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내 것 네 것의
구분이 없다
그냥 태양이 내리는 곳으로
어린아이처럼
기어코 담장을 넘었다
끝끝내 손을 뻗어 햇빛을 움켜쥔다.
나의 것이기를
온전히내 것이기를 바라는 마음
담장 안에 너를 가두고 싶다.
난 가차 없이
앙상한 뼈마디에
톱질을 하고
나무를 흔들어 댄다.
마지막, 아쉬움으로
나무는
엉거주춤
매달려보지만
나는 참 냉혈하기만 해
나무는
후두득
야릇한 단말마를 내지르고
땅으로 떨어지는 수많은 팔들을
나는 모른 척했다.
자라지 않기를
떠나지 않기를
이기적인
사랑이라고 우겨볼까
나무는 빈 몽뚱이 하나로
바람에 끄덕거렸다
사랑은 소유일 수도 있겠지
나는 속으로 조용히 이야기했다.
나무는 알았다고
묵묵히 내 곁에 서있다.
잘라내고 우기고
잘라내어도 버티는
사랑이란 게
그렇게 불러도 되는 것인지
나는
또
누구에게
톱날을
드러내며
마음을
잘라내지 않았을까
무섭고 두려워졌다.
나무 같은
사람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