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를 올바로 해석하는 방법
1.오늘 팩트체크 주제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입니다.칼로리를 낮추면서 단맛을 낼 수 있는 인공 감미료인데요.최근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면서요?
- 제로 열풍 이후 많은 분들이 인공감미료가 들어있는 음식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단맛'이 핵심인데요. 당류 과다 섭취가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당류 섭취를 줄이려는 시도가 크게 일어났죠. 그런데 달콤한 맛을 아예 끊기는 어려우니까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집어넣은 제로 음식들이 인기를 끌게 된 거죠. 물론 식품회사들의 공세적인 마케팅도 한몫했고요.
그런데 인공감미료가 건강에 위해를 일으킨다는 여러 연구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연구는 인공감미료 중 하나인 아스파탐에 관한 내용인데요.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연구진은 아스파탐 섭취가 동맥경화를 악화시킨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에 게재했습니다. 이를 인용해 많은 국내 언론들이 관련 기사를 쏟아냈죠.
2.먼저 내용을 좀 살펴보죠.
-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생쥐에게 아스파탐이 0.15% 포함된 먹이를 12주간 제공했습니다. 이는 사람이 매일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탄산음료 3캔을 마시는 것과 비슷한 양이라고 하는데요. 그 결과, 아스파탐 섭취군은 대조군에 비해 인슐린 수치가 급증하고 동맥에 지방 플라크가 축적되는 현상이 관찰됐습니다. 지방 플라크는 혈관 내벽에 쌓여 혈류를 방해하고, 결국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심혈관 건강 악화의 지표인 염증 수치도 아스파탐 섭취군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아스파탐이 어떻게 혈관 염증을 유발하는지 작용방식도 규명했는데요. 연구팀에 따르면, 아스파탐의 과도한 단맛은 구강과 장내에 존재하는 단맛 감지 수용체를 자극해 과다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런 인슐린 수치 급증은 혈관 내벽의 CX3CL1이라는 면역 신호 단백질을 활성화시켜 동맥 안에 더 빨리 플라크가 쌓이도록 만드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3.온라인 카지노 게임 음료 하루 세 캔 분량의 아스파탐이 동맥경화를 일으킨다는 결과네요?
- 우리나라 언론들이 보도한 기사 제목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조선일보 <“하루 3캔씩 믿고 마셨는데”… 설탕 200배 ‘제로 음료’의 배신, 동아일보 < “제로음료 하루 3캔 먹으면 동맥경화 유발”… 아스파탐이 인슐린 수치 높여 YTN <믿었던 '제로'의 배신... 하루 3캔 먹었더니 충격적인 연구 결과 세계일보 <“설탕의 200배” 제로콜라 하루 3캔 마셨더니… 반전 있었다 이런 식인데요.
일단 이 실험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입니다. 그런데 기사들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인 것처럼 제목을 달아놨죠. 온라인 카지노 게임음료 하루 세 캔을 사람이 마셨을 때 사람에게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것처럼 제목을 뽑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독자들은 '아 온라인 카지노 게임음료 세 캔 먹으면 동맥경화에 걸리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되겠죠. 그런데 사실은 좀 다릅니다.
4.그럼 이 연구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까요?
- 영국에 사이언스미디어센터라는 기관이 있는데요 과학과 언론을 연계해 올바른 이해를 돕자는 취지로 설립된 곳입니다. 이곳에 여러 전문가들이 남긴 의견을 살펴봤습니다. 영국 글래스고 대학의 심장대사 의학 분야의 나비드 사타르 교수는 "이것은 우려스러운 결과처럼 보이지만 물론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전에 인간에서 결과가 재현되어야 한다. 아스파탐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과도한 췌장 인슐린이 발생하여 인간에서 혈관 위험이 가속화되는지 여부도 입증되지 않았다. 지금은 설탕이 가득한 음료 대신 감미료와 연관된 다이어트 음료를 섭취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과도한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동물 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추가 연구를 통해 아스파탐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5.쥐를 갖고 한 실험인데,이 쥐가 좀 특별한 쥐라는 이야기도 있어요?
