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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완 Mar 21. 2025

10. 지니

적응되지 않는 설레는 날들이 계속 흘렀다. 카지노 쿠폰 출근을 하고 재헌은 낮에 알아서 자기 일을 보고, 저녁을 차려 놓으면 희주가 퇴근 후 같이 저녁을 먹고 술 한잔을 하는 날들이었다.


같이 장을 보거나 외식을 하는 등 밖에서 돈을 쓸 일이 있으면 카지노 쿠폰 무조건 자기 카드를 내밀고 계산했다. 서울에 있는 동안 재헌은 목수 일을 하지 못했고, 공방만 정리되면 돈이 들어올테니까 지금은 여유로운 희주가 계산하는 게 맞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재헌이 요리도 잘하고 집 청소도 해주고 있었기에 충분히 몫을 해주고 있다고 카지노 쿠폰 생각했다.


“아주 요새 얼굴이 피셨네?”


회사에서 함께 점심을 먹으며 선영이 웃으며 말했다.

맞다. 재헌이 올라온 후 저녁도 잘 먹고 술도 자주 먹어서 얼굴이 아주 동글동글하게 쫙 펴졌으니까. 죄책감에 카지노 쿠폰 점심마다 샐러드를 먹고 있었고, 보울 속 고기와 양상추를 같이 집어 먹으며 선영을 바라봤다.


“살쪘다는 소리지?”

“그것도 맞고. 아주 좋아 죽냐?”

“그 정도는 아니야.”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희주의 얼굴은 웃고 있었다. 선영은 그 표정이 아주 재수없다고 생각하며 같이 샐러드를 집어먹었다. 샐러드이지만 고기 추가에 현미밥도 추가 해서 두 사람의 접시는 꽤나 든든했다.


“밤마다 자꾸 같이 술 먹으니까 살이 안 찔 수가 없어. 아, 진짜 오빠는 술을 너무 많이 먹어. 술만 좀 줄이면 다 좋은데. 근데 또 오빠가 요리를 잘해. 술이랑 어울리는 건 또 기가 막히게 해가지구 이게 안 마실 수가 없다니까. ”

“아주 재수없는 말을 예쁘게도 하는구나.”


포크를 위협적으로 든 채 눈을 홉뜨게 뜨는 선영을 보며 카지노 쿠폰 그제야 입을 닫았다. 선영은 포크를 희주 눈 앞에서 흔들며 노려보다 푹, 고기를 찔러 입에 넣으며 다시 말했다.


“돈은 반반씩 하고 있어? 아님, 생활비 좀 받았어?”

“생활비는 무슨 … 잠깐 있다 가는건데.”

“야, 잠깐은 며칠이 잠깐이지. 한달 다 되어 가지 않아? 너 얘기 들어보면 식비 술비가 만만치 않은 거 같은데.”


선영의 말에 희주의 입이 다물어졌다. 그러고보니 벌써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고 있었고, 한달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선영의 말대로 식비 값이 꽤 많이 나오고 있었고 무엇보다 재헌이 늘 술을 마시니 술값도 만만치 않았다.


“근데 오빠가 언제 내려 갈지도 모르고, 지금은 수입도 없는 사람한테 굳이 돈 받을 이유 있나, 내가 돈을 못 버는 것도 아닌데.”

“상황에 따라 더 버는 사람이 더 내고 하는 것도 나도 맞다고 보는데, 얘기 들어보면 좀 이상해서 그래. 니가 무슨 고시공부하는 남자친구 뒷바라지 하는 것도 아니구."

"뭔 뒷바라지까지... 그런 거 아니야."

"명품 선물만 받고 다니던 천하의 이희주가 참 ... 많이 바꼈다."


선영의 말에 카지노 쿠폰 지나간 전 남자친구들을 떠올렸다. 떠올려 보니 희주의 전 남자친구들은 다 비슷한 느낌이었다. 희주와 비슷한 학교들을 나와서 비슷한 대기업에 다니고, 가끔 명품 선물을 사주었고 좋은 레스토랑에서 데이트를 했던 지난 시간들. 그 시간들 안에 카지노 쿠폰 재헌을 집어넣어 상상해 보았다.


