철이라해도영하로 내려가질 않아서 열무나 래디쉬류의 씨를 뿌리면6주면 수확이 가능해요. 시간차를 두고 군데군데 씨를 뿌려두면 계속 수확할 수 있지요. 뽑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카지노 게임을 캐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보면 투명한 붉은색이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 이렇게 씻어놓으면 목욕을 금방 끝낸 아기피부처럼 뽀송뽀송 반짝반짝 빛이 나요.


카지노 게임먹기도 아까워@ 진의 부엌

예쁘니까 그림을 그려야겠죠.

저만의 애정표현입니다.

부모들이 자식 키울 때 남보기엔 맨날 똑같은 모습인데도 밥먹일 때마다 찍고, 놀이터 갈 때마다 또 찍어대는이유와 똑같습니다. 부모눈엔 일단 자식들의 모든 게 너무 이쁘고, 너무 소중하고, 쑥쑥 크는 게 신기해서 그런 거잖아요. 요렇게 이쁠 때를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은 거죠. 그때의 내 행복함도 담아서찰칵찰칵.

씨 뿌려 직접 키운 애들이라식물에게도그런 애정이 생기네요.


카지노 게임

엄마표 레시피까지 적어두고 나면 괜히 뿌듯합니다. 열무야 너도 기쁘지?


# 자작한 래디쉬 물김치


육수는 다시마, 양파, 무, 그리고 다듬고 남은 열무 꼭지로 끓입니다. 이렇게 하면 키운 열무를 알뜰하게 활용할 수 있죠. 건더기는 다시 흙으로 돌려주니 쓰레기도 생기지 않습니다. 자연에서 난 것은 이렇게 순환이 되는데, 왜 인간이 만든 것들은 썩지도 않고 지구를 괴롭히는 걸까요?

양념재료를 육수와 함께 블랜더로 윙~ 갈아서 소금, 액젓으로 간하면 끝이에요. 간단하죠?

육수가 식을 동안 양파, 파프리카 채도 썰어서 올렸어요.

오호~ 요 색깔 보세요.

입으로 먹기도 전에 벌써 맛있어요.


자, 이제 식힌 양념물을 부었어요.

하루 주방벤치 위에 뒀다가 냉장보관 하면 바로 먹어도 됩니다. 열무비빔밥, 열무비빔국수로한동안 식탁에 오르실 분들입니다.



보물이 아니라 보약일 수도


슈퍼마켓에서는 몇 초 만에 열무 한두 단쯤 가볍게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습니다. 돈을 내면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이 편리함 속에서, 카지노 게임는 많은 것을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흙을 만지고, 씨를 심고,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시간. 기다리고, 가꾸고, 마침내 수확하는 기쁨. 키운 자만이 느끼는 감사함과 감격. 손에 흙을 묻혀본 사람만 아는 작지만 큰 선물이 어느새 우리 삶에서 사라졌습니다.


1970년대, "잘 살아보세!"를 외치며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카지노 게임에게 근대화와 풍요로움을 가져다주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카지노 게임는 정말 잘 살고 있는 걸까? 편리함 속에서 삶은 점점 삭막해져 가고, 어느 순간 카지노 게임는 자연과도, 서로와도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는 데.


그런데 이렇게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보니, 그 이유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카지노 게임 안에서 점점 사라져 가고 있던 것들이요—통합, 조화, 과정, 순리, 감사,나눔...

흙을 만지고, 씨를 심고, 기다리는 동안 그 잃어버린 흐름이 다시금 내 안에서 살아나고 있음을 느낍니다.


현대인의 삶 속에서 멸종되어 가던 무언가가, 천천히, 그리고 분명히, 내 안에서 회복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래디쉬 물김치는 보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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