- 호주 로열멜버른 공과대학 화학과 올리버 존스 교수는 "연구 설계에도 몇 가지 문제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존스 교수는 저자들이 ApoE 마우스라는 특정 유형의 실험용 생쥐를 사용했다는 점을 지적하는데요. 이 생쥐는 심장병에 걸리기 쉬운 특질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식단을 먹였는데, 이 식단 자체가 심장병 위험을 증가시키고, 생쥐가 얼마나 많은 아스파탐을 먹었는지 또는 혈중 아스파탐 수치를 측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마우스가 실제로 무엇을 먹었는지는 알 수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영국심장재단 연구 책임자인 제임스 라이퍼 교수는 "이러한 발견이 아직 인간에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 유의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우리 음식에 이러한 첨가물을 첨가하고 인슐린 수치에 미치는 영향이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에 기여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 연구는 인공감미료 대신 더 많은 설탕을 섭취하라는 녹색 신호가 아니다. 우리 모두는 지방, 설탕, 감미료 및 소금이 높은 수준의 가공 식품과 음료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이것이 건강한 식단을 보장하고 심장 및 순환기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6.지방,설탕,감미료 및 소금을 피하라는 이야기네요.입에 착 달라붙는 음식이 좋은 음식은 아니다.이렇게 받아들이면 될 것 같고요.오늘 주제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니까요.사용실태를 좀 짚어보죠.
- 앞서 살펴봤던 기사 제목만 보면 모든 온라인 카지노 게임 음료에 아스파탐이 들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난해 7월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선호도가 높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음료 14개 제품을 대상으로 시험을 했는데요. 롯데칠성음료의 <펩시 온라인 카지노 게임 라임 1종에만 아스파탐이 들어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제품에는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등 아스파탐 이외의 인공감미료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펩시는 글로벌 본사에서 고유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아스파탐 성분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막걸리나 과자를 만들 때 사용되기도 하는데요. 2023년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이 아스파탐을 발암물질 2B그룹으로 분류해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발암물질 2B 그룹은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을 수 있음(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이라는 뜻으로, 동물 실험에서 불충분한 근거, 인간에겐 제한적인 증거가 있는 물질입니다.
이 논란 이후 일부 업체들은 제품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빼기도 했는데요. 이후 미국 FDA와 우리나라 식약처 등 국내외 보건당국은 현재 온라인 카지노 게임 섭취 수준은 안전하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논란이 사그라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7.건강한 단맛을 즐기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은데요.인공감미료와 건강,어떤 접근 방식이 필요할까요?
-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식품첨가물에 대한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1일 섭취허용량인데요. 사람이 어떤 물질을 평생 동안 매일 먹어도 건강상에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하루 섭취량을 말합니다. 사람의 체중 1kg당의 양(mg)으로 나타냅니다. 우리나라는 아스파탐에 대해서 체중 1kg 당 40mg을 일일섭취허용량으로 정했습니다. 체중 60kg인 성인은 2.4g까지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뜻이죠. 펩시 제로슈가 라임 뚱캔 355㎖ 한 캔에는 99㎎의 아스파탐이 들어있으니까. 하루에 24캔을 마셔도 1일 섭취 허용량을 초과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미국 FDA가 허용하는 아스파탐 일일섭취량은 체중 1kg당 50mg으로 더 관대하죠. 그런데 일일섭취허용량을 정할 때는 이 정도가 안전할 것 같다는 선을 정한 뒤에 100배의 안전계수를 설정해서 정합니다. 그러니까 일상생활에서 아무리 제로음료를 마셔도 아스파탐으로 인해 탈이 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는 게 맞죠.
8.그런데 왜 자꾸 인공감미료가 인체에 해를 준다는 연구가 나오는 것이죠?
- 설탕은 우리 인류가 이미 2000년 동안 먹어왔던 음식이고요. 2000년 동안 사용하다가 풍요의 시대를 맞아 필요 이상으로 설탕을 섭취해 보니까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 겁니다. 인공감미료는 길어야 130년 정도 인간이 사용했는데요. 역사가 짧다 보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연구자들이 많은 겁니다. 개별 연구에서 인공감미료가 건강에 해를 준다는 결과가 드문드문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연구 결과가 나올 때마다 언론이 크게 주목하는 것이죠.
장기적으로 계속 추적하면서 데이터가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유해 여부가 확실히 판명이 될 테고요. 그전까지는 주의하면서 사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도 동료 과학자들의 리뷰를 거치고 후속 연구가 진행되면 좀 더 확실한 결론에 이를 수 있을 거라고 보고요. 결국 개인의 선택의 문제인데요. '나는 논란이 있어도 단맛은 끊을 수 없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인공감미료가 들어있는 제로 음료 마시는 것이고요. '단것을 최대한 줄이되 정 못 참겠으면 오리지널 설탕 음료 마실 거야' 하시는 분들도 계실 테고요. '건강을 위해서 인공이든 천연이든 단맛은 끊겠어' 하시는 분들을 그렇게 하시면 되고요.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게 업체의 의무가 되겠죠. 제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 투명하게 알리라는 뜻입니다. 이걸 감독하는 게 보건당국의 역할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