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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흔 Apr 13. 2025

이병주 카지노 게임을 찾아서

따듯한 봄날의 산길 꽃비의 흔적을 따라 다녀온 여행

이병주 카지노 게임관은 아마 내가 다녀온 카지노 게임관 중에 가장 속세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카지노 게임관이었으리라. 고속도로 출구로 나와서 계속 좁은 산길로 가는 느낌이었다. 인가도 거의 없는 산길을 달려 도착한 곳에는 예상대로 카지노 게임관 건물과 아담하게 조성된 주차장만 있을 뿐,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인가가 없었다. 차가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 노란 병아리 차가 눈에 들어왔다. 아니나 다를까, 주차하고 카지노 게임관 입구로 들어서니 왁자지껄한 아이들 소리가 들린다. 아마 초등학생이 단체로 관람을 온 듯싶었다.


카지노 게임관 입구 마당에는 이병주 작가의 흉상과 정자, 카지노 게임비가 있었고 마당 전체 바닥은 벽돌이 가지런히 깔려 아주 산뜻하게 단장되어 있었다. 카지노 게임관은 특이하게 경사진 긴 지붕이 인상적이었다. 입구에서 계단을 몇 개 오르면 바로 좌측으로 전시실이 보인다. 전시실은 한 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공간의 면적이나 규모로만 본다면 그리 큰 것은 아니었지만, 이병주 작가의 삶과 카지노 게임세계를 돌아보기에는 충분했다.


전시실은 작가의 삶의 행적을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으며, 전시물은 1. 냉전 시대의 자유인, 그 삶의 카지노 게임. 2. 한국의 발자크, 지리산을 품다. 3. 끝나지 않은 역사, 산하에 새긴 작가 혼. 4. 아직도 계속되는 월광의 이야기 등 4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전시되어 있다.


이병주는 흔히 알려진 것과 같이 원고지 5~60매 정도는 단숨에 써 내려가는 속필가였다고 한다. 아울러 격동의 시대에 사회적 사건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직필 능력에, 소설에 대한 집요하리만치 강렬한 열정을 더해 작가의 길에 들어선 후 타계할 때까지 원고지 10만 장 이상 분량의 창작 활동을 했다.


이병주는 소설의 가치를 사람들이 기꺼이 찾아 읽고 싶어 하는 재미를 지녀야 한다는 것에 맞추었다. 그리고 소설은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믿었다. ‘지리산’이나 ‘그해 5월’ 등 실록 대하소설에서 한국 현대사 격동의 현장을 다룬 것도 그런 신념에서 기인한 것인데, 이와 더불어 이병주의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소설이 인간 존중 사상을 담고 있다는 부분이다. 인간의 생명과 가치에 대한 존중의 정신은 이병주 소설의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아마 이런 인간 존중 사상은 작가가 살아오면서 겪은 격변의 큰 사건들에 휩쓸리면서도 살아남아야 하는 일반 국민이 어떻게 방황하고 고민하고 한숨짓고 통곡하며 살아왔는지를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었던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리라 생각한다.


전시실을 돌아보고 나오자, 처음 카지노 게임관에 들어설 때 반겨주셨던 사무실 직원(?)이 차를 두 잔 따라 주며 권했다. 우리가 서울에서부터 왔다고 하니 잠깐 사무실로 들어가더니 몇 부 남지 않은 자료인데 멀리서 오신 분이기에 드린다고 하면서 바로 얼마 전 카지노 게임관에서 열렸던 ‘2025년 봄날의 카지노 게임 콘서트’ 자료를 건네주셨다. 정말 귀한 자료를 손에 넣었다. 전시실 밖으로 나와 입구 중앙 뒤편을 보니 책장에 여러 종류의 책이 꽂혀 있었는데, 특이한 것은 그 책들이 모두 나눔용 책이라는 점이다. 그곳에서 책을 한 권 집어 들었다. 1965년 7월 「세대」란 잡지에 실린 중편 분량의 작품으로, 작가가 5⦁16 쿠데타 이후 필화사건으로 옥살이하면서 자기의 처지가 얼마나 부당하고 억울하였는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자 쓴 소설이라고 한 이 작품이 바로 소설 ‘알렉산드리아’인데, 나눔 책은 그 소설의 영문판이었다. 아마 다른 곳이었다면 내가 거의 접할 수 없는 귀한 책이었으리라.


그리고 그 서가에서 ‘작가 이병주의 삶과 카지노 게임세계’라는 얇은 서적도 한 권 손에 쥐었는데, 그 책의 내용 중 하나를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작가 이병주가 작품 속에서 남긴 명언들이라고 한다.


나는 이 나라에서 카지노 게임이 가능하자면, 역사의 그물로써 파악하지 못한 민족의 슬픔을 의미로 모색하는 방향으로 슬퍼해 보는 데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지리산」에서


기록이 카지노 게임으로서 가능하자면 시심(詩心) 또는 시정(詩情)이 기록의 밑바닥에 지하수처럼 스며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카지노 게임이론이었다. 「겨울밤」에서


정치란, 그리고 혁명이란 슬픔을 감소시키기 위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사람의 가슴에 원한을 맺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닐까? 「그해 5월」에서


나는 저항보다도 더 소중한 것이 인생에 있다고 믿는 소설가가 되려는 것입니다. 그것은 가족에 대한 사랑일 수 있고 친구에 대한 우정일 수 있습니다. 처자를 버리고 용감하게 대의를 위해 죽는 영웅적인 행동을 존중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자기를 쳐다보는 처자식의 굶주린 눈동자가 안타까워 스스로 종으로 팔려가는 사나이의 심리도 무시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나의 입장입니다. 「행복어사전」에서


어떤 주의를 가지는 것도 좋고, 어떤 사상을 가지는 것도 좋다. 그러나 그 주의, 그 사상이 남을 강요하고 남의 행복을 짓밟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기 자신을 보다 인간답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이라야 한다. 「삐에로와 국화」에서


카지노 게임관에서는 지리적인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디카시 공모, 어린이 그림그리기 체험, 자작시 낭송회, 지역 문인 출판 기념 및 북콘서트, 문인 초청 강연 등의 행사가 그것인데, 2025년에는 이미 지나간 ‘봄날의 카지노 게임 콘서트’ 이외에 영호남 학술제, 양귀비축제 기념 디카시 공모전, 초대작가 특별 강연, 한국 문인 명시展, 하동 소재 작품展, 디카시 수상작 특별展이 기획되어 있다.


산길 양옆으로 가득한 꽃비의 흔적을 느끼면서 찾아보았던 산뜻하고 화사한 봄날의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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