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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쇄살충마 Apr 12. 2025

MKT 93] 고객 제2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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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많이 인용이 되는 경영학 사례 중에 미국의 저가 항공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있습니다. 진상 고객들에게 많이 시달리는 1차의료기관에서 배워야 할 것은 여기서는 고객이 2등 직원이 1등이라는 생각을 주로 보여주는 여러 사례들이 있습니다. 아주 좋은 사례라고 생각해서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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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왕이다“가 보편화된 세상에 어찌된 영문인지 공공연하게 ”종업원이 왕이다” 라는 항공사가 있다. 그러면서도 고객만족도는 어느 항공사보다 높다. 오렌지와 빨강 등 다채로운 색깔의 기체. 돌고래 그림이 그려진 여객기로 미국 서해안을 누비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의 선두주자사우스웨스트항공(WN, Southwest Airlines)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항공사는 홈페이지에 경영이념과 함께‘종업원들에게’라는 두 종류의 메시지를 올려놓고 있다.


‘경영이념’에서는 “따뜻한 마음가짐, 친숙함, 개개인의 긍지, 그리고 회사정신을 중시하며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종업원들에게’에서 “회사는 종업원들에게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평등하게 보장하고 안정된 노동환경을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창조성과 혁신성을 장려한다. 또한 무엇보다도 회사는 종업원을 관심을 갖고 존경하고 배려함과 동시에 종업원들도 이와 같은 태도로 모든 고객에 대해 접할 것을 기대한다.”


그래서 이를 가리켜 “고객제2주의, 종업원제1주의”라고 부른다.


”손님이 아닌 종업원이 왕”이라고 해서 고객을 아무렇게나 생각한다는 뜻은 아니다. “종업원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종업원 스스로가 고객에 최고의 만족을 제공한다”는‘콜럼부스의 달걀’적인 논리로 불확실요소가 존재하는 고객보다 발전의 원동력으로써 종업원을 우선한다는 것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1973년 보잉737 3기를 갖고 텍사스州 댈러스·러브필드공항(DAL, Love Field)을 거점으로 댈러스, 휴스턴, 센·안토니오 등 근거리노선 운항으로 출발했다. 당시 대형항공사들이“허브·앤드·스포크”(Hub & Spork)라 불리는 거점 네트워크를 이용해 독점을 누리던 때에 연방정부규제로 장거리 노선권을 얻지 못해 지방공항을 잇는 “포인트·투·포인트(Point to Point)”형 방식으로 항공시장에 뛰어 들었다.


1974년 초 댈러스·포트워스국제공항(DFW, Dallas/Fort Worth International Airport) 개항에 맞추어 신공항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조치로 舊 공항 러브필드공항(DAL)에 대한 규제가 가해졌다. 즉 러브필드공항으로부터 인접한 州를 거쳐 다른 주로 가는 이원노선을 운항할 수 없다는 법률이 생긴 것이다. 하는 수없이 기업전략을 비행시간 1시간정도의 니치마켓(Niche Market=틈새시장)’으로 돌려서 대형 허브공항이 아닌 중소규모공항을 거점으로 삼아 지방노선 위주로 사세를 조금씩 늘려나갔다.


기회는 1978년 카터정부 때 왔다. 바로 항공규제완화정책이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이 기회를 놓칠세라 ‘항공운임과 서비스를 함께 줄인’ 판매정책을 도입해 과감하게 치고 나가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당시 세계최대를 자랑하던 팬암(Pan American)의 몰락과 동시 타임이었다. 이후 호‧불경기 가릴 것 없이 줄곧 성장을 거듭했다. 9.11 이후, 다른 항공사들은 일제히 대량의 레이오프를 단행했지만 사우스웨스트 만큼은 단 1명도 줄이지 않았다. 노선도 항공편도 그대로 유지했다. 대신 이를 철저한 비용절감책을 통해 극복해나갔다. 그래서 창업한 이래 여태껏 흑자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이 항공사의 파워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라는 것이 매스컴은 물론이거니와 여러 경제연구소와 대학교수들의 최대의 연구대상으로 떠올랐다.


좌석을 지정하지 않는다. 퍼스트클래스가 없다. 기내서비스는 간단한 음료와 땅콩 뿐이다. 항공권이 없다. 탑승편 변경수수료가 없다. 타 항공사와 환승을 위한 시간조정을 하지 않는다. 항공사간 수하물 전송도 해주지 않는다. VIP 라운지가 없다. 제복이 없다. 청소원이 없다 등등 다른 항공사에 비해 없는 게 너무 많다. 그래서 처음 이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은 매우 망설인다는 말이 들릴 정도다. 항공기에는 카트도 없다. 승무원들은 항공사로고가 들어간 폴로셔츠를 입는다. 여름철은 큐롯스커트나 팬티 비슷한 스니커즈(sneakers) 모습으로 활동적이다. 이들은 목적지에 도착해서 다음 행선지를 향해 출발할 때까지 기내를 청소한다.