명품 선물을 사주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써는 박재헌이라 ... 왠지 스테이크를 썰다가 접시를 깨버릴 것 같은데, 생각하며 카지노 쿠폰 풋, 하고 웃었다.그런 희주를 보며 선영이 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암튼 내가 봤을 땐 좀 그래. 다 큰 성인이고 멀쩡한 직업 있는 사람이 너네 집에 얹혀서 돈 한푼도 안쓰고 있는게 ... 잠깐이라지만 사소한 데서 사람 알 수 있는 거야. 가까운 사이일 수록 확실하게 해.”

"아아, 알았어, 이제 그만 해. "

[집에 먹을 거 떨어졌다]


이어지는 선영의 잔소리에 희주가 양 손을 흔들며 대답했고, 마침 재헌에게서 메시지가 왔다.집에 먹을 것이 떨어졌다, 이 말은 장을 보러 가야 한다는 말이다. 로맨틱하게 같이 장보러 가자는 뜻은 아니고 희주의 카드가 필요하다는 말이기도 했다. 무뚝뚝하고 자존심이 센 재헌이 카드가 필요하다는 말을 돌려서 하는 것이었다.


재헌은 최근 희주와 함께 있을 때는 아예 계산을 하지 않았다. 물론 처음에는 재헌도 몇 번 계산하려 했지만 점차 횟수가 줄었고, 서울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여유금도 떨어져가는 듯 집 밖으로도 잘 나가지 않고 있었다. 낮에는 뭘 먹고 어떻게 지내고 있는 건지, 도대체 재헌의 상황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건지 카지노 쿠폰 문득 궁금해졌다. 선영이 자신을 걱정해주는 것도 이해하지만 재헌의 메시지를 보며 카지노 쿠폰 오히려 재헌이 더욱 걱정 되었다.


“오빠, 공방은 어떻게 되고 있어?”


희주의 퇴근이 늦어져 오늘은 결국 장을 보지 못했고 근처 순대국 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뜨끈한 뚝배기가 나오고 재헌이 깍두기 국물을 넣고서는 급하게 먹는 것을 보며 희주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안 나간다. 그게 나가야지 돈을 받고 빨리 나누던지 할텐데. 나가질 않네.”

“좀 보러는 온대?”

“보러는 꽤 오는 거 같던데, 동네가 후져서 그런가.”

"그 동생이라는 사람이 또 이상한 거 하는 거 아냐? 믿을 수 있는 사람이야?"

"그 형도 원래 그런 사람 아니었어. 그냥 돈 때문에 사람이 잠깐 변해서 ... "

"그러다 뒤통수 맞았다며. 동생도 같이 편먹고 뭐 했을지도 모르잖아. 몇 주째 아무것도 안하고 이렇게 놀기만..."

"..."


카지노 쿠폰 순간 나온 말에 자신이 실수 했다는 것을 느꼈다. 젓가락을 움직이던 재헌의 손가락이 멈추었고,그 모습에 카지노 쿠폰 아차 싶어 소주 한 병을 시켰고, 받자마자 소주 병을 따고 재헌에게 따라주었다.


“아니, 오빠가 신경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진척은 안되는 것 같고 그러니까 나도 걱정돼서 그랬지. 오빠 서울에 있는 시간 길어지면 제주 집이나 일도 걱정이고 또 돈도...”

“내가 무식하긴 해도 같은 수법에 또 당하는 멍청이는 아니다. 이번주까지 안 나가면 가격 좀 더 내려서라도 내고 같이 처리하기로 했다. 오래 안 있을거니까 걱정 마.”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구…”


굳어버린 재헌의 얼굴을 보며 카지노 쿠폰 말실수 한 자신을 후회했다. 조금 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어야 하는데,하지만 이미 재헌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렸고두사람은 거의 대화 없이 순대국과 소주를 먹었다.집에 들어와서도 재헌은 희주에게 별 말 없이 TV를 보며 핸드폰을 만지작 거렸다. 평소에는 핸드폰을 거의 보지 않고, 어디에 두는 지도 잘 모르는 사람인데, 저녁의 일로 많이 삐졌나보다 생각하며 카지노 쿠폰 슬쩍 재헌의 옆에 앉았다. 재헌은 희주가 다가오자 핸드폰을 옆으로 내려놓았고 카지노 쿠폰 재헌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오빠, 나 짜글이 먹고 싶은데.”

