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이 빠진 처방 사료를 먹이고, 석 달 후에 다시 검사하시지요.”
동물병원의 의사는 엑스레이 필름을 커다란 모니터에 띄워놓고 상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개들은 7살부터 노령견으로 들어간다고 일 년에 한 번의 정기검진을 하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우리 개 루비는 아홉 살이다. 의사가 모니터에서 짚어주는 곳은 방광이었는데, 작은 흰색 반점이 육안으로도 보였다. 결석이라고 했다. 칼슘을 섭취하면 그 결석이 더 커지는 경우가 많아, 칼슘을 뺀 처방 사료를 먹이고, 평소에도 모든 유제품을 주지 말 것을 당부했다. 칼슘을 제한하면 더 이상 커지지 않는 결석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경우가 많으니 지켜보자는 것이다. 어디 크게 아픈 데는 없다니 다행이면서, 동시에 몸에 돌이 있다니 좋은 결과가 아니라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좋지는 않았다.
“얘 방광에 돌이 있대.”
집에 와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에게 검진 결과를 전하고, 처방 사료를 받아온 이야기를 했다. 담석증으로 담낭제거수술을 한 나의 이야기를 하며 “뭐 그런 걸 닮고 그러느냐”는 말에 다들 웃음이 터졌다. 그뿐만 아니라 작은 처방 사료가 한 봉지에 무려 35,000원이라는 내 말엔 다들 놀라며 한마디씩 덧붙였다.
“아니, 칼슘이 만들었다며, 칼슘값은 빼줘야 하는 거 아니야?”
병원에 다녀온 이후 루비는 새로운 사료를 먹고 있다. 갑자기 사료를 바꾸면 안 먹을 수도 있으니 조금씩 섞어가며 바꾸라고 했지만, 우리 개는 그럴 걱정이 없다는 건 먹여보지 않아도 자신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루비는 새로운 사료도 전혀 거부감없이 잘만 먹는다.
“돌이 다 부서져서 나와야 할 텐데….”
침대에 드러누워 코를 골아대는 녀석의 배를 쓰다듬던 남편이 말온라인 카지노 게임. 사람의 경우엔 방광에 있는 돌을 초음파로 부수어준다는 말을 들었지만, 개들은 무조건 개복수술을 한다니 심란온라인 카지노 게임.
돈도 돈이지만, 몸에 칼을 대는 그 고생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내가 이처럼 루비 몸속의 돌에 남 일 같지 않은 마음을 갖게 되는 건, 사실 나 역시도 몸속의 돌을 가져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 간헐적으로 복통이 있었다. 병원 가기를 싫어하고, 아프지 않은 이상 건강검진을 꺼리는 인간인 나는 소화불량이거나, 위염이 있는 것 아닐까? 했다. 계속 속이 쓰리거나 아픈 것도 아니고, 그저 잠깐씩 아프다가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졌기에 금세 잊곤 했다.
통증의 빈도가 잦아지고, 점차 몸이 힘들어졌을 때는 부모님이 함께 입원했을 즈음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병원에서 오전을 보내고 오후엔 바로 출근했다. 집에 돌아오면 밤 열한 시가 다 되어있는 나날이었다. 몸도 바빴고, 마음도 힘들었는데 그 와중에 윗배가 꼬이는 듯 아픈 나날이 많아지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검진을 받았다. 철석같이 위경련인가 보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 원인은 바로 담석이었다. 몸속에 돌이 생겼으니 그렇게나 아팠던 것이다.
일단 높아진 간 수치를 낮춰야 한다고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을 다 먹었지만, 막상 진료를 예약한 날엔 재검을 받으러 가지 못했다. 아빠가 돌아가셨고, 뒤이어 엄마가 돌아가셨으니 병원 예약은 신경 쓸 여력도 없었다. 두 분이 돌아가신 봄을 지나 가을이 끝나갈 때쯤 다시 통증이 시작되었다. 이제 단순한 위경련이 아니라는 것쯤은 짐작할 수 있었다. ct를 찍고, 내시경으로 담도에 걸린 돌을 제거하고, 그리고 담낭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부모님이 담석증으로 수술하실 때 의사는 유전이랄 건 없지만 가족력이 있다고 말했다. 꽤 오래전이었는데 유전과 가족력의 차이에 대해 제법 심각하게 생각해 본 계기이기도 했다. 가족력이란 유전과는 비슷한 듯 달라서 같은 가족이라면 생활 습관, 특히 식습관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음식을 먹고 함께 살아온 사람들이니 담석증 같은 가족력도 갖게 되는 확률이 높은 것 아닌가. 게다가 가족들은 체질도 비슷한 경우가 많으니 더욱 그럴 것이다. 생각해 보면 부모님 모두 풍채가 좋았다. 나 역시 가냘픈 몸매를 가져본 적은 없다. 역시…. 가족력이다.
생각해 보면 이처럼 가족이란 한 핏줄이라는 혈연관계를 넘어서 많은 시간과 습관, 그리고 취향을 공유하는 공동체이기도 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반가울 것 없는 담석증의 가족력도 어쩐지 우리가 진짜 한 핏줄임을 인증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꼭 뱃속에서 돌을 꺼내는 것으로 한 가족을 인증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간식을 잔뜩 먹고 드러누워 자고 있는 루비의 뱃살을 주물럭주물럭온라인 카지노 게임. 보통 말티즈의 몸무게는 3킬로대가 정상이라는데, 이 녀석은 이미 5킬로를 넘는 몸매를 자랑한다. 밖에는 나가고 싶지만 걷고 뛰는 것이 싫으니, 개모차에 거만하게 앉아 드라이브를 즐긴다. 민첩하게 움직일 때는 주로 누군가 무얼 먹고 있는 순간이다.
웃음이 났다.
“아무래도 이건 온라인 카지노 게임 맞나 보다, 아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