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 : 연해하고 싶어(1)
에피소드 1 : 연해하고 싶어(4)
어젯밤 뉴스에선 장마를 예고했다. 오후에 눈 떠보니 창가엔 빗방울 맺혀있었다. 그 사이로 바라본 풍경은 설레지는 않아도 나름 괜찮았다. 비가 내리는 탓일까? 평소라면 사람들로 거리가 붐빌 테지만 오늘은 고요무료 카지노 게임만 하다. 그러한 까닭에 다행히 밖으로 나갈 이유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합리적인 생각과 이렇게 주말이면 별일 없듯 지내는 일에 익숙한 지 오래되었다. 띠링띠링 정적을 깨는 전화 벨소리에 상념에 벗어나 전화를 받았다.
“북극곰. 뭐 하고 있어? 또 궁상맞게 집에만 있지 말고 밖으로 나와”
“뭐래. 궁상이라니. 나름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방법을 모독하지 말라고”
“나 10분 후면 너희 집에 도착하니깐 대충 걸쳐 입고 나와” 그리고 들리는 뚝뚝 수신음.
A라는 친구는 항상 그런 식이다.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그럼에도 미워할 수 없는 그런 무료 카지노 게임다. 친구가 아니었다면 분명 나는 집안에서 빈둥거렸을 테니깐. 아마 친구는 내가 미안하지 않게 하기 위한 자기만의 배려의 방식일 것이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옷가지를 주섬주섬 입고선 현관문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