“… 짜글이?”

“그 때 공방 보고 와서 오빠가 해준 감자 짜글이. 그거 지이이이이인짜 맛있었는데.”


희주가 재헌의 팔짱을 끼며 어깨에 고개를 파묻으며 말했다. 아무 말 없이 핸드폰을 하던 재헌은 그제야 핸드폰을 내려놓고 희주를 바라봤다.


“내일 그거 해주면 안되나아?”

“냉장고가 텅 비었는데 뭘로. 내일 몇 시에 올 건데?”


희주의 애교 섞인 목소리에 재헌도 풀어진 듯 희주의 어깨에 손을 두르며 말했다. 카지노 쿠폰 웃으며 재헌의 품으로 더 파고들었다.


“내일 일찍 퇴근할게. 6시 땡하고 바로 달려오면 6시 반일걸?”

“알았다.”


희주가 계속 재헌의 품에 파고들자 결국 재헌도 희주를 안으며 웃었다. 두 사람의 입술이 겹쳐지고 재헌의 손이 희주의 옷 속으로 파고들었다. 희주가 재헌의 목을 껴안자 재헌이 희주를 안아 침대 위로 올라갔고 두 사람의 몸이 포개졌다.


“하아, 겨울에 왠 비야.”


알람 소리에 깬 희주가 창 밖을 열자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어두컴컴한 게 출근하기 딱 싫은 날씨였다. 카지노 쿠폰 재헌이 깰까 조심하며 침대에서 내려와 씻고 출근 준비를 마쳤다. 한번 잠이 들면 그 어떤 소음에도 일어나지 않는 재헌이라 특별히 조심할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늘 카지노 쿠폰 그가 깨지 않을까 최대한 조심하며 준비를 했다. 그리고 카지노 쿠폰 지갑에서 카드 하나를 꺼내 재헌의 핸드폰 옆에 두었다.


투두두둑. 빗소리가 점점 거세졌다.

카드를 내려놓고 나가려던 카지노 쿠폰 문득 다시 카드 옆 재헌의 핸드폰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마치 오늘 날씨가 그 날 같아서 일까, 카지노 쿠폰 갑자기 저 핸드폰을 열고 메시지함을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누구랑 그렇게 카톡을 한 거지?'


어제 밤 평소와 달리 핸드폰을 오래 붙잡고 있던 재헌의 모습과 희주가 다가가자 핸드폰을 옆으로 내려놓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여자의 촉이라는 건지, 카지노 쿠폰 걷잡을 수 없이 저 핸드폰을 확인하고 싶어졌다.


투두두둑 쏟아지는 빗소리에 맞춰 카지노 쿠폰 재헌의 핸드폰을 들었다. 재헌의 핸드폰은 꽤나 오래된 기종이라 잠금화면도 설정되지 않는 핸드폰이었다. 화면을 누르고 손가락으로 슬라이드를 하자 바로 핸드폰 화면이 열렸다. 노란색의 톡 아이콘을 누르는 희주의 손가락 끝이 바들바들 떨렸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던 이름 [지니]가 가장 맨 윗 화면에 떠있었고, 희주의 머릿 속에는 '설마, 제발, 내가 왜' 처럼누구를 향하는 지 모를 단어들이 시끄럽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카지노 쿠폰 조용히 심호흡을 한번 하고서 [지니]와의 대화창을 클릭했다.


[지니 : 진짜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보고싶어]

[지니 : 오빠랑 같이 제주도 내려가야지]

[지니 : 일단 내가 홍대로 갈게, 만나서 얘기해]


그 때 재헌이 몸을 비틀며 침대에서 움직였다. 카지노 쿠폰 재빠르게 핸드폰을 내려놓고서 우산을 챙긴 채 후다닥 집 밖으로 나왔다. 심장이 이러다 튀어나오진 않을까 싶을 정도로 빠르게 뛰고 있었다. 어떤 정신으로 회사까지 왔는지도 모를 카지노 쿠폰 도착하자마자 그저 멍한 채로 사무실 의자에 앉았다. 이상함을 느낀 선영이 다가와 커피를 내밀때까지 카지노 쿠폰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빈 모니터만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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