보유기종은 보잉737시리즈(-300 172대, -500 25대, -700 340대)로 통일시켰다. 그래서 종업원은 B737만 이해하면 회사의 모든 항공기를 이해할 수 있게 돼 교육훈련, 정비, 운항, 승무원관리, 예약발권 등 모든 분야에서 경비를 줄이고 있다. B737기의 앞뒤 좌석간 거리는 84cm로 다른 항공사(81cm) 보다 오히려 넓다.

항공기는 “지상에 있을 때는 경비를 낳고, 비행하고 있을 때는 이익을 낳는다.” 그래서 지상에 머무는 시간을 최대한 줄인다. 이 때문에 항공기가 도착하면 흡사 F1레이스에서 피트인(Pit in) 할 때처럼 정비사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단숨에 작업을 끝낸다. 대형공항은 항공기가 도착해서 다음 목적지로 출발할 때까지 평균 45분 걸리는데 대해 사우스웨스트항공이 뜨는 중소공항은 20분~25분으로 절반수준이다. 9‧11테러 이전에는 어떨 때는 10분 만에 돌려보내기도 했지만 FAA(연방항공청) 지시에 따라 늘렸다. 결과, 1대당 1일 평균 11시간 반 가동시켜 7회 운항시킨다. 그야말로 뺑뺑이 스케줄이다. 공항이용료가 너무 올라 비즈니스 모델에 맞지 않는다싶으면 그 노선을 과감하게 접는다. 항공유 구매방식도 철저히 헤징(위험분산)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샌디에이고의 수족관 ‘씨월드’ PR용으로 기체 전체에 돌고래를 그린 애칭 ‘씨암(Siam)’을 3기 운항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도 수익을 얻는다. 또 지역사회와의 밀착을 위해 텍사스·네바다·캘리포니아·애리조나·메릴랜드·뉴멕시코 등 각州의 주기(州旗)나 이미지를 그려 넣기도 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에 탑승하면 조종사가 비행시간 내내 관광안내를 해주거나, 중간 중간 풋볼이나 야구중계를 해주기도 한다. 승객 중에 생일을 맞은 사람이 있으면, 승객승무원 전원이“Happy Birthday!”노래를 합창한다. 착륙시간이 다가오면 사가(社歌)를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사우스웨스트 기내는 항상 유머와 웃음이 넘친다.


“귀항공사 직원이 너무 신이 나서 떠들고 농담이 지나치다”는 컴플레인 편지가 본사에 오면 “이것이 경영방침입니다“라고 회신하고 종업원을 모욕하는 고객에 대하여는 “더 이상 우리 항공사를 이용하지 않으셔도 괜찮으니 다음부터는 다른 항공사를 이용해 주십시오”라고 정중히 거절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받아 마땅한 클레임에 대해서는 정중하고 신속하게 처리하지만 트집으로밖에 들리지 않는 내용에 대해 ‘사과’를 하게 되면 직원들의 사기가 죽어서 모티베이션이 떨어질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옳은 것은 옳고, 옳다면 회사는 자신들을 지켜 준다”라는 믿음을 종업원으로하여금 피부로 느끼게 만든다. 인터넷상 예약시스템도 자사제품만 올려놓고 다른 온라인예약시스템과는 제휴를 맺지 않고 있다. “우리항공사는 저렴하다. 호텔이나 렌트카 패키지도 있다. 모든 것이 싸다는 것을 소비자들은 알고 있다. 다른 곳과 제휴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CEO 켈리(Gary C. Kelly)는 이렇게 말한다.


이 항공사의 인건비 비중은 41%로 LCC이면서 종업원의 급여 수준이 매우 높다. 대신 인건비 이외의 경비는 매정할 정도로 철저히 줄여나간다. 우리나라 LCC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급여수준에 큰 차이가 나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종업원들은 전원이 주주이기도 하다. 이 항공사에 입사희망자는 연간 15만 명으로 그중 객실승무원 900명 등 모두 4000명 정도만 채용된다. 조종사를 비롯해서 모든 직원을 뽑을 때 유머감각을 첫째로 친다. 타 항공사에 비해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이직률이 5% 이하로 대단히 낮다. 그 이유는 ‘종업원들에게’에서 천명됐듯이 회사로부터의 인간적인 신뢰와 동기부여 때문이다. 이 항공사는 ‘사랑’을 전면에 내걸고 있으며 공식 사이트에서도 “LUV(=Love) is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고 있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의 코드도 LUV다.


이 항공사 기장들은 세계에서 가장 유머감각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다.


실제로 있었던 기내방송 한 토막

“플로리다‧탬파행 245편에 탑승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좌석벨트를 착용하실 때 금속으로 된 잠금쇠 부분을 버클에 넣고 벨트를 끌어당겨 고정시켜주세요. 다른 좌석벨트와 모양이 똑 같습니다. 조작방법을 모르는 분은 보호자 없이는 공공장소에 가시지 않는 게 좋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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