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이겨낸 부추들은 떨어지는 빗방울을 추앙하는 것만 같습니다. 자신의 몸을 베어내고, 또 베어내도 억척스레 자신을 다시 만들어내는 부추가 참으로 기특하기만 합니다. 상처 입을 때까지 사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사랑은 어느 계절에나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마더 테레사' 수녀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끊임없이 내어주고 상처받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다시 자신을 재생시키는 부추에서 고결한 삶의 향기가 맡아지곤 합니다.
살다보면간혹 만나지는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그런 이들에게선 겨울을 견뎌내고서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향해 가장 먼저 일어선부추의 향기가 나곤 합니다.부추의 향기를 아십니까.쌉쌀하고 조금 매운 듯하지만,그 안에는 어떤 강건함이 배어있어킁킁 거리며 이끌리듯 따라가고 싶은 그 냄새.그렇게 가다 보면 완연한 봄이야.라고, 그 사람과 함께 외칠 수 있을 것만 같은 그 냄새.그 향기를 저는 이 곳 글밭에서맡을 수 있었습니다.살다보면 간혹 만나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이 그렇습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차리다, 그런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을 떠올리곤 합니다. 수많은 마음들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안에 가득합니다. 1년 이상을 간간이.그렇지만, 꾸준히 써왔던 글이 묶여 한권의 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걷는 이 길을 묵묵히 걸을 수 있는 건, 작가님들과 독자님들 덕분입니다. 길 옆으로 늘어선 여러분들의 부추향을, 저는 이끌리듯 따라갑니다. 가다보면, 언젠가 닿을 수 있겠지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곧 뵙겠습니다.
‘나와 당신은 모두 불완전하다. 불완전한 우리가 만나서 참으로 다행이다. 완전하다면 인연 따위는 필요가 없을 테니까.’「나의 노트 중.」
글을 쓰다 보면 필연적으로 어느 한 시절이 떠오르곤 한다. 매번 떠오르는 시절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그 시절을 어떻게 지나왔던가를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허공으로 한 발을 내디뎌야 할 때도, 차갑게 미끄러져 내리는 손을 그저 느껴야만 할 때도, 속상한 마음으로 둥글게 몸을 말아 밤을 지새워야만 할 때도. 그럴 때마다 항상 머리맡에는 책이 가지런히 놓여있었고, 내가 쓴 글들도 내 옆에 가만히 기대주었다. 고독, 슬픔, 이별, 고통, 불안, 불행, 초조... 이런 감정들이 느껴질 때면, 내 글을 다시 펼쳐 읽고, 고치고 다듬었다. 그리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었다.
나 혼자서, 나만의 힘으로 지나왔다 여겨지던 순간들은 단 한 문장도 없었다고 말이다. 문장과 행간 곳곳에서 누군가의 다정한 언어들과 숨소리가 느껴진다. 크던, 작던, 나를 일어서게 하고 나아가게 해주던 마음들, 바쁜 와중에도 내 글을 읽어주던 눈빛들, 생일이면 어김없이 날아드는 메시지들, 따듯한 차 한 잔을 사이에 두고서 나누던 삶의 대화들. 이 모든 것들이 참으로 다행이다. 글을 쓰게 된 후, 알게 되었다. 내 삶의 곳곳에 그런 다행스러운 순간들이 별빛처럼 무수히도 반짝인다는 것을 말이다.
겨울이 있기에 봄은 황홀하게 다가온다. 슬픔이 있기에 기쁨이 있고, 결핍이 있기에 채움이 있다. 사랑이 있기에 두려움은 더 이상 두렵지가 않다. 미소할지라도 곁을 내어주던 흔적들이 있기에 삶은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다행이다. 참으로 다행이다. 누군가의 다행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비루한 글을 쓰며, 볼품없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하나 차리는 것밖에는 없겠지만, 나는 그것보다 더 나은 방법을 여전히 알지 못한다.
어설픈 위로의 말은 차마 하지 않겠다. 그저 힘이 들면, 잠시 다녀가길 바란다. 초라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 하나에 다행스러운 마음 하나 얹어 내어주며 말해주고 싶다.
당신이 있어, 참으로 다행이라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차리다, 당신을 떠올리곤 해. 에필로그. 참으로 다행이다.'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